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에 대처하는 정부의 자세

전쟁 루머로 얼룩지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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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해정(ikongju)등록 2013.04.15 11:31
    정감록, 주초위왕 등 소문은 권력자를 떨게 한다. 단지 떠도는 말일 뿐인데 이에 반응하는 모양새가 대단하다. 소문이 가지는 위력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떠도는 말이지만 민심을 흔드는 힘이 실려 있다. 이런 소문들이 언제 떠도는지, 그 시기에 주목해야 한다. 대체로 민심이 지도층과 멀어졌을 때나 나라에 변고가 생길 경우 각종 소문들이 난립한다. 고려시대 및 조선시대 부패 권력들이 나라를 부여 잡을 당시 이자겸, 정여립이 정감록을, 조광조의 개혁 무리를 탐탁치 않게 여기던 파들이 주초위왕을 퍼트렸다. 백제 말기에는 구척 거인설 등 으스스한 소문들이 난립해 민초들의 마음을 흔들곤 했다.   
소문의 대상인 권력층은 소문의 배후 찾기에만 혈안이다. 소문 특성상 배후찾기가 쉽지 않아 엉뚱한 이들이 희생양이 되기도 했는데, 사실 소문은 처음부터 어느 특정 인물이 배후가 될 수 없다. 대개 구전으로 전해지는 터라 옮길 때마다 각색되고 퍼트리는 이의 생각이 반영되기 때문이라. 배후를 굳이 색출해내자면 소문을 아는 모든 이들이 될 터이다. 이런 특성을 알면서도 귄력자들이 배후 색출에 열을 올린 것은, 소문을 핑계 삼아 정적을 해치우려는 속셈이었다. 소문을 정치논리로만 이용했을 뿐, 그 진상이나 생긴 원인 따위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소문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 정도(正道)는 무엇일까.  중종이 주초위왕이라는 어설픈 소문을 두려워한 까닭은 그로 나타난 민심 이반이 두려워서다. 그렇다면 소문을 낸 배후를 잡기보다 민심을 다잡기 위한 정책을 펼쳤어야 했다. 민심을 등에 진 임금은 조광조를 두려워하지도 않아도 되고 훌륭한 인재를 죽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중종은 민심 이반을 두려워했지만 권력은 왕좌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더 좋은 왕이 되는 것보다는 왕좌를 앉을 만한 정적을 죽이는 것을 택했다. 그가 만일 배후 잡기나 정적 죽이기말고 그 원인에 대해 한 번만 깊이 고심했다면,  소문은 소문으로 그쳤을 지도 모른다.

소문은 소문일 뿐, 오해하지 말자.
소문에 대처하는 현 정부의 자세가 이상하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과거 정권이 소문 하나로 스스로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고도 현 정부가 배우지 못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참극이다. 권력은 하늘에서 내린 것이고 민심은 천심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권력은 청와대에서 나오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블로그 비공개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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