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의 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 초 나는 새해를 맞아 몇 가지 계획을 세웠다.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했던 새해 목표 중 하나는 '영어 실력 늘리기'였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모여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지만 주제는 주로 일상생활에 한정되었고 잘못된 표현을 교정받기엔 적절하지 않은 분위기 탓에 내가 정확한 표현을 구사하는지, 실력이 늘고 있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늘 남아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는 '토스트 마스터즈(Toastmasters)'라는 모임을 알게 되었다. 토스트 마스터즈는 1924년에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현재 122개국에 14,350개 모임이 개설되어 있으며 회원 수는 약 292,000명이다. 한국에는 46개의 모임이 있으며 그 중 24개가 서울에서 열린다. 토스트마스터즈의 가장 큰 특징은 발표 능력을 체계적으로 기를 수 있다는 점이다. 토스트마스터즈의 모든 모임은 주제를 가지고 있으며, 크게 즉흥적인 발표, 준비된 발표, 그에 대한 평가로 나뉘어 진행된다. 즉흥적인 발표는 주제와 연관되어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상황 대처 능력과 판단력을 높일 수 있다. 준비된 발표의 경우 10단계로 구성된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각 단계 별로 자기소개, 생각 조직화하기 등의 목표가 설정되어 있다. 따라서 자신의 페이스에 따라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매력이 있다.또한 토스트마스터즈는 참여도에 따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구조다. 모임의 전반을 이끄는 토스트마스터즈에서부터 발표자, 발표의 효율성을 돕는 Ah counter, Timer, Grammarian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이 있다. 이를 통해 말하기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리더십도 동시에 함양할 수 있다. Ah counter는 'Um', 'You know' 등과 같이 불필요한 단어를 쓴 횟수를 체크하고, Timer는 정해진 발표 시간을 준수하는지를 체크한다. Grammarian는 발표자들이 사용한 표현들 중 좋은 표현을 골라 칭찬하고, 문법 오류를 지적해준다. 각 발표 후에는 평가자가 발표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하며 이를 통해 발표자가 추후에 더 나은 발표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불어 모든 멤버들이 평가지에 각 발표에 대한 피드백을 작성해 모임이 끝난 후 발표자에게 전해준다. 이 과정은 발표자뿐만 아니라 평가자, 그 외 멤버들이 청중들 앞에서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는 방법, 청중들의 이목을 이끄는 방법 등과 같이 효율적인 발표 방식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같이 모임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개개인의 성장을 돕는데 적극적으로 기여한다.■ 직접 참여해보니…지난 8일 금요일, HP 빌딩에서 열린 여의도 토스트마스터즈 모임에 참여했다. 이번 모임은 353번째 모임으로 모임의 주제는 'Encounter'였다. 모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처음 참석한 게스트들의 간단한 자기소개 시간이 있었다. 뜨거운 환영 이후 진행자인 토스트마스터즈는 자신이 선정한 주제의 의도를 소개했고 이어 Ah counter, Timer, Grammarian의 역할 소개가 있었다. 모임은 주제와 관련된 즉흥적인 발표가 진행되는 Table topic,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에 기반한 준비된 발표, 평가 코너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Table topic 코너에서는 주제인 'Encounter'와 관련해 첫사랑을 만나게 된 경험, 특이한 사람들을 만나본 경험 등과 같은 질문이 무작위로 청중들에게 주어졌다. 갑자기 이름이 불려 나가는 까닭에 대부분의 사람들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발표자가 나오고 들어갈 때마다 뜨거운 박수가 쏟아져 발표자가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준비된 발표 코너에서는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에 따른 발표가 있었다. 10단계로 이뤄진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을 따라 1단계인 '자기소개'를 이제 막 시작한 사람도, 8단계인 '시각 자료에 익숙해지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평가 코너에서는 발표자의 언어적 요소뿐만 아니라 비언어적 요소적인 부분에 대한 피드백이 이뤄졌다. 발표에서 좋았던 점과 부족했던 점을 지적함으로써 이후에 더 나은 발표를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각각의 코너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인 사람에게 간단한 상을 시상하고 모임은 끝이 났다. 이어 10일 일요일에는 신촌역 근처에 모임 공간에서 열린 종로 토스트마스터즈 모임에 참여했다. 여의도 토스트마스터즈에 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다른 모임에도 가볼 것을 권유했다. 사람 사이에 궁합이 있듯이 모임과도 궁합이 맞아야 오래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직장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의도 토스트 마스터즈와 달리 종로는 학생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반적인 진행 틀은 비슷했지만 종로 토스트마스터만의 특별한 코너가 있었다. 바로 Oprah Master와 멘토 제도였다. Oprah Master는 새로 온 게스트들을 무대 앞으로 초대해 진행자와 짧고 편안한 대화를 하는 코너였다. 예를 들면 맥주와 와인 중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버스와 전철 중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등을 묻고 답하는 코너였다. 이를 통해 게스트들을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그들이 모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멘토 제도는 새로 가입한 멤버들을 대상으로 모임 적응과 발표 준비 과정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되었다. 위와 같이 여의도 토스트마스터즈는 휴일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금요일 밤에, 종로 토스트마스터즈는 휴일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에 모임이 있었다. 왜 그들은 휴일의 시작과 끝을 반납하고 한 곳에 모여 있는 걸까? 그 해답은 그들의 눈빛에서 찾을 수 있었다. 휴일은 꼭 신나게 놀고 편히 쉬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모임에 참가한 사람들의 눈에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 차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집 근처에 있는 토스터마스터즈가 궁금하다면 http://reports.toastmasters.org/findaclub/ 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원하는 요일, 시간, 위치에 따른 검색이 가능하다. #토스트마스터즈 #여의도 토스트마스터즈 #종로 토스트마스터즈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