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대학생들 “조모임은 늘지만 모일 공간이 없어요”

서울 주요 대학가, 유료 ‘스터디룸’ 대세… 지방대 주변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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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대(funnycam)등록 2013.05.27 12:22
밤늦게까지 조모임을 하는 춘천시 대학 학생 대부분은 자취방, PC방 등을 이용하고 있었다. 자정이 넘은 각 대학 캠퍼스는 도서관 열람실을 제외한 모든 시설 이용이 불가능하고 대학 주변 상가들도 문을 닫는다. 따라서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학생들은 강원대 후문으로 옮겨가 24시간 커피 전문점'에서 모임을 갖는다.

학내 시설 이용시간 연장은 공간 운영에 필요한 경상비 외에도 시설을 관리, 감독하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학 측의 설명이다. 이는 늦은 시간 학내 공간을 자유롭게 개방할 경우 성희롱, 음주 사고 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남녀 구분 없는 조모임이 늦은 밤 조원의 자취방에서 이뤄져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여지가 충분하다.

한림대 한 학생은 "전공은 조 프로젝트가 많아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새벽에 조모임할 공간을 찾아보면 학내는 물론 시내에도 보기 드물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특히 한림대 주변에는 있는 게 없어 자취방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학생을 위한 공간 마련은 지방 대학들의 고민이 되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시설과 체계가 잘 갖춰진 대학은 학내 공간을 본부가 아닌 학생회가 운영토록 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보안 유지를 위한 인력 문제, 학생들의 불만 사항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학내 시설 관리에 있어 모범사례로 꼽히는 연세대 서울캠퍼스의 경우 건물 지하 1층에 '학생 자치 세미나' 공간을 마련했다. 이는 소규모의 조모임을 하기 적절한 크기의 방 5개로 이뤄져있고, 학내에 위치해 있어 이용 또한 편리하다. 시설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세미나실을 예약할 수 있으며, 학생회실에서 열쇠를 받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최근 소모임과 팀프로젝트가 사회적인 집단 문화로 퍼지자 서울 시내 곳곳에는 '스터디룸'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종로, 신촌, 강남을 중심으로 취업 준비, 각종 모임을 위한 이곳은 유료 모임공간으로 대학생은 물론 직장인의 이용률도 상당히 높다. 시간별로 이용료를 지불하고 대여하는 '대안 공간'인 셈이다.

한편, 일부 지방 캠퍼스에서 '정주대학'을 도입하면서 어느 때보다 학내에 많은 학생을 거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2011년부터 정주대학 프로그램을 시작한 한림대는 사생 2천589명을 보유해 타 대학보다 학교에 거주하는 학생이 많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학내 보유 학생 수는 많은 것에 비해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이 없다고 지적한다. 한림대 한 학생은 "기숙사에 살면서 평일 외에도 주말에 딱히 할 것이 없다"며 "정주대학이라고 홍보하는 우리 대학의 태도가 불쾌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그는 "대학 주변에 있는 것이라곤 술집뿐이고 정작 학생들을 위한 공간은 학내외 어디에도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림학보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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