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담원이 사는 이야기 - 내담자의 사례를 통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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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훈(1bass)등록 2013.07.17 14:05
그저께 상담했던 구직자가 어제 오후 5시경에 나를 찾아 왔다.
올 22세 여자인데 그간 동생, 아버지로 부터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면서, 자아가 많이 상해 있는 상태로 본인이 일을 해야 살아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센터를 찾아 왔다.

기본 취업상담을 실시하고 나니 저녘7시가 훌쩍 넘었다.

그녀에게 물었다.

어디로 갈꺼냐고

pc방...

위험하다.그러나 집으로 가기는, 아니 갈 수는 없다고 한다. 그렇게 그녀를 보냈다. 다시 볼 수 있도록 약속을 잡으면서.. 그리고 전화번호를 전해주고.....

그간의 폭력에 시달려 많이 약해져 있는 당사자는 이렇게 상담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어느 기관에서도. 그래서 나에게 고맙다고 했는가 보다. 이른 밤에 눈물을 보이면서...

그런데..... 이제야 깨달은 것은 센터에 이런 취약계층을 위한 제대로된 취업지원서비스가 별로 존재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둘러보니 대부분의 서비스는 민간 위탁되어 있다. 담당자의 상담 능력은... 의욕도 그러하다.

오늘 이 여성을 위해 여성 상담센터(숙식 문제로 교회가 운영하는 선교원에 문의함)로 전화를 걸었다. 내용을 쭉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는 부분들에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니 그분(목사님)의 말씀... 요즘 이런 내용으로 전화오는 경우가 없었는데 처음이라는 거다. 나중에 그 분이 오면 제대로 상담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약속을 받았다.

나는 아주 부족한 사람인데..... 어제 오늘은 피상담자 1명 때문에 눈물이 났다.
덧붙이는 글 본인 페이스북에 동 내용을 연동시켜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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