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대책이 필요없는 평생직업.

죽기 직전까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노후 대책이라는 올무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검토 완료

윤현민(skirish)등록 2013.08.01 10:10
후배가 바를 개업했다기에 전화했다. "파스타되냐?" 와인바인데 나름 요식업계에서 일도 많이해서 그런지 샐러드와 파스타가 되게 맛있었다. 아직 정식 오픈은 아니라 내부 정리도 안되어 있었고 간판도 달리지 않았는데 본인도 요리사의 장비인 칼 갈러 느즈막히 나와봤다고 했다.

원래 술 안마시니 앉아서 이것저것 얘기하다보니 카페 얘기가 나왔다. 어떤사람이 텀블러에다 카페 차리면 안되는 이유로 글을 썼는데 그게 좀 이슈가 된 모양이다. 얘기하며 잠깐 읽었다. 뭐 다 맞는 말 같았다. 전공한거 맞춰 잘 분석한거 같다는 생각이다. 뭘 하든 실력은 갖추고 있어야 하잖는가. 커피타는법 3일만에 배우고 손님께 드릴 수 있겠는가. 당연히 말도 안된다. 그게 어디 커피 뿐일까. 모든 업종에서 매장 주인은 기술에 대해선 전문가여야한다. 그래야 사업의 기본이 성립된다. 식당이 음식 맛없으면 안간다. 약국에서 조제 안되면 그게 약국인가 편의점이지.

여튼 후배의 요지는 이거였다. "원천기술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의 원천기술이 우리가 아는 그 원천기술이 아니란건 보면 알것이다. 원천기술은 자신만의 것을 얘기한다. 남이 따라하건 말건 독보적일 필요도 없고 뛰어날 필요도 없지만 그래도 뭔가 구사할 줄 아는 그런 기술 말이다. 그저 적당히 봤을때 "음~ 쫌 하는데?" 정도면 괜찮다는거다. 그정도 기술이면 창업 할만하다. 지금은 평범해도 20년 하면 그 분야 장인이 되어있지 않을까.

와이프와 잠자려고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다가 일이 즐거운가에 대해 얘기를 해봤다. 현재의 삶이라든지 가족, 환경등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러다가 우리는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을 1차 목표로 정했다. 나는 글쓰기로 마음을 이미 굳힌 상태고 아내는 자신의 것을 조금 더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2차 목표는 삶의 가치가 반영된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가에 대한 것이었다. 이 두 가지 목표는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것 같다.

나의 이러한 생각은 요즘 유행하는 귀촌이나 자연주의적인것도 아니고 협동조합같이 일련의 공동체적인 사회 분위기로 가는것도 아니고 어떤 무브먼트도 아니다. 그저 나와 내 가족의 삶이 어떨지에 관한 이야기다. 이러한 삶이 굉장히 철학적으로 보일수도 있고, 현실적이지 못한 이상주의적 행동으로 보일수도 있고, 그냥 헛짓으로 보일수도 있다. 그러나 내 주변에는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모두 비슷하게 살고 비슷하게 생각하고 비슷한 집에서 살고 있다. 거기에 끼지 못한 사람들은 자격지심으로 악착같이 돈에 메인 삶을 산다. 모두 회색빛 삶을 살고있고 개성있게 사는 삶은 궁핍하다는 것을 우리 어르신들은 오래 살아오면서 너무나도 빠삭하게 알고있다. 그래서 다들 안정적인 삶, 공무원이 되기를 그토록 갈망하는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기타치면 딴따라 될려고 그러냐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삶을 알록달록 칠하며 살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밝과 화사한 색으로 칠해보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만의 색으로 예쁘게 살고있는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 그들과 친구하며 삶을 나누고 싶다. 내 평생을 걸쳐 선한 영향력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삶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여기에 발목을 잡는 것은 바로 돈이다. 경제적 자립 없이 이런 삶은 불가능하다. 아니, 가능할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과연 가능할까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평생 직업을 찾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을 하겠다는 말은 말자 - 정년 후까지 할 수 있는 일 말이다.) 평생 한 두가지 일을 지속 하며 더불어 행복하게 살고, 노후 준비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두 얼굴이 필요치도 않다.

평생을 아우르는 행복한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사는것. 가장 완벽한 노후대책이 아닐까 싶다. 아니, 완벽하지 않지만, 삶에 대한 여유나 돈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즐거움을 갖게될 수도 있겠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도 게시된 글입니다.
http://reading-thinking-life.tistory.com/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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