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베, 과연 폐지만이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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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jhk2100)등록 2013.11.14 11:13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의 폐지논란이 아직 사그러들지않고있다. 일베는 본래 또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이하 '디시')에서 파생한 사이트로서 디시의 글 중 댓글 수가 많거나 추천이 많은 글들을 한 곳에서 보기위하여 만든 정말 '저장소'와 같은 곳이었다.

그런데 2012년 대선을 거치면서 보수의 정치색을 띠더니 점점 그 정도가 심해 일본의 극우 단체와 비등할 정도로 일탈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베에는 이제 역사왜곡, 여성비하 및 지역감정 유발 등의 반사회적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이런 일베를 폐지하자는 주장도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일베의 잘못된 모습이 어린이들을 비롯한 사회에 영향을 주는 것을 더 이상 지켜 볼 수 없으며, 무한정 허용되었던 인터넷 상의 표현의 자유에도 제제를 가할 때라고 말하면서  이는 곧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은 표현의 자유를 제 자리로 돌려놓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과연 일베의 폭주를 막는 모범답안이 '폐지'일까?

일단, 일베유저들이 왜 저런 반 사회적인 글을 쓰는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일베 회원들을 조사한 결과 흥미로웠던 부분은 회원들의 사회적 위치가 굉장히 극과 극 이라는 것이다. 사회적 엘리트인 사람도 많지만 경제적으로 힘들고 학력이 짧은 사람들도 그에 비례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사회적 박탈감에 의해, 현 사회에서는 통용될 수 없는 반 사회적인 글들을 게시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엘리트 층은 경제적으로 부유한데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허탈감을 갖고있고, 사회적으로 받는 기대를 사이버 상에서라도 저버리고 싶은것이다. 반면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와 유리된 사람들은 그것에서 비롯된 개인적 울분을 반 사회적인 글의 게시를 통해서 사이버 상에서 풀고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일베를 국가가 나서서 폐지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사람들은 악에 받쳐서 제 2의 일베, 제 3의 일베를 만들게 될 것이다. 사이트의 ip주소만 해외로 해 놓으면 한국의 법 망을 빠져나가는 건 쉬운일이니까.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이 역시 표현의 자유이다. 국가가 나서서 사이트를 폐지시킨 선례가 생겨버린다면 이것이 악용될 수 있다. 정도의 차이라는 것은 굉장히 섬세하고 미세하다. 그 정도를 어떻게 활자로 봉인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터넷이 생겨나고 5천만의 인구 중 4천만이 인터넷을 쓸 정도로 대한민국의 인터넷은 발달했다. 그러는 동안에 사이버 상의 윤리 문제가 곪을 대로 곪은 것 같다. 지금 이 시점에서 인터넷 윤리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공감을 하는 바이나, 그 방법에 있어서 사이트 폐지와 같은 방법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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