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설경구'를 소비하는 법.

검토 완료

강선주(morningsj)등록 2013.04.02 19:44
설경구가 SBS<힐링캠프>에 출연을 한다고 했을 때부터 많은 시청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그의 방송을 앞두고 <힐링캠프> 홈페이지엔 많은 글들이 올라와 그를 생각하는 대중의 시선을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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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도, 그를 설득했던 <힐링캠프>측도 도중하차하지 않았다. 이미 그가 많은 스텝과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배는 저 먼 바다를 향해 항해를 시작했었던 것이다. 그는 충분히 손을 내저으며 그만 하자고 부탁할 수도, 제작진 입장에서 바다를 향했던 배를 전향할 수도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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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도 제작진도 아마 그건 자신들의 몫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한껏 그를 미화할 생각도, 애써 진실을 감춰 달디 단 이야기를 꺼내놓을 요량도 없었던 그들이기에, 그저 진솔하게 내뱉었던 녹화 시간, 끝까지 한 번쯤은 밀고 나가보자고 다짐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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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중의 시선은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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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악착같이 붙잡고 밀어붙였던 먼 바다로의 항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했다. 그가 눈물을 흘리자 '악어의 눈물'이라고 비아냥 거렸고, 그의 해명을 두고 '부족하다' 나무랐으며, 또 반대로 '너무 해명했다'고 비난했다. 딸을 두고 '전처의 딸'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아비로서의 자격을 운운했고 JYJ를 열심히 공부했다는 그의 발언에는 가식이라고 손가락질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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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대중들은 무엇을 듣고 싶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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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연예인은 '공인'이 되어버렸고 혹자들 중에는 '공인'과 연예인은 엄연히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미디어에서의 그들의 영향력과 노출을 생각해보면 그들이 쉽사리 공인이 아니라고 하기에도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미디어든 시청자든 그들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궁금해 했고 그걸 '관심'이나 '애정'따위로 포장해 더 널리, 더 많이 전해지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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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노출되고 알려진 연예인들은 동시에 인기를 얻지만 반대로 너무 팔려 식상해지는 사태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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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미디어를 만난 연예인 누구에게나 해당된다. 대중들은 이들을 소비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말이다. 그리고 그 소비가 다른 소비로 바뀌어갈 때 연예인 각자는 더 자극적인 소재로 자신들을 어필하거나 아니면 조용히 침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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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은 언제나 소비했고, 트렌드가 바뀌듯 소비의 패턴이 자연스레 다른 것으로 변화되었던 것뿐이다. 그러니 연예인들은 과거의 자신의 소비됨에 연연할 것도, 현재의 자신의 소비에 취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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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에 이병헌이 출연했을 당시, 그가 이런 말을 했다. 배우는 작품으로 말하면 되지 굳이 자신의 이야기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이다. 그 말에는 그가 배우로서, 적어도 대한민국의 배우로서 이 땅에서 살면서 참 어려웠겠구나, 하는 가엾음이 우러나오는 동시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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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되어야 팔리는 연예인의 직업 특성상, 어떤 의미로든 갈증을 해소할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대중은 이혼, 열애, 사기, 성추행 등의 사건과 가십에 연예인이 접목했을 때 더욱 큰 판타지적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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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에 이병헌이 나온 것도 그러한 대중의 소비심리와 소비가 됨으로 인해 자신이 만들어 낸 결과물, 그리고 소비가 되어야만 하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자각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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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연예인으로 사는 건, 어쩌면 자기 자신을 버려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냥 일반인이라면 그저 묵혀두고 침묵하고, 때때로 술에 안주 삼아 노닥거리며 할 수 있는 얘기들일지라도 그게 나,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닌 더 많은 대중들과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렵고 복잡하고 답답해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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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설경구는 달랐다. "갑자기 저 할 말 있어요, 하고 손들면 이상하잖아요."라고 생각했던 그가 대뜸 4년 만에 녹화 전날 급하게 구입한 새 옷을 입고 나온 이유는 그저 대중의 소비심리를 맞춰주기 위함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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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의 고백대로 딸과 지금의 부인때문이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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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으로서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다기보다 한 인간으로서 이 땅에 살기 위해선, 어차피 이래나 저래나 죄인 같은 자기야 어찌되든 이들만이라도 잘 살아가게 하기 위해 아빠와 가장으로서 그게 도리였을 테니까. 항해 도중 불어오는 바람에 그만 침몰해버릴지도 모르지만 그는 가라앉더라도 살리고 싶은 이들이 있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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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아직 대한민국이 서구적 마인드가 되지 않아 이혼을 쿨하게 받아들이지 못해 그렇다고 변명하지만 그것과 다르다. 우리가 너무 동양적이라서 설경구와 그를 출연시킨<힐링캠프>가 비난받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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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설경구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어지는 것이다. 뜻하지 않았겠지만 이런 식으로 말이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에서 연예인이라는 명찰을 단 '공인'이라면 어쩔 수 없다. 그야말로 서구적 마인드로는 상상도 불가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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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묻고 싶다. 설경구나 송윤아, 혹은 전부인이나 그들의 자녀들 중 어느 한 쪽의 편에 대중은 설 수 있을까? 적어도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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