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천지에 17조원이 줄줄 샌다!"

원인도 대책도 오리무중 속에 나눠먹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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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진(agriconica)등록 2013.09.28 09:01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국정목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체질로 지식기반의 질적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연구개발과 산학협력에 큰 문제가 있슴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9월26일 아침 09:30분부터, 국회의원 회관에서 산학협력 혁신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있었으며, 문제점과 개선 방안 및 제도적 활성화를 토론하였으나, 문제의 원인과 혁신방향 등에서부터 많은 문제가 있었고, 대책 또한 안이하기 그지 없었다.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보고, 토론회를 위주로 하나 하나 문제점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기자말-

국회에서 산학협력 정책토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 좌로부터 박선순 (주)다원시스 대표이사, 김우승 한양대 산학협력단장, 한석수 교육부 대학지원관, 유용섭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개발조정국장, 좌장 이건우 서울대 공대 학장, 발제 박희재산업통상자원부 R&D 전략기획단장, 박춘섭 기획재정부 경제예산심의관, 차동형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정책관, 김영진 전국 대학 산학협력단 협의회장, 임윤철 (주)기술과가치 대표이사 ⓒ 권순진


이날 토론회는 강길부 의원의 주최로 열렸으며, 서상기 의원이 나서서 "산학협력이 중요하고 협력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박희재 산업부 단장의 발제가 있었다.

강창일 의원은 "지방대가 중요하고 서울대는 우수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자원낭비가 심하다."고 일침을 놓기도 하였다. 박단장은 발제에서 독일의 산학협력 사례로 프라운호퍼 연구소 사례를 발표했고, 우리나라 산학협력의 문제점과 원인을 분석하였으며, 석박사논문이 꼭 Academic하여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창조적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을 위한 로드맵을 제안하였다.

곧이어 벌어진 토론에서, 박춘섭 기재부 심의관은 "국가 재정운용 계획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 미스매치 문제의 근본원인은 교육제도와 평가제도이다."고 진단하였다.

한석수 교육부 대학지원관과 몇몇 토론자들은 소위 'S.K.Y.대'와 KAIST가 배제된 것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폐회 마무리로 강길부 의원은 "과학 프로젝트가 한국은 잘 안된다. 오늘 토론을 모두 녹음하였다. 1년 17조원이 줄줄 새고 있다. 17조원의 내용을 모르면 되겠나? 대명천지에 17원을 대학별로 나눠먹기 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되나? 모두 녹음하여 실질적으로 챙겨나가겠다."면서 모두를 질책하기도 하였다.

강길부 의원. 토론의 마무리 발언으로 "17조원이 줄줄 샌다."고 지적하면서 산학협력을 실질적으로 챙겨나가겠다고 하였다. ⓒ 권순진


토론이 끝나고 기념촬영을 하는 참석자들은 그래도 모두가 활짝 웃는다. 치열한 토론과 질책 속에서 뭐가 그리도 좋은지......

토론참석자들의 기념촬영. 나눠먹기와 세금 말아먹는 기념사진? ⓒ 권순진


토론에 참석하여 느낀 점 몇 마디를 덧붙인다.  산학협력은 제도로 성숙된지 오래 되었고, 이제는 생명 주기상의 노화상태인 것 같다. 전면적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국가의 멸망에 기여할 것 같은 위기의식을 느낀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발제자가 예로 든 독일의 사례만 해도 어리둥절함을 느꼈다. 이스라엘은 영국/독일/프랑스를 합친 것 보다도 더 많은 창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은 인구 8,189만명이지만, 이스라엘은 독일의 1/10도 안되는 인구 수로 미국 나스닥을 장악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해야 될 모델이 독일인가?하고 의문이 간다.

토론에 나선 정부의 주요 관리들도 안이하기는 매 마찬가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산학협력의 시발점에서부터 필요성을 다시 진단하여야 할 것이다. 필요성과 현재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원인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후속 대책과 개선안은 모두가 공염불이요 세금낭비 유발의 주범이 될 수 밖에 없다.

산학협력에 대한 토론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국가발전의 근간이 되도록 대수술이 절실하다. 17조원이면 무상급식도 노인들 연금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국민혈세다. 세금이 줄줄새고 있으니, 경제성장의 신성장 동력을 못 찾고 몇 년 째 공회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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