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시대. 도시속의 사막

sns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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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은(whgmldms12)등록 2013.05.26 20:03
김용규가 쓴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라는 책을 보면 관계의 미학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생택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소재로 이야기를 서술하는데, 거기엔 이런 말이 나온다.
'만남이 없는 모든 장소가 사막이라는 것을, 사막은 도시에도 있다.'

요즘 우리는 sns의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과 sns라는 통로를 통해서 서로를 알게 되고 만나며 관계를 맺게 된다. 하지만 그런 만남은 사막과도 같다. '어린왕자'에서 등장하는 뱀의 말에서 우리는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사막이 외롭고 쓸쓸하다는 어린왕자의 말에 뱀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도 외롭고 쓸쓸하긴 마찬가지라고 대답한다. 아무리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고, 만남이 많다고 해도 사람이 살지 않는 사막처럼 쓸쓸하다는 것이다. 일리있는 말이다. 지금 이 시대가 세계를 넘나들고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있지만, 세상은 점점 더 사막화 되어가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는 우리의 삶을 더 풍족하게 하는데 이바지 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만나서 말하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친구들의 소식을 알 수 있고, 일일이 검색하지 않아도 연예인들 같은 유명인들의 소식을 받아 볼 수 있고, 내 친구의 친구까지 알게 되어 인맥을 넓히는 등 많은 장점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우리는 많은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간접적이고 피상적인 인간관계, 제 3자에게도 낱낱이 공개되는 사생활, 관심을 받지 못했을 때 생기는 우울한 감정 등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심각하게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사생활 침해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과 친구가 되면서 소식을 주고 받게 되었지만, 그렇게 되면서 숨기고자 하는 정보들까지 어느새 친구들이 알게 되고, '좋아요' '공유하기'만 누르면 제 3자에게 까지 나의 정보가 알려지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 대두되는 사진도용의 문제까지 나타나면서 sns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는 더더욱 심해지고 있다.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사생활 침해가 싫으면 sns를 관두면 된다고.
하지만 그것이 쉽지는 않다. 이미 중독될데로 중독된 손은 sns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몇 분도 되지 않아서 sns를 들락날락 거리고, 며칠 끊는다 싶어도 어느새 친구들의 소식이 궁금해져서 sns의 입구로 다가서고 있다. 갑자기 모든 것이 단절된 느낌을 받으며 자꾸만 안달나게 만드는 sns의 공격 속에서 사막화 되어가는 이 세대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먼저, 항상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다수가 이용하는 서비스이긴 하지만 사용하는 나부터가 먼저 주의해야 한다. 글을 올리기 전, 사진을 올리기 전에도 다시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듯이 sns역시도 함부로 나의 정보를 흘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다. 두 번째, sns보다는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는 만남을 가지는 것이다.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손에서 내려놓고 얼굴을 마주보며 얘기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가상공간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고, 가면을 벗어둔 체 진실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피상적인 공간에서 '제 3의 물건'을 이용해서 겉으로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결핍되지 않은 관계에서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것. 1인칭과 3인칭만의 관계가 아니라 2인칭까지 포함하는 관계가 되는 것. 그 만남 속에서 관계의 미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두를 실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저 방법이 꼭 해결책이 되라는 법도 없고, 다른 방법들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sns를 무조건 배척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비록 sns로 인해서 많은 폐해가 발생하지만, sns를 줄이고 관계를 이어가는 것에 더 중점을 둔다면 두 가지의 이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일상생활에서 이어지지 못하는 관계를 sns가 보완하고, 참된 관계를 대면하는 만남에서 보완한다면 말라버린 사막같은 도시가 아닌 관계의 미학을 발견할 수 있는 세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sns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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