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는 라오스 소수종족의 전통재래시장 방문기

작지만 활기차고, 아름다운 라오스의 그 곳.

검토 완료

김종찬(heydayz)등록 2012.11.28 17:59
  2009년 12월 나는 라오스로 '환경과 빈곤을 위한 워크숍'을 다녀왔다. 라오스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왔지만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라오스의 새벽재래시장이다.라오스로 출발하기 전 많은 블로그들을 통해 새벽재래시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이며, 상업과 자본, 개발 등과 거리가 먼 이곳 사람들에게 재래시장이 아주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새벽재래시장을 한번 꼭 방문하고 싶었다. 

라오스 도착 후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6시에 열리는 소수종족의 새벽시장으로 향했다. 라오스의 새벽시장의 특징은 새벽4시쯤 소수종족들이 산에서 마을에서 내려와 공터로 모여 시장을 시작하는 것이었기에 아침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가이드분이 말씀해주셨다. 도착하자마자 한국에서 보던 광경과는 너무 달라 크게 놀랐다. 우리나라의 재래시장은 어떠한 한 공간에서 질서있게 물품을 진열해놓고 파는 반면에 라오스의 새벽시장은 텅빈 공터에서 많은 사람들이 뒤엉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라오스의 전통의상
                           

라오스의 전통의상 전통의상 ⓒ 김종찬


전통의상 옷감 전통의상 옷감 ⓒ 김종찬


새벽시장 전통의상 새벽시장 전통의상 ⓒ 김종찬


새벽시장에서는 갖가지 옷을 팔고 있었다. 라오스의 전통의상을 비롯해 전통 옷감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라오스의 전통 옷감을 실제로 봤을 때 굉장히 이쁘고 무늬나 곡선들도 촘촘했다. 기계로 정교하게 찍어내는 옷감들과는 비교할 수 없었지만 이 곳 라오스의 전통의상과 옷감을 살만한 가치가 충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곳에 있는 전통시장 외 다른 옷들을 살펴보니 옷 위에 자수가 놓아져 있었는데 이 자수에는 현대중공업, 청량리마을회관 이라고 적혀져있었다. 가이드분이 말씀하시길, 이 곳 사람들은 기본적인 티셔츠재질을 찍어낼 만한 공장이 없어 주로 해외에서 버려진 옷들이 이곳으로 넘어와 라오스 사람들에게 팔린다고 하셨다.

새벽시장의 먹을거리
                           

새벽시장의 닭고기, 돼지고기 새벽시장의 닭고기, 돼지고기 ⓒ 김종찬


이곳 새벽시장에서는 돼지고기 닭고기도 판매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원하는 부위를 팔기도 하고 살아있는 닭, 꿩 등도 판매하고 있었다. 또한 염소나 닭을 살아있는 채로 가져와 돈을 받는 즉시 넘기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광경이었다.

라오스의 새벽시장 라오스의 닭꼬치 ⓒ 김종찬


가이드 분이 무조건 이건 먹어봐야 된다고 해서 우리를 끌고간 것은 바로 꼬치구이 집이였다. 우리나라의 닭꼬치는 냉동되어있다가 구워 양념을 바른 채로 파는 것인데 라오스의 꼬치는 달랐다. 닭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육류를 팔기 바로 전날 잘라내어 많은 양념이 아닌 라오스 특유의 양념 한가지를 발라 파는 것이었다. 사실 먹기전에 냄새가 너무 역해 먹을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먹어보니 우리나라와는 달랐던 양념이 아닌 고기자체의 맛이 잘 느껴져 이게 바로 라오스식 꼬치구나~라는 생각에 매우 재밌었다.

새벽시장의 물품 소수종족이 직접 채취하고 재배한 것들 ⓒ 김종찬


소수 종족 새벽시장의 물건들은 소수종족들이 모두 산에서, 정글에서 직접 채취하거나 재배한 것들이었다. 위의 것들은 라오스에서 끓이는 수프에 들어갈 야채라고 했다. 우리도 스프를 끓여먹기위해 이 채소를 구입했었다. 인상깊었던 점은 새벽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은 관광객들에게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셨다는 것이다. 특히 이분은 외국인들에게 낯선 감정없이 친절하게 웃으면서 먹어보라고 하시고, 다른 물품들도 많이 추천해주셨다. 흥정을 하면 흥정대로 전부다 깎아주시고, 더 얹혀서 주시는 모습은 우리를 비롯해 다른 관광객들을 훈훈하게, 웃음짓게 만들었다.

