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하면 세상이 달라지나?

본인에게 맞는 귀농방법을 찾아라

검토 완료

조현진(1001dongan)등록 2012.12.28 18:36
저희 부부가 귀농을 한 후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면서 많은 분들의 귀농에 대한 문의를 받습니다.
특히, 저희가 가진 돈도 없고 귀농에 대한 준비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귀농한 경우이다 보니
그런 귀농을 꿈꾸시는 분들의 문의가 많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면 저희가 한 일명 '무작정 귀농'에 대해서 오해하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의 의견을
1. 저희가 돈이 없기 때문에 무작정 귀농을 선택할 수 밖에 없지않았나
2. 저희가 자녀가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냐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리있는 말씀이긴 하지만 그건 본인의 그릇크기에 따른 생각일뿐 저희의 실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왜 귀농을 하려고 하십니까?

저희에게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먼저 여쭤봅니다.
아무래도 무작정 귀농을 꿈꾸시는 분들이다 보니 대답은 "여유롭게 살고 싶어서..."가 거의 전부입니다.
무슨 여유 말씀입니까?

마음의 여유를 원하신다구요?
그렇다면 어디 산중에 굴이라도 파서 혼자 계시던지요.
시골에도 사람사이의 문제들이 있고, 행정적인 문제들도 있습니다.
그 소소한 문제에 일일이 마음쓰다 보면 내가 귀농을 왜 했나 싶으실겁니다.
시골은 뭐 별천지입니까? 귀농하면 세상이 달라지나요?
사람사는 곳 어디나 똑같습니다.
저희는 도시에서도 마음은 여유로웠고, 귀농한 지금도 많은 '사건'들 속에서 여유롭습니다.

몸의 여유를 원하신다면 풍족함은 포기하셔야지요.
시골에 산다고 해서 가만히 있어도 먹을게 나오는건 아닙니다.
풀뿌리라도 캐려면 다녀야하고, 얻어먹을래도 이웃집 일을 뭐라도 도와야 얻어먹지요.
돈이라도 좀 벌라면 더 열심히 움직여야 합니다.
별보고 나가서 별보고 들어오며 농사를 짓던지 근처 공장에라도 취직하던지...
저희의 사는 모습이 부럽다고 하시면서 원하는 기본소득은 월150만원이라고 하시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저희 부부는 어디서나 마음은 여유롭게 살 수 있는 사람들이고,
귀농하려한 이유는 몸이 여유롭고 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넉넉하게 사는건 포기했고, 출근하는 직장도 가지지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이니 돈이 많더라도 무작정 귀농을 했을테고, 농사의 규모를 크게하거나 특수작물 같은걸 하지않을겁니다.
아이가 있더라도 이런 삶속에서 아이를 키울겁니다.
실제로 저희는 이렇게 살면서도 인연이 되면 데려다키울 생각을 하고있습니다.

그러니 자기자신부터 잘 알고 귀농의 방법도 모습도 자신답게 하시라는 겁니다.
무작정 귀농이든 돈 벌려고 하는 귀농이든 농사에 뜻을 품은 귀농이든
본인의 기준에 맞게, 본인이 감당하실 수 있는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본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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