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첫 시작부터 요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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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민(minihidden)등록 2014.03.10 15:20

인천공항 자전거를 싣고~~~ ⓒ 정성민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예상치 못하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길을 헤메다 친절한 현지인들의 도움으로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하고, 곤란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도움의 손길을 만나기도 한다. 때로는 소매치기로 인해 자신의 여권과 지갑을 도둑 맞기도 하고, 때로는 다치거나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긴장감이 없는 단조로움으로 바뀐 우리의 일상의 잔잔한 수면위에 돌을 던져 파장을 일게 하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2년동안 여행을 위해 어머니와 나는 어런저런 많은 준비를 했다고 자부했지만 정작 부산에서 인천공항으로 떠나는 첫날부터 우리의 여행은 순조롭지 못했다.

출발하는 아침부터 비가 주적 주적 힘차게 내린다. 예상치 못한 비로 인해 짐들을 젖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의 손과 발은 많은 짐을 짊어지고 정신없이 움직였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타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면서 인천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하나, 둘, 셋 내리면서 세어보는데
"어...? 짐이 하나가 없네??"
큰일났다. 짐들중에 가장 중요한 자전거 용품 가방을 부산버스터미널에 놓고 온 것이다. 큰일이다. 터키 공항에 가서 자전거 조립을 못하고 이 무거운 분리된 자전거를 들고 터키에 가서 자전거 가게를 찾을 때까지 들고 다녀야한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침착하자.... 이럴때 어떻게 해야하지??'
내가 너무 당황하면 어머니도 걱정을 많이 하시니깐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지만 사실 걱정이 앞섰다.
그 때 마침 어머니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셨다.
"시간이 한시간 반 정도 있으니깐 우선 가까운 인천 시내에가서 자전거 가게를 찾아서 구해보자!"

다른 방도가 없다. 자전거 여행인데 자전거를 조립못하면 말짱 꽝이니 무작정 공황에서 인천시내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마음이 급하다. 스마트 폰을 켜고 지도 앱으로 가까운 자전거 가게를 검색한다. 사실 공항 근처에는 시내가 없기에 생각보다 멀리 왔고 자전거 가게들도 이른 오전 시간에 문을 여는데가 없었다. 첫 번째 가게는 문을 아직 열지 않았다.
'젠장...!!급한데...'
다시 지도 검색 후 겨우 찾아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사서 정말 출발하기 30분전에 겨우 도착했다.

짐을 실어야 하는데 생각지 못한 또 하나의 상황!
예전 2005년에 비행기에 자전거를 실을 때는 개인 짐 20kg만 안넘으면 추가요금이 없었는데 이제는 유료할증이 강화되면서 개인짐 무게가 초과되지 않아도 개인당 60유로씩 120유로를 자전거 짐값으로 냈다. '아~~ 피 같은 돈!' 너무 생각지도 못한 큰 돈이 나간다.

'백날 준비하면 뭐하나' 여행이라는 건 항상 우리를 급격한 물살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가서 정신 못차리게도 하고, 낙망하게도 만들며, 때로는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경외로움에 우리의 인간됨을 낮추기도 하는 것을.....
여행의 첫날부터 진이 다 빠진다. 그래도 여행을 많이 다녀본 어머니라 그런지 첫 날부터 이러한 당황스러운 사건 속에서 화를 내거나 목소리가 높아지시거나 당황해하셔서 어쩔줄 몰라하시기 보다 나보다 더 침착하신 걸 보면 새삼 또 다른 면을 보게 되었다.

tip: 외국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실려면
첫째, 자전거는 현지에서 저렴한걸로 사는걸 추천합니다. 요즘 유료할증으로 인해 추가요금이 많이 붙어서 왠만한 자전거값이상으로 지출이 소요됩니다. 한달 이상 여행하는 자전거는 20만원 미만으로 구입하시되 자전거 가방인 패니어가방을 걸 수 있는 것으로 구입하셔야 합니다. 비싸나 싸나 자전거 여행은 힘들어요.
둘째, 외국에서 버스나 기차로 이동할때 자전거를 못싣는 곳이 많아서, 접거나 분해하여 자전거 가방에 넣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미리 자전거가방과 패니어 가방을 준비해서 가시면 더 좋습니다.(외국이 패니어 가방이 더 싸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외국에서 전문샵 찾기란 그리 쉽지 않아요)
셋째, 한비야-바람의 딸 시리즈, 이시다유스케-가보기전엔 죽지마라.  이 두책은 필독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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