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 학부의 최고인기학과 변천사

1980년도에 서울대학교 최고점수학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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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철(luckeey)등록 2012.12.13 16:00
고등학교3학년 담임을 거의 30년동안 하신 아버지. 가끔은 1,2 학년으로 내려오시곤 하셨지만 그것도 1년뿐이고, 다음해엔 또 어김없이 고등학교3학년만 지도하셨습니다. 특이한 점은 학생들을 주말에도 우리집으로 여러명을 불러들여서 공부를 가르치셨습니다. 그렇게 제 책상에서 공부했던 학생들은 대부분 농촌에서 올라와 힘들게 공부하지만 공부를 잘할려고,또는 잘 한 형들이 대부분이었던거 같습니다.

어떤해(1982?)에는 아버님반에서 무려 12명의 학생이 서울대학교를 들어간적도 있었습니다. 전라도 광주에서 그당시도 참 대단한 일이었죠. 아버님의 회초리와 학생들에게 무척 엄하셨지만, 그 당시만 해도 학교에서 10시까지하던 자율(타율?)학습시간에 라면 몇박스를 가지고 와서 교무실서 끓여서 몇명씩 불러가지고 먹게하시면서 학생들을 독려하셨습니다. 제 생각에 늦은시간에 선생님이 끓여 주신 라면은 정말 맜있었을거 같습니다. 아버님학교에서 시험이라도 치뤄지면 저와 제 동생은 주판을 놓고 총점과 평균을 냈던 기억이 납니다. 둘이 맞지 않으면 아버님의 불호령 "정신 안차리냐!" 긴장하면서 주판을 튕겼던거 같습니다. 채점도 하고... 아무튼 전 싫었습니다. '학교서 일좀하시지.'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8년이 넘었지만 학력고사(요즘으로치면 수능)점수별 대학컷트라인이 그려진 커다란 종이에 30센티 자를 들고 학생들과 상담하시던 아버님이 생각납니다. 이과(이공계)기준 입니다. 시대별로 최고의 학과를 꼽자면 1980년도쯤는 놀랍게도 물리학과 였습니다. 1990년대쯤에는 전자공학과 2000년이후는 의대 입니다.

요즘은 경찰대학교나 의대가 최고로 높은 축을 유지하네요. 전교1등이던 조카가 서울대를 합격하고도 경찰대학교에 진학하는걸 보면 마음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경찰대학이 좋지않다는게 아니라 실력있는 사람들이 순수과학이라는 학문의 최전방에 배치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순수과학->응용과학->공무원이나 의대처럼 미래가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학과 들로 고등학교3학년들의 선택이 달라지는걸 보면 결코 세상이 발전했다지만 사람들은 1980년대보다 발전하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의 판단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어른들의 판단으로 고등학교 3학년들은 대부분 진로를 정합니다. 우리나라 인재들이 좀더 도전적인 순수학문에 매진하여 일반적인 원리·원칙·법칙을 발견하는 과학자가 우리나라에서 과연 나올날이 있을까요? 1980년대가 힘들었다고 하지만 젊은이들과 학부모들은 그당시에 물리학과를 최고의 학과로 여겼고, 최소한 자신의 꿈이 아인슈타인이나, 한국이 낞은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이휘소박사님과 같은사람이 되길 희망했던거 같습니다.

요즘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꿈은 작아지고, 생존에 만족하는 그러한 삶을 받아들이는 삶이 점점더 많아지는거 같습니다. 우리도 과연 생존을 위한 삶이 아닌, 자신만의 철학으로 문화를 만들고 글을써서 그것을 후세에 남기고 아이들은 부모의 삶을 이해하고 완전해보이는 부모님의 철학과 삶을 뛰어넘는 불완전하지만 더 발전적이고 모험적인꿈을 가지고 이 세상을 개척해갈 수 있을까요

그때의 그 사람들이 다시 보고 싶고 그당시의 그 형들하고 다시금 개똥철학이라고 다시금 논하고 싶을네요 하지만 그형들도 많이 변해있을거 같습니다. 그 형들 나이대에 직장인들과 같이 일해보면 통키타를 들고 칸트를 노래하던 사람이 아닌 다른 세대의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어차피 이 세상은 그들과 내가 일조해서 만든 세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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