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그리고 ‘막장교실’

아산시 용화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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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구(yasa3250)등록 2013.07.16 11:37
최근 충남 아산시 용화고등학교의 상식을 벗어난 학교폭력사건 대응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담임교사는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그리고 현장을 목격한 피해학생의 친구를 삼자대면시키고, 진상을 묻는 피해학생 어머니에게 막말을 퍼붓고, 가해학생은 피해학생의 친구를 학교폭력 누설자로 몰아 교실에서 왕따시킨 기막힌 사건이다.

지난 3월에 벌어진 학교폭력 사건이 뒤늦게 알려진 이유는 학교측의 폭력사건 은폐시도 때문이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피해 학부모는 진상을 요구하다 담임교사의 모욕적인 막말을 들어야 했다. 같은반 친구들은 가해학생 편에서 폭력피해 학생의 친구를 따돌리는 막장교실 분위기에 동참했다.

#1. 제2의 학교폭력 부추기는 '담임교사'

3월28일 아산시 용화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접수됐다. 화장실과 교실, 복도 등에서가해학생이 피해학생의 머리와 배, 다리, 엉덩이 등을 주먹과 발로 수차례 때렸다는 내용이다. 이를 목격한 한 학생이 학교당국에 폭력사건을 신고했다.

이에 담임교사는 피해학생과 당시 상황을 목격한 피해학생의 친구 그리고 가해학생을 한 자리에 불러 삼자대면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날 이후 가해학생은 피해학생의 친구를 '학교폭력 누설자'로 몰아 따돌리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담임교사의 어처구니없고 무책임한 삼자대면이 제2의 학교폭력을 부추긴 셈이 됐다.

#2. '학부모'에게 막말하는 '담임교사'

"내가 뭐가 무책임해. 모르니까 모른다고 하지. 이 양반이 조용히 이야기 하니까…. 내가 아무 일 없다고 했잖아. 앞으로 나한테 전화 하지마!"

4월23일 피해학생 어머니가 담임교사에게 학교폭력의 진상을 묻자 담임교사가 내뱉은 말이다. 피해학생 어머니는 평소 아들의 달라진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해 담임교사에게 상담전화를 했다. 그러자 담임교사는 적반하장으로 피해학생의 어머니에게 막말로 응대했다.

#3. '학교폭력' 깜빡 잊은 '학생부장'

'학교폭력' 신고를 접한 학생부장은 최근 <충남시사> 취재기자의 방문에 "깜빡 잊고 있었다"고 답했다. 학교폭력 피해 당사자는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공포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학생부장이 학교폭력 사실을 깜빡 잊고 있는 동안 담임교사는 '가해학생, 피해학생, 목격학생 삼자대면'을, 가해학생은 '학교폭력 누설자 왕따작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4. '나쁜친구' 편에서 피해학생 따돌리는 '막장교실'

소위 일진으로 불리는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의 친구를 '학교폭력 누설자'로 몰아 교실에서 따돌리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가해학생의 주장대로 정말 피해학생의 친구가 학교폭력을 신고한 학생이라면 그 친구는 폭력에 맞선 정의롭고 용감한 친구다. 그러나 대부분 학생들이 가해학생의 왕따작전에 동참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한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담임교사에게 목격자로 불려가 졸지에 '누설자'로 몰린 친구의 가장 큰 상처는 바로 같은반 친구들이 연출하는 '막장교실' 분위기다.

취재가 진행되는 동안 용화고 학생들에게 꼭 묻고 싶은 말이 있었다.

용화고 친구들아! 너희가 학교폭력의 피해 당사자가 되었을 때 도와 줄 친구 하나 없고, 모두가 가해자 편에 섰다고 생각해 보자. 얼마나 두렵고, 외롭겠니? 친구를 폭행한 '나쁜친구' 편에 서있는 너희들의 모습을 돌아보아라. 피해학생 편에 서서 정의로운 행동을 하다 더 큰 궁지에 몰린 친구를 따돌리는 너희들에게 '정의는 무엇이냐'.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충남시사>와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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