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Funbox'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암호가 설정된 비밀 카메라 폴더가 몽땅 열린다 ⓒ 이윤기
강의·강연·공연 사진을 찍을 때 '찰칵' 소리를 없애기 위해, 또는 남몰래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비밀카메라' 어플을 다운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러한 어플 중 일부는 사진을 찍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 대신, 사진 폴더에 암호를 걸 수 있는 비밀저장 기능 갖고 있습니다.
한 지인은 행사 도중에 '찰칵'하는 소리를 내며 사진을 찍는 것이 미안해 촬영음을 없애주고, 비밀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유료 비밀카메라 어플을 구입했다고 하더군요. 아이폰 기본 카메라에 비하여 해상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인물 사진 촬영에는 사용하지 않지만 공연장이나 행사장 혹은 회의 도중에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은 자료를 촬영할 때 자주 사용했다고 합니다. 사진의 품질보다는 증빙 자료가 필요할 때 유익하게 사용했다더군요.
그런데 최근 그 지인으로부터 비밀카메라 어플의 비밀저장 기능이 '아이펀박스(iFunbox)'라는 프로그램을 만나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펀박스는 애플 아이튠즈와 같은 아이폰 관리 프로그램으로 인터넷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 숨김 기능', 아이펀박스 앞 속수무책
▲ 무음 촬영과 비밀 사진 폴더 기능이 있는 아이폰 어플 ⓒ 이윤기
스마트폰 비밀카메라 어플을 설치하면 위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비밀번호 설정 기능이 있기 때문에 비밀번호를 모르면 폴더에 담긴 사진을 볼 수 없습니다. 이런 기능 때문에 얼마든지 몰래카메라로도 사용할 수 있겠지요(물론 불법입니다).
그런데 최근 컴퓨터에 있는 자료를 아이폰으로 주고받기 위하여 아이펀박스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했다가 스마트폰 비밀 카메라의 사진 숨김 기능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습니다.
컴퓨터에 아이펀박스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아이폰4를 연결했더니 아이폰에 설치된 사용자 설치 어플을 윈도우 탐색기처럼 모두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비밀카메라 어플에 설치된 폴더를 차례로 열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경우에도 비밀번호를 모르면 사진을 볼 수 없다고 하던 어플의 비밀저장 폴더에 있는 사진이 몽땅 다 나타나는 겁니다. 깜짝 놀랐을 뿐만 아니라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습니다.
암호를 모르면 절대 사진을 볼 수 없다고 자랑하며 유료로 판매한 비밀카메라 어플이 인터넷에서 공짜로 내려 받아서 아무나 설치할 수 있는 아이펀박스 앞에 완전히 무용지물이 된 것입니다. 이 스마트폰 어플을 제작, 판매하는 회사에서는 이런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비밀사진 폴더 어플도 모두 뚫린다
▲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비밀 폴더를 만들어 암호를 설정하여 저장하는 어플 ⓒ 이윤기
내친 김에 앱스토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비밀사진 폴더' 어플도 설치해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테스트에 사용한 프로그램은 마스터 비밀번호, 폴더별 비밀번호, 가짜 비밀번호 설정 등 온갖 비밀기능이 있는 어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래 사진처럼 이 어플도 아이펀박스에 모두 뚫렸습니다. 아이펀박스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비밀사진 폴더에 숨어있는 사진도 컴퓨터에서 몽땅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iFunbox'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암호가 설정된 비밀 사진 폴더가 몽땅 열린다 ⓒ 이윤기
결론은 앱스토어에 있는 비밀카메라 어플, 비밀사진 폴더 어플은 스마트폰에서만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아이폰을 분실했을 때, 아이폰 비밀사진 폴더에 숨어있는 사진은 모두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펀박스의 기능이 막강하다고 해야 할 지, 스마프폰 비밀카메라·비밀사진 폴더 기능이 부족하다고 해야 할 지 참 난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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