라오스의 바나나 잊을 수 없는 맛 ⓒ 김종찬


이 곳에서 가장 잊을 수 없었던 것이 바로 바나나였다. 여기 바나나로 먹은 이후로는 한국에 있는 바나나가 도대체 무슨 맛이지 할 정도로 새벽시장의 바나나의 맛은 환상적이었다. 처음 베어먹자 말자 달다라는 느낌이 들고 두번째로는 쫄깃쫄깃 하면서, 씹으면 씹을 수록 단 맛이 계속해서 느껴졌다. 우리나라로 오는 바나나는 수출을 해야하기 때문에 익지 않았을 때 따서 맛이 별로 없는데, 이곳에서 먹은 바나나는 가장 잘 익었을 때 따기 때문에 맛도 좋았다. 색깔도 정말 예쁜 개나리색이였다.

라오스의 새벽시장 아이들도 나와서 물건을 판매했다. ⓒ 김종찬


라오스의 새벽시장 어머니를 따라 나온 아이 ⓒ 김종찬


라오스의 새벽시장 물품을 판매하는 아이 ⓒ 김종찬


라오스 시장에는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풀건을 팔고 있었다. 부모님을 따라 나와서 여러가지 소일거리를 돕거나 물건을 파는 아이들, 그 중에는 초등생,중고등생,대학생까지 매우 다양했다. 자신의 학비를 벌기위해 법공부를 하다 말고 아침마다 와서 물건을 판다는 여대생을 만났는데, 괜스레 마음이 너무 찡했었다.

라오스의 새벽시장 사탕나무에 찹살밥을 넣어 쪄낸 음식 ⓒ 김종찬


라오스의 새벽시장 사탕나무에 찹쌀밥을 넣어 쪄낸 것 ⓒ 김종찬


이 음식은 사탕나무에 찹쌀밥을 넣어서 달콤하게 쪄낸 것이라고 했다. 위 사진처럼 컵질을 벗겨내서 까먹는 것인데 밥이 달콤하니 너무 맛있었다. 사실 새벽시장 외에도 다른 길거리에서도 라오스에는 흔히 사탕수수를 이용해서 떡과같은 음식들이 많이 판매되는데 이런 음식들로 미루어 보아 굉장히 단것을 좋아하는 라오스 사람들의 특성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방문했던 마을은 비교적 라오스의 다른 마을보다 소수종족들이 많이 살고있는 지역이었다. 그래서 다른지역의 재래시장과는 달리 전통복장을 입고있던 몽족과 같은 주민들이 산속에서 내려와 자신들이 직접 재배한 과일과 야채, 육류 등을 손수 판매하는 것이었다. 평소에 라오스에서 잘 보기 힘들다는 소수종족들의 음식과 의상, 그리고 그들의 언어는 매우 신기할 뿐더러 매우 인상깊었다.

 소수종족, 그들의 삶의 냄새가 짙게 배겨있는 재래시장 

우리나라의 전통시장이 많이 사라져가고 대형마트들이 들어오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 비추어 볼때, 라오스의 이러한 전통시장은 매우 부럽기도 했다. 정감있는 파는 사람들과, 웃으며 돈을 건내는 소비자의 모습은 외부인인 나까지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오로지 더 싸게 더 싼물건만 외치며 대형마트에서 대화없이 물건을 고르는 것보다는 직접 자신이 재배한 물건을 자부심을 가지고 새벽에 판매하며 웃으며 가격을 깎아주는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라오스는 아직까지 세계화의 때가 묻지 않은 지역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깨끗한, 아름다운, 즐거운 그곳을 방문했던 기억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특히 새벽시장의 그 맑은 공기와 사람들의 미소는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누가 나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여행이 무엇이었냐 물으면 라오스라 대답하고, 가장 인상깊었던 때가 언제냐 물으면 바나나를 팔던 여대생과의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미소지으며 바나나를 건내받았던 그때라고 대답할 것이다. 라오스의 새벽시장은 가히 최고로 아름답다. 살아가면서 한번은 꼭 방문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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