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한다.
이스탄불 신도시에서 아시아쪽으로 자전거로 넘어가는 방법을 몰라 우선 페리를 타고 가까운 하렘에서 출발하기 시작했다. 역시 한 나라의 수도여서인지 바다를 끼고 가는 길이 잘 포장되어 있다. 딱 이스탄불 지역까지 잘 닦여 있다. 그래도 첫날 달리는 길인데 포장길이라 무리없이 어머니도 잘 오고 계신다. 중간에 들려 마트에서 몇일동안 먹을 식량과 물을 구입했다.
시간이 흐르고 달리면 달릴수록 걱정이 앞선다. 아직 도시를 빠져 나가지 못해 텐트 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함부로 공원이나 거리에서 텐트를 칠 수가 없다. 그리고 도시이기 때문에 혹 밤에 거리를 배회하는 노숙자나 방황하는 10대 청소년들의 위험요소가 산재해 있기 때문에 아직도 도시를 벗어나지 못한 걱정이 달리는 내내 머리속에서 떠오른다.
▲ 첫야영 터키에서의 첫 텐트생활 ⓒ 정성민
그런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땅거미가 진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얼른 자리를 잡아 어둠이 오는 것을 맞이해야 한다. 걱정 가운데 달리는 도중 작은 요트들을 건조시키기 위해 방파제 위로 올려놓은 배들이 보인다. 배들 사이에 텐트를 치면 어느정도 은폐 엄폐가 될 것 같아 배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쳤다. 그리고 안심을 하고 식사를 하고 잠을 청했다.
툭 툭 툭.....!! 툭 툭 툭....!!
누가 텐트를 치는 소리에 잠을 깼다.
아까보다 더 힘차게 텐트를 친다.
탁 탁 탁.....!! 탁 탁 탁....!!
갑자기 두렵고 떨린다. 오후에 걱정했던 일들이 정말 현실이 되는건가? 정말 수많은 걱정과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싸움도 잘 못하는데,,,,' 그래도 마음속으로 싸울 준비를 하고 텐트문을 올렸다. 그러자 텐트문 사이로 누군가 내 얼굴에 LED후레쉬를 비추고는 이렇게 외친다.
"Passport, Passport!"
왠 할아버지 한 분이 무서운 눈으로 후레쉬를 비추며 여권을 달라고 날리다. 순간 안심이 되기도 하고, 잠결에 일어나서 신경이 예민해졌다. 경찰관도 아닌것 같은 사람에게 함부로 여권을 보여주기 싫었지만 작은 실랑이 끝에 여권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할아버지도 안심이 되든지 우리보고 바디랭귀지를 쓰면서 오라는 것이다. 그러더니 요트 앞에 설치된 CCTV 카메라를 보여주며 바디랭귀지로 상황을 설명하신다. "여기 CCTV 카메라가 있으니깐 이 앞 잘보이는 곳에 텐트를 쳐! 내가 사무실 모니터로 잘 지켜봐줄께" 마치 이렇게 말이다.
이렇듯 텐트에서의 첫 날밤, 안전하게 걱정없이 잠들었다.
▲ 마도로스 할아버지 터키에서의 첫번째 만난 천사 ⓒ 정성민
사진 좌측편, 마도르스모자를 쓰신 할아버지께서 아침에 먹으라며 요거트를 들고 오신다. 밤에 후레쉬를 비출때는 무섭기만 했는데 이제는 정말 이웃집 할어버지같이 포근하다.
'마도로스 할아버지! 무섭고 걱정되던 그 날밤, 그 작은 배려로 인해 앞으로의 터키 여행이 기대가 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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