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별거 아니다.

검토 완료

조현진(1001dongan)등록 2012.12.22 12:17
몇일 저희 집에 머물면서 빈집을 구하시는 분이
귀농도 귀농이지만, 저희끼리 한 우스개 소리로 '문화적 충격'을 많이 받으셨답니다.
TV에서나 보던 기이한 사람들을 실제로 보셨다구요.
네.. 저희가 일반적인 사고와는 좀 다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옳고  당신들은 틀렸다"라고 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날 갑자기 무작정 귀농 할 수 있는 저희같은 사람 중에
글쓰는 사람이 많지않아서(더러 책을 쓰신 분들은 있는 것 같습니다만)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는 것 뿐입니다.

귀농이란게 별 거 아닙니다.
그냥 이사가는 겁니다.

귀농을 큰 일로 생각하신다면 성인이 되어 스스로 결정하는 일 중에 큰 일 아닌게 하나도 없습니다.
어느 대학, 무슨 과를 갈까...
어느 회사에 취직할까...
어떤 사람과 결혼할까...
갑자기 회사에서 짤렸는데 어떡할까 등등.
세상에... 그렇게 심각한 일들을 결정하며 사시느라 얼마나 힘드십니까?

사는 거 별 거 없습니다.
아무리 유명해도,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아무리 자식이 잘 되도
고작 100여년도 안되는 시간 살다가는, 잠시 소풍나온 것에 불과합니다.
그저 눈 앞에 주어진 상황을 자기 가치관에 따라 가볍게 결정하면서 살다가면 되는 겁니다.

내가 생각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시골에서 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면 그냥 가면 되는거지
할까말까 생각하는데 한 세월, 준비한다고 한 세월...

귀농 '준비'를 한다고 하면 엄청 책임감 있는 사람처럼 보일 지 모르겠는데
정말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제 관점으로 볼 때는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귀농은 자기가 할거면서
어디가 귀농지로 좋은지, 작물은 뭘 재배하면 좋은지를 다 다른 사람에게 떠맡깁니다.
그걸 왜 남한테 물어봅니까?
내가 원하는 조건에 비추어 내가 정하는거지.

심지어 어떤 지원정책이 있는가까지 검색하는데
내가 좋아서 하는 이사에 왜 나라가 지원을 해줘야 됩니까?
원하는 곳에 갔더니 마침 이런 정책이 있고, 형편은 어렵고 해서 지원받으면 몰라도
자기 인생을 돈 얼마 지원해주는 것에 좌우하시렵니까?

몇년 후에는 귀농하겠다고 준비하지만
그 몇년 후까지 살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게 사람 목숨인데
과정도 행복이라 생각한다면 모를까
짧은 인생에 닥치면 닥치는 대로 해결하면 되지, 뭔 준비가 그리 많은지...
인간의 머리로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한다 한들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게 인생인데
완벽한 준비가 가능이나 할까요?

본인 인생을 본인이 책임지고 사세요.
잘 모르시겠으면 종이 한 장 펴놓고 적어보세요.
내가 귀농을 원하는 이유,
귀농해서 좋을 것 같은 점,
귀농해서 나쁠 것 같은 점...

선택이란게 원래 '포기'와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가 아닙니까?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걸 포기해야 합니다.
귀농을 선택하고 다른 걸 포기하는게 내가 행복하겠다고 생각한다면
귀농을 선택하세요.
그리고 스스로 움직이세요, 원하는 걸 찾아서~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본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