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위한 절대적 선제 행동

"북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남한에게 있다"는 의사를 외교적으로 분명히 해야

검토 완료

윤성진(gragory)등록 2014.01.19 15:36
최근 아베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기로 외교 정책에서 별 차별성을 느낄 수 없었던 미국 언론들이 서서히 관점의 분화가 일어나고 있는 느낌이다. 사실 이미 존재했던 간극이었다. 다만, 구체적이고 강하게 표현하지 않아왔던 것 뿐이다.

이유는 오바마 행정부의 소위 "아시안 피벗" 정책의 개념이 상당히 모호했기 때문이다. 중국을 봉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이해를 주로 했던 보수적 매체들, 태평양 아시아 지역의 번영을 유도하겠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이해했던 진보적 매체들 모두 지켜보며 기교적인 부분만을 다뤘던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 사건이 터졌다. 아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그리고 여기에 불을 지른 사건 하나가 더 있다. 게이츠 전 국방 장관의 자서전 발간이었다.

공화당 출신이면서 합리적 보수로써 존경받던 그가 졸지에 포린 폴리쉬 표현을 빌리면 "명성을 송두리째 걷어찰 모양"이라는 비난까지 감수하며 발간한 책 내용에는 논란을 넘어 도대체 제정신으로 쓴 거 맞냐는 비아냥까지 들어있다.

관련 사항은 블로그에 자세히 다룰 계획이다. 다만 이 밤에 한가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다. 바로 우리의 '통일'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아베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행위를 놓고, 대표적 보수 성향 잡지인 "포린어페어"는 큰 맥락에서 문제될게 없다는 말투다. 반대로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중도와 진보 성향 언론들은 대대적으로 근본적 문제를 끄집어 내기 시작했다.

도대체 "아시안 피벗"은 "중국 봉쇄"냐 "중국과의 상생"이냐?

중국 봉쇄라면, 아베의 질주가 아시아 국가들을 긴장 속으로 몰아 넣더라도 미국의 안보 강화에 협력하는 정책을 유지하는한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 보수적 시각의 근저다.

반대로, 아베의 참배가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을 등지게 만드는 건, 중국과의 공존을 모색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정 부분 미국의 영향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려는 계획에 오히려 장기적으로 해악과 붕괴를 초래할 거란 충고. 이게 중도-진보적 견해다.

자 그럼, 이 밤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냐?

미국도 결정적으로 중요한 부분에서 여론이 갈리고 있다는 징후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심할 경우 중대 결정을 미루거나 하지 못할 상황이 자주 발생할 위험마저 있다는 뜻이다.

북한에 급변 사태가 발생할 경우, 보수적 견해론 중국이 북한 지역에 개입하는 걸 허용하지 못할 거다. 반대로 현실적으로 중국의 군사 행동을 저지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서면, 일종의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봉쇄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위적 국경 협상에 돌입할 준비도 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중도-진보적 접근이 정책에 반영되면, 미국과 중국이 현실적으로 개입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결국은 한국이 일차적 권리가 있는 국가라는 점이 부각될 수 있다. 이유는 한국의 통일이 북한핵과 같은 불안 요소를 제거하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국의 입장이 중요한 거다. 한국의 전략이 정권과 관계 없이 정리되어야만 한다. 상식적인 이야기이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거다.

보수적 견해가 대-한반도 정책에서 현실화되지 못하게 만들려면 한국이 독립적이고 당당한 시그널을 단호하게 보낼 전략과 외교적 다이나믹스가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려면, 외교-안보에 있어서 논의가 활발해야 하고 당국자들이 존재감이 있어야 한다.

정부 내에서만 있어서도 안 된다. 정치권과 방송이 이런 장을 열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

민주주의는 대통령 제대로 뽑는 거에서만 멈추지 않는다. 우리의 생존을 위한 외교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토대도 된다. 대통령 입만 보고, 정치적 판단으로 좌우되는 외교-안보는 굉장히 위험하다.

미국이 보수적 견해를 선택하느냐, 합리적 방향으로 정책을 세우느냐는 한국 정부가 제공할 수 있다. 적어도 한반도 문제에서는 말이다. 아직 미국은 토론 중이다. 이 토론에서 한국 변수는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다. 심각하다. 한국 정부가 어떤 입장인지 강력하다면, 이 논의에서 우리의 의사는 분명하게 반영될 거다.

현재 한국 대통령이란 작자가 통일과 관련해, 외국 언론과 나누는 견해가 상당히 위태롭다. 정말 이러면 안 된다.

"통일은 대박"이란 경박을 떨기 전에, "북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남한에게 있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는게 먼저다. 그리고 그런 맥락으로 인터뷰도 하고, 물론 전략적 준비도 치밀하게 짜야 한다.

지금 할 말은, "북한과 남한은 원래 하나의 국가였다!"이다.

북한과 남한은 원래 하나의 국가!

남한에게 북한에 대한 모든 권리와 책임이 있다는 강력한 시그널이 필요한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표현한 “통일은 대박”이란 발언. 그리고 이어지는 외신과의 인터뷰를 보면서 위험한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그래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우리 상황을 바라볼 필요, 즉 외부의 시선과 힘에 대한 객관적 인식을 좀 촉구하고 싶었다. 계속 관련 글을 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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