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모비스 챔프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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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komsy)등록 2013.04.08 14:05
한 경기 한 경기 복기하면 관전 흥미 UP↑
각 경기 인과관계 속 감독들 수 싸움이 관건
SK, 정규리그 우승 경험으로 풀어가는 능력 갖춰
모비스, 유재학 감독 수 싸움과 발전한 모습이 청신호

결국 올라올 팀이 올라왔다. 정규리그 1위와 2위가 만났다. 꽤나 흥미로운 시리즈가 기대된다. SK와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13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큰 틀에서 챔프전을 봐야한다. 단기전이라 하지만 7경기 중 4승을 해야 하는 시리즈다. 1경기 끝나면 두 팀은 치밀한 복기를 할 것이다.

몇몇 수만 갖고는 4승을 하기 어렵다. 다양한 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다. 소위 말하는 미치는 선수도 나와야 한다. 예상할 수 있는 것과 예상할 수 없는 것이 뒤엉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게 단기전 시리즈의 묘미다.

SK팬이든 모비스팬이든 일희일비 하지 않는 게 챔프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오늘 경기와 다음 경기의 인과관계를 살핀다면 농구를 보는 재미가 한층 높아질 것이다.

강을준 해설위원은 과거 감독 시절 "영웅은 승리하면 나타나게 돼 있다"고 했다. 매우 재밌는 말이다. 챔프전 영웅이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게 아니다. 팀의 승리가 영웅을 관중 앞으로 이끌 것이다. 두 팀 스타 선수들의 영웅 등극도 주목된다.

두 팀의 정규리그 전적은 4승2패로 SK가 앞서있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로드 벤슨 트레이드 이후다. 벤슨이 모비스로 둥지를 옮긴 후 뛴 2경기에서 두 팀은 1승1패로 같았다. 하지만 이 같은 변수도 이제는 의미 없다. 과거의 기록일 뿐이다. 모비스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모비스의 함지훈과 문태영 공존방법이 정규시즌에서는 확립되지 못했다. 이런저런 실험을 하다 시즌을 마쳤다. 유재학 감독 스스로도 자신의 농구를 되돌아봤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그러나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를 대파했다. 어느 정도 문태영-함지훈 역할을 교통정리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함지훈을 선발멤버에서 과감히 뺀 것이 그 증거였다. 전자랜드를 예상보다 쉽게 이긴 것은 이런 숙제를 풀었기에 가능했다.

모비스는 쉬는 시간을 더 가졌다. SK는 KGC인삼공사를 3승1패로 이겼다. 모비스 보다 1경기를 더 치렀다. 당연히 유재학 감독은 이 경기를 봤을 것이다. 유 감독은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만수'에게 전력분석 시간이 많아진 셈이다. 유재학 감독이기에 더 무서운 부분이다.

반면 SK 문경은 감독도 만만치 않다. 문경은 감독은 감독생활에서 큰 기회를 잡았다. 프로통산 최다승 감독을 챔프전에서 만났다. 여기서 이긴다면 감독으로서 역량을 입증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지더라도 고급농구를 보여준다면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유재학 감독 스스로도 모비스를 두고 최강의 멤버라고 평했다. 양동근 김시래 문태영 함지훈 등을 적재적소에 운영하면 되는 모비스다. 이런 모비스와 유재학 감독을 넘어설 경우 문 감독은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SK는 김선형과 애런 헤인즈 외에 선수들 몫이 중요하다. 특히 코트니 심스의 경우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모비스의 라틀리프와 벤슨에 맞서려면 심스 활용이 필수다. 문경은 감독은 심스를 수비와 리바운드는 물론이고 공격에서의 방책도 세워야한다. SK는 분명 헤인즈와 김선형 의존도가 높다.

SK가 조심해야 할 부분은 유재학 감독이다. 그리고 애런 헤인즈가 독이 돼 부메랑으로 날아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유재학 감독은 2009-2010시즌 헤인즈를 데리고 있었다. 장단점을 알고 있을 수밖에 없다. 단지 정규리그에서는 그 대책을 실험하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절대 우승반지 앞에서 당하고 또 당하고 할 감독이 아니다.

경기를 치르는 내내 유재학 감독은 코트 이면을 꿰뚫어 볼 것이다. 상황에 따른 대처와 순발력은 분명 유재학 감독이 높다. 지난 정규리그 한 경기에서는 막판 함지훈의 3점슛 찬스를 만들어 성공시켰다. 남들은 쉽게 내놓을 수 없는 수였다.

문경은 감독이 쉽게 덤볐다가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 SK는 3-2드롭존 외에 수비전술을 세밀히 다듬어야 한다. 보다 짜임새 있는 조직적인 공격전술도 요구된다.

SK의 약점으로는 경험이 지적될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전에서 경험이 필수는 아니다. 지난해 안양 KGC인삼공사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동부를 결승에서 따돌리고 우승반지를 인삼공사는 꼈다.

패기만으로 챔피언이 될 수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얼마나 되고 싶어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배고플 대로 고팠던 봄 농구에 오른 SK다. 11년 만에 결승이다.

SK도 쉽게 볼 수만은 없는 상대다. 한번 불이 붙으면 폭발력 있는 농구를 SK는 펼친다. 시리즈전적에서 모비스가 SK에 뒤졌다는 부분도 과거로 치부해버리기는 뼈아픈 기억이다.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이긴 하다.

게다가 SK는 정규리그 우승 경험이 있다.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기폭제였다. KGC인삼공사와 마지막 경기는 특히 그랬다. 야투율도 떨어지고 경기도 안 풀리는 상황에서 꾸역꾸역 극복해냈다.

내성이 생긴 것이다. 몇몇 당황스런 상황들로 와르르 무너지는 과거의 모습이 사라졌다. 54경기를 치르는 리그에서 1위를 했다는 것은 분명 무시 못 할 경험이다.

전혀 예측이 안 된다. 어차피 스포츠에서 예측은 무의미하다. 1차전 2차전 정도는 지나야 대강의 밑그림이 그려질 시리즈다. 일주일 뒤가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http://basketess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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