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 취임 전, 절반의 지지율
콘크리트 지지층?? 콘크리트 반대층!!
52%의 지지마저 깨뜨릴 셈인가
위기감보단 기대감을 심어주길
박근혜 당선인 취임 전, 절반의 지지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율이 오를 기미가 도통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직무수행 능력에 대해 국민의 52%만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주(1월 21일~25일)보다 4%p 하락했으며, 역대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전 지지율과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치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52%만이 '박 당선인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 못하고 있다'가 21%, '보통'이 5%, '의견유보'가 21%로 지난주에 비해 부정적인 평가가 2%p 상승했다. 당선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56~65%의 지지율을 유지하다 급기야 52%대까지 하락한 것이다.
지금의 박근혜 당선인의 52% 지지율을 역대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직전 지지율과 비교하면 이것이 얼마나 낮은 수치인지 알 수 있다. 한국갤럽이 2008년 1월 실시한 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75%대의 지지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지지율은 86%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지지율은 80%대를 웃돌았다.
콘크리트 지지층?? 콘크리트 반대층!!
▲ 부정적 평가 이유 ⓒ 김민서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당선인이 50%초반의 지지율밖에 얻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역대 대통령들이 과반의 득표율을 얻지 못했어도, 일단 당선이 되고나면 70~80%의 지지율까지 오르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현재 박 당선인의 52% 지지율은 작년 대선 때 과반의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으로 당선이 됐던 51.6%의 득표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박 당선인이 대선 이후의 행보가 비지지자인 48%의 마음을 움직이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방증이다.
박 당선인의 직무 수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를 살펴보면 무려 42%가 '잘 못되고 검증되지 않은 인사 등용'이라 답했고, 14%는 '국민소통의 미흡과 비공개, 비 투명성'을 꼽았다.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데에는 당선인의 당선 이후 행보에 있다. 당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꾸려나가는 과정에서 윤창중 인수위 수석 대변인 임명 논란이 있었고,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검증 논란, 바로 뒤이어 김용준 총리후보자 자격 논란에 이은 자진사퇴 등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이와 관련한 박 당선인의 일명 '밀실 인사' 방식과 도통 집에서 나오지 않는 최소한의 활동은 국민으로 하여금 지지를 하지 않게 만들었다.
박 당선인의 지지율에 대해 일각에서는 초반에 높은 지지율을 보이다 급락하는 것보다 차분하고 신중하게 국정운영을 해 나갈 수 있어 그리 나쁘지 않다는 반응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박 당선인의 콘크리트 지지자만큼 48%의 비지지자 가운데서도 콘크리트 반대자가 꽤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대선 이후 뉴스를 보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사실상 재집권인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는 데에 큰 실망을 느낀다", "이명박 정부보다 더 소통이 안 되는 느낌이다. 답답하다", "절대로 박근혜 당선인을 지지할 일은 없을 것이다"등의 반응을 보이며 박 당선인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과거 박근혜 당선인은 국회의원 시절, 본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기권하는 등 의정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박 당선인은 자신만의 콘크리트 지지층 덕분에 매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경험이 있었다. 이는 이번 대선 승리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젠 '대통령'이다. 자신의 콘크리트 지지층만을 믿고 갈 수 없는 것이다. 향후 국정운영을 수월히 진행하기 위해선 대선 때의 48% 비지지자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52%의 지지마저 깨뜨릴 셈인가
사실 앞서 이야기한 각종 인수위와 인사 과정에서의 논란은 본래 지지자들에게도 실망을 안겨주는 사안임은 틀림없다. 그럼에도 현재 박 당선인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는 52%의 긍정적인 평가 이유를 살펴보면 '공약 실천'이 17%로 가장 많았고, 이어 '소신이 있고 여론에 끌려가지 않음'이 12%, '신뢰가 간다'가 12%였다.
▲ 긍정적 평가 이유 ⓒ 김민서
때문에 박근혜 당선인도 자신의 지지자들을 위해 공약을 실천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의 공약 자체가 전문가들의 검토 결과 많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나 4대 중증질환,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가계부채등에 대한 대책에서 그러하다.
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요즘 계속해서 갑론을박이 행해지고 있는 '기초연금제도'문제이다. 박 당선인이 자신의 주 지지자층인 50~60대 이상을 겨냥한 주요 공약인 '기초연금제도'가 재원확보의 현실적인 문제로 실시가 불투명한 전망이다.
▲ 지난해 11월 5일 대한노인회를 방문한 박근혜 ⓒ 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박 당선인이 대선기간 중에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65살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을 주겠다"고 내걸은 공약이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않은 공약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당선인이 직접 언급한 공약을 시행하지 않자니 실수효자인 주요지지층의 반발이 예상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됐다. 국민연금을 이용하는 일부 편법으로 수정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온 국민적인 반발만을 더 불러일으킬 뿐이다.
52%의 지지 중 17%가 '공약 실천'에 응답을 한 만큼, 박 당선인이 52%의 지지를 마저 지키기 위해 어떤 현실적인 공약 실천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위기감보단 기대감을 심어주길
52%의 지지자에게도 48%의 비지지자에게도 취임 직전 박 당선인의 행보는 위태로워 보이기만 하다. 이는 비단 국내 인선 과정에서의 문제뿐 아니라, 국외적인 불안에서도 기인하는 것으로, 이럴 때일수록 박 당선인이 국민과 더욱 소통하고 전 정부와는 색다르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하는 데 그렇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바로 국민들의 '기대감' 때문이다. 비록 대선 때 지지를 하지 않았어도, 당선 이후 좀 더 나아질 상황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현재 박근혜 당선인은 국민들에게 이런 기대감을 심어주는 데 실패한 듯하다. 대선 기간 동안 여러 공약과 활발한 선거활동으로 안겨줬던 기대감이 오히려 당선 이후의 각종 인선 과정과 공약현실성에 대한 논란, 그리고 적은 외부활동 때문에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앞으로 취임까지 남은 20여일뿐만 아니라 취임 이후에도 박근혜 대통령으로서 풀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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