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6일 박근혜 대통령은 불통 이미지를 일신하겠다며 신년 기자회견에 나섰다. 그러나 ... ⓒ 박성식
만만한 국민 여러분,
2014년 갑오년(甲午年) 나의 집권 2년 차가 시작되는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 여러분 가정의 건강과 축복은 내 손에 달려있다는 걸 안다면 알아서들 기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경제가 어렵다는 핑계로 노동자들을 쥐어짜서라도 자본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도록 새 정부는 밤낮으로 고민하고, 최선을 다했던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점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신뢰를 보내주신 보수적인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60년 만에 돌아온 청마의 해인 올해에는 대한민국 국민을 경주마로 만들어 경제도약을 이루고 우리 기업에 착취의 활력이 흘러 도약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해 나가겠습니다.
나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나는 올해 기업인 여러분이 성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노동자 쪼기의 혁신과 재도약을 위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세우고 성공적으로 이끌어서 부자행복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나아가 부자행복시대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남북분단을 최대한 활용해 좌파 관리비용을 줄이고, 나의 입으로부터 한반도의 의견이 통일되는 시대를 열기 위한 기반구축을 해 나가겠습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3대 추진 전략을 중심으로 실천해 갈 것입니다.
첫째, 우리 사회에 만연한 복지요구 관행을 무력화하는 개혁을 통해서 착취기초가 튼튼한 자본주의를 만들겠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밑천을 댄 적도 없는 인간들의 비정상적인 복지요구가 너무나 많이 쌓여왔습니다. 원전비리는 딴 얘기지만, 비리근절을 빌미로 권력의 말은 안 듣고 국민복지만 앞세우는 공 공부문 세력을 족치겠습니다. 자본의 성장을 도외시한 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습니다. 꼭 필요한 분들에게 지원되어야 할 정부보조금이 갖가지 부정수급 수법으로 줄줄 새나가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선전합시다.
이런 핑계로 복지요구를 바로잡고, 기초가 튼튼한 사업기반을 만들기 위해 공공기관 지배와 재정·세제 등에서 이윤원칙이 바로 선 무한 경쟁체제를 추진할 것입니다.
먼저 낙하산부대 투입이 용의한 공공부문부터 시작해 나갈 것입니다.
공공기관의 부채문제를 과장하고 강조하면 국민들은 잠자코 있을 것입니다. 기업만의 잘못이 아니라 정부정책을 떠맡아서 부채가 늘어난 부분도 있지만, 이건 노무현과 이명박씨에게 책임을 돌리면 됩니다.
수자원공사의 경우,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부의 재정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수공에게 자체 재원으로 추진하도록 해서, 부채규모가 급증하고 경영이 급속히 악화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정부나 공공기관의 책임을 줄이고 해당 사업의 노동비용 축소나 국민의 비용지불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도록 하겠습니다.
공기업의 방만ㆍ편법 경영의 문제를 부풀려서 지속적으로 선전합시다. 경영부실, 과도한 성과급과 복리후생비로 자기식구만 챙기고 있다고 궁민들에게 알립시다. 원전비리에서 보듯이 부품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했는데도 그대로 설치해서 국민 안전을 크게 저해하고, 지난 여름 무더위에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와 고통을 주었냐고 하면 쉽게 속일 수 있습니다. 또 코레일은 물론 많은 공공기관에서 효율성과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방만 경영이 만연하고 고용세습까지 젖어있다고 하면 능력은 없고 시기심만 많은 궁민들이 발끈해 정부에 동조할 것입니다.
이런 여론몰이는 역대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추진했지만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또다시 그 전철을 되풀이해서 자본가분들께 부담을 지우고, 재벌성장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번 철도민영화와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올해 공공부문의 돈벌이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두 번째, 창조적 쥐어짜기 경제와 역동적인 희생경제를 만들겠습니다.
