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토론의 문제점, 그 해결방안은?

검토 완료

권성회(poirot123)등록 2012.12.20 19:45
18대 대선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박근혜 대세론 속에서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 국정원 직원 사건, 새누리당 SNS 알바단 사건 등의 여러 변수가 존재했고, 이 변수들은 각 후보의 득표율에 크든 작든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정작 유권자들이 후보들을 직접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TV 토론은 대선의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한눈에 비교해보고 각자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개최되었던 TV 토론. 하지만 유권자들이 TV 토론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담하기만 했다.

우선 제일 큰 화제가 되었던 1차 토론. 의원 5명 이상의 정당이 낸 후보가 참여할 수 있었기에 지지율이 1%를 밑돌았던 이정희 후보까지 참석하였다. 이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나왔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시종일관 박 후보를 거세게 밀어붙였지만 박 후보는 나름대로 침착하게 대응하였고 오히려 문재인 후보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후보 간 질의응답이 각 1회로 제한되는 토론회의 방식 덕분에 오히려 정책 발표회의 느낌이 강했다.

2차 토론 역시 같은 방식이었기에 후보들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기회는 되지 못했다. 그나마 마지막 국민질문에 대해서 자유토론의 기회가 주어진 점이 다행이었다. 자유토론의 결과, 이전까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보여주었던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상대로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한 모습이었다.

이 후보의 당일 사퇴로 3차 토론에서야 박 후보와 문 후보의 1:1 대결이 성사되었다. 토론자가 두 명으로 줄었기 때문에 모든 안에 대해서 양자 간의 토론다운 토론이 이루어졌다. 두 후보는 서로 엇갈리는 사안에 대해서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였다. 문 후보가 매우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박 후보는 방어에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제한 시간을 일찍 써버리는 실수를 자주 범하기도 하였다. 이전 토론에 비해 유권자들이 가장 만족할 만한 토론이었고, 1, 2차 토론방식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 대목이었다.

3차에 걸친 토론에서 박 후보는 계속 열세였지만 다음 날 보수언론들은 박 후보의 승리라 자평했을 정도로 대다수 박 후보의 지지자들은 그들의 생각을 바꾸지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문 후보는 1, 2차 토론에서 이 후보에 밀려 자신이 가져가야 할 표를 얻는 데 실패했다. 이는 지나치게 정적인 토론 분위기의 결과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1, 2,차 토론은 토론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1, 2차 토론처럼 3명 이상의 후보자가 참여했을 시, 3차 토론과 같은 자유토론이 가능한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방송토론이라는 특성 상 2시간 이내의 시간제한을 고려하면, 오히려 자유토론의 방식은 토론의 범위가 축소된다는 단점이 있다. 당연히 활발한 토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방송 시간이나 횟수를 늘리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3명의 후보자가 토론에 참여한다면 토론시간을 3시간으로 늘리는 방안도 있을 것이고, 4회 혹은 5회에 걸쳐 진행하는 방안도 있다.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를 바라보는 것은 언론에 비추어진 모습일 경우가 많다. TV 토론이야말로 유권자가 직접 후보자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인데, 이마저 최소한의 기회로 남는다면 유권자로서도, 후보자로서도 매우 안따까울 것이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