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림리 일출 죽림리 앞바다 일출 ⓒ 김정관
죽림리 앞바다
글쓴이: 김정관
북풍한설에도 늘 푸른 숲이던 솔밭엔
사람보다 먼저 달려온
꽃바람이 불고 아침 햇살로
앞바다는 어슴프레 열리고 있다.
유년에 틈새에 머물러있던 친구들도
빈 집만 남기고 떠났다.
이번 귀향은
반겨줄 사람이 없다.
마을 초입을 들어설 즈음
밭을 빠져나온 경운기 소리가
핏기 잃은 할아버지의 얼굴을 하고
한숨 딛고 선 고향사람들의 침묵이
해쓱한 내 마음을 헤집고 지나간다.
논길을 따라 모내기를 서두르는
허름한 들녘에
여린 봄 햇살 사이로
친구 얼굴 피어오르고 있다.
마을 앞에만 서도
따뜻했던 우리들의 시간
고향을 떠날 때 어머니 눈물 털던
추억 속에 소나무들이 길게 울고 있다.
아픈 기억들이
노을처럼 피어오르는 파도가
내 안에 안겨오는
죽.림.리 앞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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