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총장 사퇴 주역은 판 키워 준 언론 이었다"

검토 완료

이승환(kodakgi)등록 2013.09.15 09:26

채동욱 검찰 총장이 결국 사퇴했다. 조선일보의 혼외자식 의혹 보도가 나온지 일주일만이다.

 

채 총장을지지 하는 사람들과 언론, 민주당은 조선일보와 청와대가 배후라며 비난을 하고 있지만 이번 일은 채 총장을 지지하던 언론이라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조선일보는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채 총장이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로 근무하던 지난 1999년 Y(54)씨와 만나 관계를 이어오다 혼외 아들을 갖게 됐다고 1면에 보도했다.

 

이후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이 기사를 주요 기사로 처리했다. 당일 오전 채 총장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면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 본연의 직무 수행을 위해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채 총장은 "사실 무근"이라는 해명과 함께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문제는 채 총장을 지지하는 언론이다.

 

한 언론계 인사는 "조선일보의 기사를 단신 처리나 확인될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면서 대응하지 않았어야했다"며 "정권 배후설등 조선일보의 확인되지 않은 의혹기사를 비판하면서 똑같이 확인되지 않은 설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정국에 태풍으로 키워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다수의 언론은 채 총장의 발언 중 "검찰 흔들기"라는 부분을 집중 부각하며 국정원 배후설, 청와대 배후설 등 여러 의혹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탈은 물론 SNS등에서도 갑론을박이 일어났다. 검찰 총장의 확인되지도 않은 혼외자식 논란은 진보와 보수의 충돌로 이어지면서 더욱 논란은 커졌다.

 

결국 법무부는 "조속히 진상을 규명하여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진상을 규명하도록 하였고, 이미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중대 사안이므로 진상 규명을 하게 된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감찰 배경을 채 총장을 지지하던 언론들이 스스로 만들어 준 셈이 된 것이다.

 

이같은 분석에 한 예로 최근 경제지 이데일가 중점 보도하고 있는 '삼성 정부 상대 4조원 부당이익' 기사다. 해당 기사의 경우 일부 언론이 삼성과 조달청의 반박 보도자료를 처리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일부 언론이다. 사회적인 이슈화가 되지 않으면서 이 부분은 뭍히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채 총장을 지지하는 언론들이 조선일보의 기사를 받아쓰지 않고 사실 관계 입증을 조선일보 할 때까지 기다렸다면 한 언론사의 의혹만으로 법무부가 현직 검찰 총장을 감찰하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2013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