지난해에는 범부처적으로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수립했고, 우리 경제를 창조경제로 확실하게 전환시키고자, 벤처창업 투자를 강제하고 온라인 창조경제타운도 만들었습니다. 돈을 날리든 말든 희생자가 속출하든 말든 그건 차후 문제입니다.
일단 저지르고 봅시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치해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국민이면 모조리 정부와 자본의 관리 아래 창업하도록 부추깁시다.
그 후에 거대기업들이 아이디어와 성과를 빼먹는 것은 이미 시스템으로 정착됐으니 우리 회장님들이 마다할 일이 아닙니다.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대기업이 정부와 함께 하는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을 곧 발족해서 민간재벌의 주도아래 창조적 먹이사슬 경제를 이끌어갈 것입니다. 실업에 지쳐 있으니 단시간 일자리라도 만들어주면 착취적 먹이사슬에 대한 불만도 사라질 것입니다. 농업과 문화 등 기존산업에 과학기술과 ICT를 융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창조경제 비타민 프로젝트」를 확대해서 산업현장에서 직접 융합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하는데 이건 저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에너지 환경분야는 미래에도 자본의 지배력과 부의 독점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투자처입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문제도 창의적인 꼼수만 있으면, 거꾸로 새로운 돈 벌이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각 지역에서부터 전기 생산과 판매를 할 수 있는 에너지민영화지역 즉, '친자본에너지 타운'을 만들 것입니다. 금년 중에 3, 4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해 성공사례를 만들고, 지자체를 압박해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그래서 안정적인 에너지 돈 벌이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세 번째, 내수를 활성화해서 자본이 안팎으로 돈 벌수 있는 경제를 만들겠습니다.
기존의 제조업 중심의 수출만으로는 임금노예를 더 늘리기가 어렵고,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이 자명해졌습니다. 이제 중소 자본가들에게도 투자를 늘리도록 특혜를 주고, 내수를 통해 투자금액의 수십 배를 챙겨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노동력을 빼먹기 쉽고, 특히 청년이 선호하는 보건‧의료와 교육,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 등 5대 유망 돈 벌이산업을 집중 육성할 것입니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성장촉진을 돕기 위해서는 성장단계별로 노무관리의 짜증을 해소해주고, 자금, 세제 등 기업 특성에 따라 맞춤형 특혜를 줘서 쉽게 돈 벌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증가율이 대기업을 앞섰고, 수출품목도 다변화 되는 등 수출의 질적인 내용이 견실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전체 경제의 규모로 봐선 말이 그렇단 얘기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중소기업 육성회장 박근혜라는 생색이라도 내려면 해외시장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면서 수출 전 과정에 걸쳐 상담하는 척, 립 서비스라도 제공해야 합니다.
협력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공동으로 해외 동반 진출한다는 말 자체가 비현실적이지만,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중소기업의 신시장 진출도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정부로서 말이라도 해야겠습니다. 또한, 해외건설ㆍ플랜트 등을 수출하는데 맞춤형 금융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해서 불노소득의 대명사인 금융이 더 돈을 벌도록 할 생각인데, 빚은 각 기업이 알아서 해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내수활성화에 있어서는 국민의 호주머니를 터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돈 벌이의 가장 큰 장벽인 공공성 규제부터 풀어야 합니다.
올해 투자관련 규제를 백지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하여 우리 자본가분들에게도 필요한 규제가 아니면 모두 풀겠습니다. 규제총량제를 도입하고, 이는 책임지고 내가 직접 챙겨드리겠습니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 등 5대 유망 돈 벌이 업종에 대해서는 업종별로 관련부처 합동 TF를 만들어 이미 발표한 돈 벌이 자유화 정부대책을 신속하게 이행하고, 인허가부터 실제 투자실행에 이르기까지 투자자들이 한 방에 돈 냄새를 맡으실 수 있도록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앞으로 착취혁신 3개년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3년 후 우리가 지배하는 경제의 모습은 잠재착취율이 4% 수준으로 높아질 것입니다. 1인당 사이버 국민소득은 3만 불을 넘어 4만불 시대를 바라보게 됐다고 선전하면 국민들은 등골 빠지는 줄 모르고 좋아라 할 것입니다. 고용률 70%요? 만만한 청년, 여성들에게 단시간 일자리나 쥐어주면 꿩 먹고 알 머고 아닐까요.
