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안전한가?

외교적 관점과 전망으로써의 '소치 올림픽'

검토 완료

윤성진(gragory)등록 2014.01.19 18:25


"정치 지도자들은 국제 문제에 시선을 두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이 국내 문제에서 유약하고 힘이 없다고 느낄 때 말이죠. 그리고 제 생각엔 지금까지 (러시아가 외교 문제에서 성과를 내던) 일이 벌어져 왔던 게 바로 이런 거란 말이죠." 마크 갈레오티, 뉴욕대학 교수이자 러시아 안보 정책에 대한 전문가의 말이다. "푸틴은 외부에선 승전보를 울려 왔을진 모르겠어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건 그가 국내 정치를 진짜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반대 세력(혹은 야당)을 어떻게 대할지 전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러시아를 드리우고 있는 경제 문제에 대한 장기적 해법도 어떻게 만들어 낼지 모르고 있습니다"
RFE, 2014, 1. 1


오바마는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야 하나?

오늘 미국 공화당 출신 대통령 여러 명의 보좌관을 역임했던 "Patrick J. Buchanan"이 자신이 운영하던 공식 홈페이지에 "Obama should go to Sochi 오바마는 소치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야"란 제목의 꽤 신선한 주장을 올렸다.

미국은 현재 러시아와 협력해 시리아의 화학 무기를 처리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러시아와의 협력은 북한을 다루는데 있어서 그리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 방지를 위한 협상과 유지를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의 논점은 그 방향만 놓고 본다면 꽤 설득력 있다. 심지어 어느 정도 옳은 지적이기까지 하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 문제를 다루는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각은 한국 입장에서 깊게 새겨들어야 할 관점이다.

그는 과거 냉전 시절 미국 대통령들이 구-소련 지도자들이 억압적이고 심지어 폭력적인 행태를 목격하고도, 대화 채널과 소위 '포용 정책'을 강화하는 시도를 끊임없이 해 왔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정리하면,

1) 국제 문제에서 더욱 중요해질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에 절호의 기회라는 점.
2) 러시아 민주주의를 위해 취하는 고립 정책은 어리석다는 점.

어떤가? 설득력이 있나?

그는 이런 논지를 바탕으로 현재 서방 (언론)의 보이콧 주장과 분위기를 비난했다. 그의 주장과 관점엔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분명 들어 있다. 하지만 그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사항도 있다. 다음과 같다.

1) 소치 올림픽 자체의 안전 문제를 소홀히 다뤘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구체적인 제안이 전혀 없었다. 한마디로, 시급하게 부상한 현실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지금으로썬 없다는 걸 스스로 노출한 셈이다.

2)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일종의 퍼포먼스가 과연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와 '러시아내 민주주의'를 위한 포용 정책과 얼마나 상관 관계가 있을지 논리가 부족했다. 다만, 냉전 시대 대통령들의 예를 투박하게 비교했을 뿐이다. 차라리, "챔퍼래인 Arthur Neville Chamberlain" 전 영국 총리와 히틀러의 예가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Buchanan의 주장은 거시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선 옳을지 모르지만, 정책의 실행 단계로 접어들어 결정을 해야 할 일종의 미시적 측면에선 정확하지 못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특별히, 그가 놓친 1) '올림픽 자체의 안전 사안들'과 관련된 문제은 치명적이다. 설사 2) '외교적 유익'의 논지가 아주 중요하고 효과적이라 해도, 1)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그의 주장을 그냥 덮으면 될까? 보수 공화당 출신이 제기하는 일종의 '외교적 포용주의'에서의 결점은 사실 더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에서 결함을 들어낸다.

"적이 될 수 있는 까다로운 상대를 몰아붙이지 말고 대화와 공통점을 찾아 우리 편으로 만들자"는 외교적 해법은 큰 방향에선 동의한다. 그 상대가 푸틴일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미국이 현재, '외교적 포용 정책으로 삼아야 할 시급한 대상이 과연 '러시아'인가?'라는 질문에 들어가면 Buchanan 주장의 진짜 문제점이 들어난다는 말이다.

Buchanan은 '이란과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도 러시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푸틴'과 협력하라고? 그 문제 때문에?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되나? 그럼 질문을 바꾸겠다.

푸틴과 협력할 포용이라면, 왜, 어째서 이란의 대통령과는, 북한의 지도자와는 대화할 수 없을까? 진짜 포용 정책이 되려면, 그리고 그 포용 정책이 위험을 극복하고 새로운 차원의 외교적 성과를 쟁취해 돌파구를 열게 하려면, 진짜 적을 직면해야 한다.

