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김진우, ‘전설’이 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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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예리(lobreyt)등록 2012.11.30 09:58
기아 타이거즈의 투수 김진우에게 올해는 특별할 수밖에 없는 해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4년간의 방황을 끝내고 기아 타이거즈의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해 선발투수들의 성공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10승과 3점 아래의 방어율을 기록했고, WBC 예비엔트리에도 포함되면서 10여년 만에 국가대표가 될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사실 프로야구와 김진우를 잘 알지 못한 사람이라면 단순히 잘 던지는 투수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긴 방황의 터널을 지나 혹독한 훈련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고, 노력이 천재를 얼마나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192센치, 90키로가 넘는 육중한 체구와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150km가 넘는 강속구와 뛰어난 변화구 구사능력을 보유한 천재였다. 해태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한국 최고의 투수 중 하나인 선동열과 비교되며 제2의 선동열로 불리며 많은 주목을 받았고, 당시 최고의 계약금인 7억에 기아와 계약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또한 데뷔 첫해부터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12승을 올림으로써 기아 타이거즈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하지만 그를 위해 평생 뒷바라지를 하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는 방황의 터널에 들어가게 되었다. 무단으로 팀을 이탈하고, 폭행사건과 음주사고에 휩쓸리게 되면서 구단과 갈등을 빚었고, 연락두절과 무단이탈이 반복되자 기아 타이거즈는 2007년 그를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하게 된다. 프로야구에서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하게 되면, 다른 야구팀에서 뛸 수 없고, 구단이 풀어주지 않으면 국내에선 프로야구선수생활을 할 수 없는 강력한 조치로 당시 야구계에선 천재를 잃었다는 아쉬움과 프로선수로서 용납되지 않는 행동을 반복하는 그를 용서해선 안된다는 의견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이렇게 임의탈퇴 선수가 된 후에도 몇 년을 더 방황하던 그는 긴 방황의 터널을 지나 복귀를 위해 노력했고, 2011년 시즌이 종료되기 전에 구단과 동료선수들의 조건부 허락 하에 다시 몸을 만들게 된다. 주위사람, 특히 그의 연인과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엄청난 훈련을 통해 재기를 도모하게 되었고, 2012년에 완벽하게 부활할 수 있었다. 세월이 많이 지나 어느덧 그는 29살의 투수가 되었고, 야구에 대한 더욱 진지해진 열정과 마음가짐을 통해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타고난 재능으로 보면 한국 야구계에서 맞수를 찾기 쉽지 않은 그였지만, 방황을 통해 많은 시간을 허비했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가 그의 야구 인생에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해마다 많은 투수가 도전하지만 선발투수로서 10승은 결코 쉽게 이룰 수 있는 결과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황을 끝내자마자 10승을 기록한 그를 진정한 천재라고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방황과 좌절을 딛고 천재성보다 위대한 피나는 노력을 통해 재기할 수 있었다. 다시 기회를 준 기아 타이거즈를 위해 어떤 보직에서든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그의 각오를 보며 내년엔 또 어떤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인지, 예전의 기량을 모두 회복해 선동열 같은 한국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다가올 2013년 시즌을 기다리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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