나를 존경해야 할 국민 여러분,
올해 국정 운영에 있어 또 하나의 핵심과제는 메카시즘 종북몰이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지금 남북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종북몰이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작년에 우리는 북한의 3차 핵실험을 대대적으로 선전했고, 전쟁 위협도 부추겼습니다. 개성공단을 폐쇄시켜 위기를 체감케 했으며, 귀찮은 이산가족 상봉도 쫑냈습니다. 그리고 최근 방송과 언론이 장성택 처형을 대대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보수층의 환각은 우리도 예측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이면 분단을 우려먹은 지 70년이 됩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의 반공정신이 세계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대립과 전쟁위협, 핵위협을 더욱 새롭게 부추겨 한반도 위기론을 증폭시켜야만 하고, 그것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야 합니다. 좌파들의 평화통일론에 맞서 핵심적으로 북핵문제를 물고 늘어져야 합니다. 북한의 핵개발은 세계 여론도 동원할 수 있는 꽃놀이 패입니다.
정부는 주변 패권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북한 핵 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하고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명분으로 북을 고립시켜야 합니다. 고립에 지친 북한이 만에 하나 비핵화를 실현하고 개방하기라도 한다면, 이를 기회로 우리와 우방국의 초국적 자본은 동북아를 무대로 대박 돈 벌이에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의도를 은폐하기 위해서 우리는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까지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올해부터라도 생색날 정도만 인도적 지원을 하고, 보수진영 선수들의 삐라 뿌리기 등 민간교류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작년에 이산가족 상봉을 나흘 앞두고 갑자기 취소된 것도 다 민간의 문제로 떠넘겨야 했는데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나도 양심은 있습니다.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은 우리에게 해로울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번 설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 얘기나 꺼내서, 국민의 호감을 사고 봅시다. 그렇게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장악해 'DMZ 테마파크'도 건설하여 돈 벌이의 장벽을 허물고, '유라시아 철도'까지 연결한다면 통일을 통한 대박 돈 벌이 기반은 더욱 가까워 질 것입니다.
존경하는 1% 국민 여러분,
정부는 궁민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쪼는데 모든 초점을 맞추고 정권행복과 기업발전이 선순환 하도록 국정을 주무를 것입니다. 특히 세대별로 겪고 있는 입시, 취업, 주거, 보육, 노후 등 5대 불안 해소를 핑계로 온갖 꼼수를 짜내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민 개개인의 역량을 쪽 빨아 먹을 수 있는 흡혈환경을 만들기 위해 초중고생 때부터 무한경쟁에 빠뜨리고, 허황된 창업교육을 확대하여 대학생들을 경제동물로 만들며, 착취단절 여성, 은퇴자들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여러분들에게 충분히 제공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1% 국민 여러분,
저는 앞으로 여러분들의 탐욕과 권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더 다이나믹하게 각계각층 궁민의 목줄을 쥐고 흔들겠습니다. 지금 세계 패권 각국은 인류를 지배할 큰 호연지기를 키우고 있고, 우리도 그 경쟁에 동참하고 선도해 가야 합니다. 올해 우리가 추진하는 새로운 음모와 도발의 길은 대한민국 1%의 미래와 번영을 위한 전진입니다.
1% 여러분! 세계 속에서 최강 한국부자들을 만들어 가기 위해, 1% 여러분께서 성공적인 부의 독점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혼신의 힘을 다해 1% 국민이 행복하고 착취의 활력이 넘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4. 1. 6.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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