그의 포용 정책 상대는 개념부터 잘못 출발했다. 만약 동유럽 문제라던지, NATO와 EU의 전략을 놓고'푸틴'과의 포용 정책을 논했다면 그의 포인트는 정확했다고 평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시리아와 이란 그리고 북한 문제를 지목했다.

또 다른 핵심 결함과 문제는 다음의 "REF(자유 유럽 라디오 방송)"가 대신 설명한다.

2. 러시아는 포용의 대상이 아니라, 혁신의 현장이 되어야.

"정치 지도자들은 국제 문제에 시선을 두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이 국내 문제에서 유약하고 힘이 없다고 느낄 때 말이죠. 그리고 제 생각엔 지금까지 (러시아가 외교 문제에서 성과를 내던) 일이 벌어져 왔던 게 바로 이런 거란 말이죠." 마크 갈레오티, 뉴욕대학 교수이자 러시아 안보 정책에 대한 전문가의 말이다. "푸틴은 외부에선 승전보를 울려 왔을진 모르겠어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건 그가 국내 정치를 진짜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반대 세력(혹은 야당)을 어떻게 대할지 전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러시아를 드리우고 있는 경제 문제에 대한 장기적 해법도 어떻게 만들어 낼지 모르고 있습니다"

RFE, 2014, 1. 1


푸틴의 외교 정책 동기가 외교가 아닌, 국내 문제였단 말이다. 국제 사회가 외교적 시각에서 접근할 때, 푸틴은 그걸 국내 문제에 이용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는 뜻이다. 물론 그렇다 해도, 국제 사회의 이익에 부합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게만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데 문제가 심각한 거다.

그 동안 러시아 외교의 성과(실제 미국을 당혹스럽게 할 정도의 솜씨를 보여 주었다)는 '구-소련의 부활'이라는 환상을 러시아 국민들에게 심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더 그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이번 볼고그라드 테러가 환상을 깨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시 Buchanan의 논지로 돌아가 보자. 결국 국제 관계의 협력을 위해, 푸틴과의 대화를 강화하고, 또 그를 위해 이번 소치 올림픽을 이용하라고 주문하는 주장은 일면 설득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분명 잘못된 주장이란 거다.

1) 러시아 자신을 위해서도, 2) 미래 러시아와 국제 사회의 협력을 위해서도, 3) 동북아의 새로운 돌파구를 위해서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대하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진통제가 아닌 항생제 처방을 선택해야 한다.

볼고그라드 테러를 겪고도 국제 사회가 러시아 내 민주주의와 체첸 등 상황에 침묵한다면, 소치 올림픽 이후 러시아는 더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본인의 예상대로 올림픽 기간 중 테러가 발생한다면, 푸틴은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할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해법은 소치 올림픽에 대한 보이콧이다. 현실적으로 한 달여 남은 올림픽을 못열게 할 수 없다면, 적어도 올림픽 기간을 Buchanan식 '유사 포용 정책'의 장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러시아 인권과 자치 공화국 문제를 제기하고 공론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런 행동들은 푸틴에겐 위기를 선사해서, 단기적으론 러시아를 혼란으로 빠드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러시아가 겪게 될지 모를 위기보다는 훨씬 약이 될 선택이 될 거다.

오히려, 올림픽 기간 중 푸틴이 맞닥뜨릴 곤혹스런 상황은, 푸틴으로 하여금 국제 문제에 좀더 현명하게 대응하도록 적어도 압박을 주는 효과마저 가져 올 수 있다.

덧붙이자면, 요 며칠 간, 본인의 강경한 동계올림픽 거부 주장에 몇몇 사람들이 '러시아가 미운 거냐?'는 질문마저 해 왔다.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정반대란 사실을 알게 될 줄 믿는다.

자, 정리하자.

러시아는 동북아 문제에 있어서도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 국가다. 러시아가 정상화되고 민주화된 국내 기반을 바탕으로 선보이는 올바른 외교 노선은 한국, 더 나아가 통일 한반도에 결정적 돌파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전제가 있다. 러시아가 진짜 민주주의로 나가는 것. 구-소련의 잔재를 본격적으로 벗어내고, 과거 재정 러시아의 관습도 타파하는 길로 들어설 때 말이다.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미래 한국과 동북아의 운명에 아주 중요한 시점이다.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보이콧은 아직 유효하다.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은 안전한가?

덧붙이는 글 러시아는 중국 봉쇄쪽으로 방향이 묘하게 흘러가는 미국의 ‘아시아 피벗’ 정책에서 균형자 역할을 할 유일한 국가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러시아의 민주주의는 한국 통일과 미래에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이건 현실론이다. 소치 올림픽은 러시아 민주주의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지 모른다. 이유와 전망을 담아 보았다.

본 글은 본인의 블로그(http://krakory.blog.me)에도 함께 실렸음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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