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남자친구가 사귄 지 일주일 만에 제 자취방에 와서 잠자리를 갖자고 졸랐어요. 저는 '그러지 말자'고 몇 번이나 말했죠. 며칠 후 남자친구가 피임기구를 사가지고 제 방에 와 "너 나 못 믿어?", "사랑하지 않는구나"라는 말을 했고, "(관계 맺는 건) 사랑의 표현 중 하나일 뿐"이라는 말에 결국 성관계를 허락했어요.사례 2. 평소에는 잘해주다가도 자기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너처럼 키 작은 남자는 죄', '나니까 너 같은 애라도 만나 주는 거야' 등의 폭언을 내뱉어요. 또 가끔 저를 가방으로 후려치기도 하고요. 그리고 다시 기분이 좋아지면 제게 '다시는 안 그럴게, 용서해줘'라며 빌더군요. 사례 3. 제 남자친구는 이별통보를 하면 자취방에 찾아와 "죽고 싶으면 헤어지자고 해봐", "성관계 사실을 알리겠다"면서 협박을 해요. 그래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어도 절 정말 죽일 것 같아 무서워서 헤어지지 못하고 있어요. 또 이런 사실이 친구, 교수님께 알려질까 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아요. 연인 간의 애정을 넘어선 집착으로 협박과 폭력을 서슴지 않는 이른바 '데이트 폭력'이 대학생 커플 사이에서 위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세 사람은 이러한 상황을 '애인이 날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거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분명한 '데이트 폭력'이다.데이트 폭력은 남녀 교제 중 자신의 동의 없이 상대가 성적인 언어, 접촉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받았을 때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말한다.심리적인 폭력이 가장 많아여성인권단체 '여성의 전화'가 한 지역의 대학생 460명(남학생 179명, 여학생 281명)을 대상으로 데이트 폭력 실태(2011)를 조사한 결과 남학생은 53.9%, 여학생은 59.4%가 '상대방이 휴대전화, 페이스북, 블로그 등을 수시로 점검한다'고 답했다. 남학생 51.3%, 여학생 63.6%는 '상대방이 누구와 함께 있는지 통제한다'고 답변하는 등 피해 경험은 주로 심리적인 폭력에 대한 응답이 많았다.한림대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장 오충광(심리학과) 교수는 "이별통보를 받거나 상대방이 기대에 못 미쳤을 경우 심리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은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그 과정에서 자기 의사를 표현할 능력이 없다면 언어, 신체적인 폭력을 행사한다"고 말했다.실제로 대학생들은 이러한 유사한 일을 경험했어도 '데이트 폭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이에 한림대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 노지영 연구원은 "데이트 폭력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부족한 것"이라며 "문제 사안에 대해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뿐 센터를 찾을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신체적 폭력 증가 추세심지어 '상대방을 마구 때린 적이 있다'에 대해 남학생 5.9%, 여학생 10.6%가 응답했으며 남학생 5.2%, 여학생 11.9%는 '뺨을 때리고 손발을 이용해 때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남녀 17.8%가 이성에게 욕설을 들은 경험이 있었다. 성관계를 합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요당한 경험은 남학생 3.3%, 여학생 6.2%에 달했다.학생들은 데이트 폭력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데도 가해자와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는 '사랑'이라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생은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의 잘못된 모습을 자신이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관계가 깨질까 봐 데이트 폭력을 당했어도 이해하고 넘어가는 편"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오충광 교수는 "폭력은 성격적인 측면과 연결된 부분이라 쉽게 해결하기가 어렵다"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면서 무릎 꿇고 비는 행위 등을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한편, 같은 조사 결과 데이트 폭력을 당한 뒤 36.1%는 '헤어졌다'고 답했다. 이어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했다'가 33.5%,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다'가 18.9% 순이었다.일각에서는 대학생 데이트 폭력 경험이 일반인보다 비교적 높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이는 부모와 떨어져 지내고, 성숙하지 못한 자아 상태에서 남녀 간 교제가 이뤄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학생 #데이트폭력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