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그룹 다비치 멤버 강민경의 광고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로 21일 유투브에 공개된 영상에서 강민경은 한쪽 어깨를 훤히 드러낸 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광고가 '1인칭 남성의 시선'으로 처리돼 마치 일본 성인 비디오를 연상케 한다는 점이다.
▲ 강민경 광고 일본 성인 비디오 같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 <사진> 해당영상 캡쳐
이에 호응하듯 일부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이용해 영상을 퍼 나르며 "남자만 봐라." "문 닫고 봐야한다." "보고나서 화장실 가라."는 자극적인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각종 포털에서도 하루 종일 '강민경'이 실시간 검색어 수위를 차지하면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이러한 선정성 논란에 대해 다른 의견 역시 팽배하다. 광고를 본 한 네티즌(ID:riaXX)은 "도대체 뭐가 야한지 모르겠다. 강민경 예쁘기만 하다. 이게 진짜로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기발한 광고다." 라는 말로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
하지만 이제는 솔직히 말하겠다. 30대 초반의 남성으로서 이 광고, 불편하다. 단순히 '성적 어필'에 대한 반대급부라 말하고 싶진 않다. 글쓴이 역시 카카오톡을 통해 소위 '멋진 영상'이라며 누구보다 빠르게 강민경의 얼굴을 본 수혜자다. 그런데도 불편함을 지울 수 없는 이유. '순도 100% 수컷'의 시선으로 여성을 봤기 때문이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세밑에도 아이돌 여성 그룹 포미닛의 멤버 현아가 등장했던 소주광고에서도 '야릇한 불편함'이 존재했다. 광고 속에서 현아가 과하게 '쩍벌춤'을 보여준 덕분에 머지않아 영상은 비난여론을 못 이겨 중단됐지만,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면도기나 소주 같은 광고에선 여지없이 '젊고 탄력있는 여성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이럴 수가 없다
한국사회에서 '동종 수컷'으로서 다른 남성에게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광고나 영상을 보며 "이것 좀 불편하다" 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때 마다 '너는 뭐가 다른데?'라는 시선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써 말하지 않았던 거다. 하지만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이미 시인 황명걸도 그의 시 <이럴 수가 없다>를 통해 명징하게 말했다.
이럴 수가 없다
사지가 멀쩡한 청년이
정말 이럴 수가 없다
타이트한 엉덩이 팬티 자국에 신경이나 쓰고
벌어진 스커트 지퍼 속에 한눈이나 팔고
불룩한 블라우스 내용물의
진위여부에나 관심하다니
지금이 어느 때라고
- 황명걸, <이럴 수가 없다> 부분 발췌
시인은 1970년대 유신체제에 대한 비판의식으로 위 시를 작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40년도 더 지났는데 그의 시는 2013년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변한 것이 있다면 40년 전에는 '수컷의 시선'이 시 속에만 국한 됐다면 지금은 광고 영역까지 확장됐다. 그것이 청춘으로서 안타깝고 부끄럽다. 그래서 더욱 이제는 말해야겠다.
"이럴 수가 없다. 지금이 어느 때라고."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