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기도유감

검토 완료

김홍식(jinoossi)등록 2013.10.09 23:33
나는 71년도부터니까 44냔쩨 가톨릭 신자다. 그런데 미사 때마다 나는 항상 성가 <주님의 기도>에서 다르게 부른다. 가사를 다르게 부른다는 뜻이다. 성가를 부를 때마다 나는 성가의 문장이 이상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문장에 주체와 서술어가 어울리지를 않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나는 한국천주교주교협의회에 메일로 알리고 검토해 주기를 요청한 것이 한 3년 된다. 그런데 답도 없었고 비공식으로 사무를 보는 분이 문제가 전혀 없었다는 회의 내용이 있었다는 성의 없는 메일을, 독촉해서야 겨우 받았을 뿐이다. 그래서 아는 이를 문제 삼기로 한 거다.

우선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과   <성경>의 <주님의 기도> 내용을 비교해 보겠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8.1.20

가톨릭성가집 318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9.9.3

공동번역(주석성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 이루어지게 하소서. 성요셉출판사 1996.8.20

성경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05.9.20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의 <주님의 기도>은 한 마디로 우리말의 어법체계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 기도문이 우리의 어법에 맞지 않음으로 해서 넓게는 국인 전체에게, 좁게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잘못된 어법체계를 알게 모르게 가르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말의 어법체계로 보면 기도문의 전반부는 비문(非文)이어서, 규범문법(학교문법)에서 가장 꺼리는 엉터리 문장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심각하게 검토해서 하루 빨리 바로잡아야 할 사항이다.

<주님의 기도>는 기도문인 만큼 우리의 주님이신 하느님께 청원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청원의 대상은 주님인 하느님인데 하느님을 공경해야 한다는 지나친 생각이 다음과 같은 어법상의 잘못을 저지르게 한 것이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는 청원의 대상이고,
다음에 연결된 네 문장의 주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주어에 연결되는 서술어가 잘못되어 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빛나시며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오시며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루어지소서!.
이는 어떻게 된 일인지 성경에는 올바르게 되어 있는 것이, (누구의 잘못인지) 유독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발행하는 곳에서만 그렇게 변해서(미사통상문, 가톨릭성가, 가톨릭기도서) 주어와 술어의 연결이 우리말의 어법을 벗어나고 있다.

이를 성경의 번역문을 보면 제대로 된 표현이 되어 어법에 맞다.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혹자는 이렇게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기도문 전반부의 주어는 하느님이 아니라, '이름이, 나라가, 뜻이'라고.
이들을 주어라고 하면, 이번에는 전반부 전체의 글 구조가 청원의 내용이 없는 괴상망칙한 기도문으로 변해 버린다. 따라서 이들 셋이 주어라고 하는 주장은 성립될 수가 없는 것이고, 또 이 억지 주장을 백 번 양보해서 인정한다 해도, 다음과 같은 모순이 생긴다.

'이름이, 나라가, 뜻이', 이들 셋은 신격이나 인격체가 아니기 때문에 신격이나 인격체에만 붙일 수 있는 선어말어미, '시'를 붙일 수가 없는데도 시를 붙여서 우스꽝스런 문장을 만들고 말았다. (빛나시며, 오시며)

이런 가톨릭기도문의 잘못으로 인한 우리말의 잘못된 사용을 부추기는 일을 하루 빨리 시정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이런 잘못의 용인이 무의식 속에 심어져 숱한 언어의 혼탁을 가져오는 것이니 만큼 하루 빨리 고쳐졌으면 한다. 첫 공휴일인 한글날을 맞으면서 우리말의 올바른 사용에 조그만 보탬이 되고자 이 기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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