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정규직을 허하라

석사 비정규직 삶에 대한 보고

검토 완료

김종수(srevo21)등록 2013.03.14 14:39
오늘 아끼는 후배를 만나 뜻하지 않게 석사 비정규직 연구원의 삶에 대한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최근 만나는 후배들마다 그런 이야기를 한다. 학부마치고 취업할 걸 왜 내가 이 길을 걸어서 비정규직이 되었을까. 적절한 지적이다. 오히려 고학력이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들을 연구원에서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로 구성원으로 봐주어야 하는데 그냥 경험 쌓고 박사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만 인식한다. 심지어는 본인이 그냥 그 역할에 만족하며 직업으로 삼으려할지라도 여기서 머무는 것은 아니라며 짧게는 일이년, 오년 혹은 십년의 제한을 둔다. 아니 심지어 몇 달 프로젝트 베이스로 쓰기도 한다. 그러면서 인생 다 그런 거라며 잘 경험한 것으로 만족하란다. 나중에 큰 자산이 될 거라며....... 그놈의 자산은 얼마나 쌓아야 하나. 또 아프니 청춘인가.

도무지 연구영역에선 현장전문가를 인정하기 싫어한다. (내가 일하고 있는 사회적경제 영역은 정말 특수하다) 어쩌면 의도적 밀어내기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는 거지. 억울하면 학위 따오던가 그러면서. 하긴 나도 오늘 고작 조언해준단 것이 그래도 박사 진학해 였으니 참 무력하다. 이런게 프레임 싸움이다 석사연구원들을 정규직시키면 큰일나는 줄 안다 정규직 시켜주면 하늘이 무너지나? 정규직으로 연구보조업무를 하다가 혹은 연구능력이 출중해 파트너로 역할을 하다가 스스로 한계를 느끼고 전문성을 좀더 기르기 위해 박사 공부하면 안되나? 그 순서는 법으로 정해진 건가?

좀 솔직해보자 비정규프레임 이거 희망고문하며 좀 더 사람을 쉽게 부려먹기 위한 것 아닌가. 그러면서 예산 때문에 규정 때문에 안된다한다 제도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그거 돈 얼마나 더 든다고 그렇게 사람 인생을 비참하게 만드나.

all or nothing의 게임이 지속되고 있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꼭 교수가 아니라도 그냥 먹고살만한 적절한 월급에 학생들 가르치고 싶은 사람도 있지 않을까? 혹은 대학의 전문연구원으로 살고 싶은 사람도 있지 않을까? 왜 자기가 좋아 시작한 거 아니냐며 자꾸 개인 책임으로 전가하나. 제발 제대로 기본으로 돌아가자. 강사도 교원으로 인정하란 말이다. 법적자격도 부여하지 않은 시간강사에게 절반이상의 수업을 맡기는 건 대학이 스스로 사기치는 거 아닌가. 정규직 교수 아니면 비정규 시간강사 이 프레임에 벗어나지 못하면 이젠 도무지 이사회엔 완충장치가 점차 사라지지 않겠나.
덧붙이는 글 개인 페이스북의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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