외국인 학교의 부정입학 문제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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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솔(zzgksthf)등록 2012.11.25 21:30
최근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의 외국인학교 부정입학문제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자녀가 외국인학교에 입학할 자격이 없는데도 편법을 사용하여 자녀를 학교에 입학시켜 도덕적인 질타를 받고있다. 부정입학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연스레 그 동안 외국인학교의 운영상의 문제점도 드러나게 되었다. 입학과정에서의 자격 충족요건 확인절차의 미흡, 기준치보다 높은 내국인 학생 비율로 본래의 설립 목적이 퇴색된 점과 고액의 학비로 '귀족학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내용을 접하면서 '이들은 왜 무리한 방법을 써서라도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려고 하는가?', '과연 우리사회에서 교육 서비스가 균등하게 제공되고 있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러한 의문에 답을 얻기 위하여 외국인 부정입학문제의 실태를 살펴보고 한국의 교육문제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부정입학의 수법
내국인의 경유 외국인 학교에 입학하려면 3년 이상 해외에 거주해야 한다는 자격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부정입학의 경우 해외 거주 경험이 없거나 3년이라는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브로커를 이용해서 해외거주경험을 증명하는 입학서류를 위조하는 방법을 택한다. 학교에서는 외국 시민권 혹은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여권, 외국 영주권자 혹은 해외교포 자녀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요구 하는데 이는 외국인 학교 입학에 필요한 외국 국적이나 외국 거주 요건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학부모들은 5,000만원~1억 원의 거액을 주고 온두라스, 니카라과, 시에라리온 등 중남미나 아프리카 국가의 여권과 시민권 증서를 허위발급 받아 입학서류로 제출했다.

부정입학 문제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문제는 상류층으로써 사회의 부와 명예를 누리는 동시에 모범이 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부적절한 수단을 동원하는 상류층의 도덕적 해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외국인 학교는 수업료만 연간 1,500만원에서 2000만원가량 요구된다. 수업료 이외에 교통비, 식사비, 등록금, 책 보증금, 각종 시험료등은 400~500만원 상당의 추가비용을 요구한다. 결국 외국인 학교라는 교육 서비스는 어느 정도 경제적 충당이 가능한 경제력을 가진 특정한 집단에게만 유효하다. 외국인 학교는 고액의 학비를 지출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진 계층에게만 선택적으로 소비되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결국 계층에 다라 누리는 교육서비스에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상류층의 도덕적해이, 교육의 양극화와 같은 문제와 더불어 실제 교육의 혜택을 누리는 외국인학교 재학생의 문화인식에도 문제가 있다. 이들은 외국인 학교가 한국 학교에 비해 미래의 직업전망에 있어서 보다 유효한 교육자본을 제공한다고 여긴다. 외국인 학교에서 제공하는 미국의 중등교육과 체화된 영어사용능력이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글로벌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오직 영어 사용권 체제 속으로 편입되는 방향으로만 설계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글로벌리즘이 미국과 서구중심으로 해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정입학의 원인
1.학벌주의
현대 사회는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업적주의 사회, 지식과 능률이 중시되는 전문가 사회이다. 그러므로 현대사회에서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단지 한 개인의 지적 능력의 심화로서만이 아니라 더 큰 사회로 진출하기 위한 제도적인 자격을 획득하는 과정을 의미하게 되었고, 그로인한 사람들 강의 치열한 생존경쟁으로서의 학력경쟁은 불가피해졌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학력은 권력, 명예, 재산의 획득을 통한 지위 상승의 기회를 가져다주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교육경쟁은 곧 사회에 나아가서 조금 더 놀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사회적 경쟁과 연결되는 것이다. 학력은 경제적 수입, 직업, 지위 등을 가져오는 주된 원천이 되기 때문에 고등 교육의 급속한 성장에는 더 나은 사회적 직업적 지위를 획득하려는 사회 집단 간의 지윈 경쟁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2.학부모의 비정상적인 교육열
한국사회에서 교육열은 지적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내적 동가에서 출발하였다기보다는 제도교육을 받았다는 증표를 확보하고 상대적 격차를 벌리기 위해 기울인 노력의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국인의 높은 교육열은 우선 사회전반에 만연해 있는 학력주의 관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위와 같이 학력은 직업지위와 관련되기 때문에 높은 학력은 출세와 연결된다. 경제가 성장하고 사회가 발전됨ㅇ 따라 교육을 통한 출세사례가 늘어나고 그 의미가 확장되면서 교육의 보상효과가 더욱 커졌다.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의 출세를 위해 투자하고 그에 따른 보상효과를 노린다.
외국어 학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외국어 구사능력이라는 문화적 자본이다. 모국어이외에 구사할 수 있는 다른 외국어가 있다는 것은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하나의 무기가 된다, 이 역시 한국사회에서 출세를 위한 중요한 문화적 자본으로서 교육열을 부추기는데 중요한 영gi을 미쳤다.

3.정부의 정책적 문제
부정입학에는 정부 정책도 한 몫하고 있다. 외국어학교 설립에 있어서 순수하게 교육적 자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 기업과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편의시설의 하나로 외국인학교가 거론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외국인 학교를 외국의 투자유치를 위한 부수적인 요소로 인식하다 보니 내놓은 정책에는 교육적 고민이 매우 부족하다.
한편 외국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표면적 명분과는 다르게 내국인 입학제한 완화, 내국인 법인에 설립권 부여, 상급하교 진학시 학력인정과 같은 내국인에 관한 사항이 눈에 많이 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실제의도는 외국의 투자유치를 위한 특별조치가 아니라 외국인학교의 내국인 개방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 학교의 내국인 개방에 대한 반대여론도 있지만 부정입학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녀의 출세를 바라는 부모와 외국인 학교를 통해 교육사업을 확장시키려는 집단은 개방을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이나 정책적으로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있어 정부 스스로가 외국인 학교의 부정입학을 조장하는 데에 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공식적인 루트를 벗어나 비합법적인 방식으로 외국인 학교에 입학시키려는 일부 지도층 인사들의 행동은 의무교육을 통해서 계층, 부, 지위와는 상관없이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국가 교육 시스템을 흔드는 것이다. 공교육이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위와 같은 편법이 등장하지 않을 듯하다. 우리의 공교육이 어서 제자리를 회복하고 교육 주체 모두의 인정을 받는 것이 외국인 학교 부정입학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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