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죽림리 앞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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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y1g2abba)등록 2013.03.22 14:24

죽림리 일출 죽림리 앞바다 일출 ⓒ 김정관


          죽림리 앞바다

                       글쓴이: 김정관

    북풍한설에도 늘 푸른 숲이던 솔밭엔

   사람보다 먼저 달려온

   꽃바람이 불고 아침 햇살로

   앞바다는 어슴프레 열리고 있다.

   유년에 틈새에 머물러있던 친구들도

   빈 집만 남기고 떠났다.

   이번 귀향은

   반겨줄 사람이 없다.

   마을 초입을 들어설 즈음

   밭을 빠져나온 경운기 소리가

   핏기 잃은 할아버지의 얼굴을 하고

   한숨 딛고 선 고향사람들의 침묵이

   해쓱한 내 마음을 헤집고 지나간다.

   논길을 따라 모내기를 서두르는

   허름한 들녘에

   여린 봄 햇살 사이로

   친구 얼굴 피어오르고 있다.

   마을 앞에만 서도

   따뜻했던 우리들의 시간

   고향을 떠날 때 어머니 눈물 털던

   추억 속에 소나무들이 길게 울고 있다.

   아픈 기억들이

   노을처럼 피어오르는 파도가

   내 안에 안겨오는

   죽.림.리 앞바다.

덧붙이는 글 봄이 오는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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