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감사원에 돌을 던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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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민(attoexa)등록 2013.07.27 17:49
 이른바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이 청와대 이정현 비서관의 발언을 듣고 분노로 잠을 자지 못했다는 보도이다. 이 의원은 MB와 함께 대운하 추진의 핵심인물로 운하전도사를 자처하며 요란한 자전거 투어 퍼포먼스도 벌렸다. 그런 그가 운하를 반대했던 문국현 전 의원에게 패배하고 한동안 미국에 가 있었다. 이후 그는 운하와 4대강 사업에 대해 입도 뻥긋 하지 않았다. 나는 그가 미국에 가서 운하도 직접 답사하고 전문가의 의견도 듣고, 운하가 19세기의 유물이라는 사실과 함께 자신의 믿음이 시대착오적임을 깨달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그는 돌아와 MB에게 운하의 실체를 실토하지 않았기 때문에 몹쓸 4대강 사업이 강행되어 이번에 감사원의 소견이 나오기에 이른 것이다. 감사원은 핵심을 정확히 짚었다. 그동안 감사원도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끙끙 앓다가 이제야 제 목소리를 낸 것이다. 그래서 옛날 왕조의 실록도 당대가 아닌 후대에 간행되었던 것이다. 이 의원은 "감사원장 물러나라"고 호통을 쳐서는 안된다. 이 의원은 4대강 사업이 위장된 대운하사업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미국에서 보고 배운 사실을 MB에게 간언하지 않았다. MB의 고집을 잘 아는 데다 MB의 눈치를 보느라 입을 다물었던 것이다.  
아래에 열거한 MB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언행을 보면 친이계는 감사원을 탓하지 못할 것이다. MB는 2009년 6월 29일 국론분열을 우려하여 대운하를 포기한다고 선언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운하가 필요하다는 믿음에는 지금도 변화가 없다. 운하가 환경도 복원할 수 있고 경제적인 효과도 가져올 수 있어 대운하는 국운에 큰 도움이 된다"고 토를 달았다. 그리고 3일 뒤 2009년 7월 2일 청와대 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 '백지화'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적절치 않다. 대통령께서는 '대운하는 지금도 필요하고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2009년 11월 27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MB는 "4대강에 뗏목이나 띄우겠다"고 말했고,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은 "상상하라! 백조 날고 황포돛배 다니는 낙동강을!"이라고 홍보하고 있었다.
2010년 3월 6일 대구를 방문한 MB는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도 뚫려 대구가 내륙이 아니라 항구다. 분지적(分地的) 사고를 하면 안된다.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하면서 전국의 문화, 역사, 생태계(의 관광자원)를 찾아내고 있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완공되면 많은 변화가 올 것이다. 4대강이 개발되면 전국 방방곡곡이 네트워크로 연결이 돼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착상을 새롭게 해야 한다. 잘 분석해 보면 관광명소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훈시한 바 있다.
그리고 MB는 퇴임 직전 지난 1월 4일에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사람들을 청와대로 불러 "4대강에 설치된 보 바깥쪽으로 (선박이 머물 수 있는) 계류장을 설치하고 (배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크레인을 달면 4대강은 대운하가 될 수 있다. 이제 내가 거의 다 해놨기 때문에 나중에 현명한 후임 대통령이 나와서 갑문만 달면 완성이 된다"고 말했다지 않는가?
이것이 바로 4대강 사업에 대한 MB의 속내이다. 이 정도면 MB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있고, 감사원이 정확히 짚은 것 아닌가? 청와대는 '4대강' 감사결과가 사실이면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좀 거북한 소리가 될지 모르겠지만 MB는 '거짓말의 달인'이라는 말도 있다. 이번에 감사원은 그 말도 사실임을 입증하였다. 국민을 속인 MB라도 친이계에게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터이니, 친이계는 MB에게 "4대강 사업과 대운하는 어떤 관계냐?"고 물어 본 뒤에 더 이상 감사원을 탓하지 말기 바란다. 우리는 국민을 속이는 지도자 밑에서 5년의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MB는 국민을 속이며 저질은 죄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응분의 대가를 치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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