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 밀실에서 나오길..."

-국민적 검증통한 인선 이뤄져야-

검토 완료

김민서(kmsms226)등록 2013.01.30 10:35
예부터 나라를 세우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이 나라를 유지하는 일이라 하지 않았던가?

중국의 기나긴 춘추전국시대를 끝낸 진시황의 진나라도, 남북조를 통일한 수나라도 모두 2대를 넘기지 못하고 멸망했다. 전쟁에서의 승리보다 더 힘든 것이 바로 국정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다.

늘 선거에서 이겨온 명장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어렵게 승리해서 얻은 정권이 시작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철통보안을 위해 밀실에서 행해진 주요 인선이 줄줄이 낙마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29일 저녁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두 아들의 병역면제와 재산형성 과정을 둘러싼 각종 의혹 등이 제기되자 자진 사퇴했다. 박 당선인이 김 후보자에 대해 '법치와 원칙,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적임자'라고 말한 것이 낯부끄러울 정도다.

앞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너무 많아 나열하기도 벅찬 수십 개의 의혹과 함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자진사퇴했다. 무신정권시기 최우가 정방에서 인사권을 단행했어도 이렇게 형편없는 인사를 행하진 않았는데 말이다.

현재 총리 후보자의 사퇴로 주요 내각 인선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하는 일이야 말로 국정의 첫 걸음인데 시작부터 이런 모습을 보여주니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5년을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지금 박 당선인이 해야 할 일은 귀 닫고 밀실에 숨어 자신이 믿을만한 자를 고르는 것이 아니다. 박 당선인이 믿을만한 자가 아니라 우리 '국민'이 믿을만한 자를 골라야한다. 지금의 인선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밀실에서 나오길 바란다.

다음 달 25일이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100% 대한민국'을 꿈꾸는 박 당선인은 지난 대선 때 당선인을 선택하지 않은 48%가 있음을 늘 상기해야 한다. 이런 실망스러운 행보가 이후에도 계속 된다면, 절반의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정식 출범 전이다. 새 정부가 첫 발을 잘 내딛을 수 있도록 국민적 검증을 통한 인선이 철저히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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