備忘錄인가 悲亡錄인가?

나는 오늘도 국회에 간다. 정부조직법이 통과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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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digitalmr)등록 2013.03.11 15:13
나는 오늘도 국회에 간다. 정부조직법이 통과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有不利도 있고 名分과 實利도 있겠지만 국민은 짜증나고 넌더리를 낼만한 일이다.

새 정부 출범하고 두 주, 안보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민생이 어려운데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불통과 무능의 대통령과 여당을 탓하고 싶지만 이제는 우리가 통 크게 양보할 수는 없는가.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압박에 굴복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보고 저들이 하자는 대로 툭! 던져 버리자. 우리가 버티면 법이 통과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온 천하가 알게 되었으니까!

그럴 경우 지도부에 대한 성토가 줄을 이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고통이 내일의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우리는 국민의 상한 마음을 조금은 풀어줄 수가 있을 것이다. 더욱이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몽니를 이겨 낼 방도가 없는 상황에서 팽팽한 고무줄을 탁! 놓아 버리면 어떨까? 공을 여당에게 넘겨주자!

정치는 결국 국민의 상식 위에 서 있어야 한다.
억울하고 분하지만 이것은 선거에 진 야당이 감내해야 할 고통이다.

이 지루한 야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 위에 안철수 현상이 존재한다.
국민의 평균적 정서와 상식에서 우리는 지난 10년간 무수히 이탈하였다.

그 사이에 우리는 두 번의 총선과 두 번의 대선에 패배했다.
선거에 지고 뼈를 깎는 반성을 소리 높여 외쳤으나 창당선언도 하지 않은 잠재적 안철수 신당에게 반 토막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제발 이제 그만하자.
진영논리와 '선명성'을 잠시 내려놓고 국민의 상식의 숲으로 들어가자.
장삼이사의 직관과 요구가 고매한 우리의 지식과 판단보다 앞선다.

다른 사례 하나, 최근 우리당 일각에서 단일화 과정의 비망록을 밝히면 안철수의 정치생명은 끝난다는 보도를 접했다. '미래의 대통령', '민주당 입당론'의 진위논란으로 단일화 과정에서 있었던 앙금의 일단을 드러낸 기사도 보았다.

지금 이런 일로 옥신각신할 만큼 우리는 한가한가?
이 일을 지켜보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확실히 해 둘 것이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앙금을 보면, 지난 대선의 단일화가 전혀 앙금을 털어내지 못한 상호불신과 적의를 숨기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그 단일화 정신의 실종! 상호불신과 대결의식 위에서 어찌 선거승리를 이룰 수 있겠는가? 불신과 적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을 감추고 우리는 또다시 4월 재보선 후보단일화와 야권연대를 논할 것이다.

이제 이조차 식상하다.  수십 년의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 아닌가!  단일화도 야권연대도 갈수록 감동이 떨어진다. 감동체감(感動遞減)의 법칙은 나만의 생각인가!

지금 국민들이 야당에 보내는 절망의 시선 앞에 우리의 이 '네 탓 공방'이 있다. 후보를 결과적으로 양보하고 우리 후보를 도운 안철수 때문에 졌다?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민주당이 안철수에게 책임을 떠넘기는데 국민이 '옳소!' 할 수 있을까?

이런 정치도의적 불감증을 털어내지 못하고 자성하지 못하는 備忘錄은 悲亡錄이 될 것이다. 안철수가 죽으면 우리는 사는가?  우리는 야당은 할 수 있으나 다시는 집권 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의 상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클릭이냐 죄클릭이냐 이전에 우선 국민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민은 진영논리도 당파적 이해도 관심 없다. 뛰어넘어 있다.
민심의 바다는 배를 띄우지만 뒤엎기도 한다.
그래서 대체로, 아니 언제나 옳다. 두렵다.
덧붙이는 글 김영환 기자는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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