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안 해본 게 그렇게 이상한가요?지난 해 크리스마스이브에 '솔로대첩'이 여의도 공원에서 열렸다. 즉흥적으로 남녀 솔로가 한 곳에 모여 만나는 이벤트였는데, 결과적으론 남자 반, 비둘기 반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여성들의 참여는 저조했다.요즘에는 솔로 중에서도 일명 '모태솔로'라고 하는 용어가 하나의 트렌드언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모태솔로는 태어나서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 솔로를 가리킨다. 각종 연예프로나 개그프로에서도 심심치 않게 소재로 사용되고, 유명인이 일종의 '이미지'를 위해 언급을 하기도 했다. 또한 사람들은 각종 SNS나 블로그를 통해 모태솔로를 분석하고, 모태솔로를 탈출하는 방법 등의 글을 썼다. 연애를 안 해본 게 그렇게 이상한가? 모태솔로 여성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너무 이상하게 생각하니까...한 결혼정보회사 연구소가 지난해 11월 20일부터 29일까지 전국의 20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혼남녀 10명중 하나는 교제 경험이 없는 모태솔로이다. 올해로 30년째 솔로인 직장인 손 모 씨는 요즘 들어 사람들을 새로 사귀는 게 꺼려진다고 한다. "친구들은 저를 잘 아니까 상관이 없는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면 모태솔로인 것을 말하기가 힘들어요. 한번은 모태솔로라고 말했다가 상대방이 저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며 '왜 그 나이 되도록 연애를 안했나?' '외롭거나 만나고 싶지 않았나?' 등의 질문을 해서 그 이후론 연애를 해본 척해요."손 씨는 그저 살다보니 자연스레 모태솔로가 됐다고 한다. 혼자서 여행하고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동성․이성 가리지 않고 친구들과 만나 노는 것도 좋아했다. 다만, 공부하고 취직준비하고 이후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우선순위에서 '연애'가 뒤로 밀려 났을 뿐이다. "저는 제 스스로 굉장히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을 해왔는데, 주변분들(친척)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더라고요. 저에 대해 걱정이 많으세요. 저를 볼 때마다 '만나는 사람 있냐' '소개팅이나 선이라도 봐라'라는 말들을 하도 하시니까 '그냥 한번 만나볼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이어 손 씨는 우리 사회가 자신들의 기준으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여 말했다."각자 추구하는 바가 다르듯이, 연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제가 연애를 안했다고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산 것이 아니거든요. 주변의 강요나 압박 때문에 '아 누군가를 꼭 만나야 하는데...'라는 조급함을 갖기도 싫어요. 그렇다고 제가 꼭 솔로로 살아가야지 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냥 다 추구하는 게 다르고 사는 게 다른 건데, 가끔씩 모태솔로라고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때마다 좀 속상하죠. 다양성을 인정해줬으면 싶어요."-연애 하고 싶죠... 그런데 아직은...작년에 대학을 졸업한 안 모 씨(25)는 취업준비생이다. 안 씨는 대학 공부하랴, 취업 준비하랴 도서관에서 생활하다보니 연애할 기회자체가 없었다고 한다."연애를 할 기회가 없기도 했고, 그렇다고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네요. 대학을 졸업했어도 변한 것은 없어요. 아직은 취업 준비하느라 시간도 없고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아요. 연애, 하고 싶죠. 그렇지만 지금은 솔직히 연애가 귀찮아요. 또 제가 스스로 꾸미는 데 관심이 없다보니 외모에 대한 자신감도 별로 없어요.""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지금은 연애하면서 쓰게 될 돈이나 시간을 제 자신에게 더 투자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을 해요. 제가 적당한 직업을 갖고 정말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그때 연애를 해보고 싶네요." 이어 안 씨는 모태솔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사람들이 간혹 모태솔로라고 하면 '눈이 높다던가,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전 지극히 평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요."연애를 하고 안하고는 선택이지 필수가 아니다. 연애를 하지 않았다고 연민의 시선을 받을 이유도, 의아하게 생각할 이유도 없다. 그저 자신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것뿐이다. #모태솔로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