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내각의 고노담화 계승 발표와 동방신기의 오리콘 차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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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규(solisoye)등록 2014.03.16 12:46
아베 내각의 고노담화 계승 발표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불거진 일본과의 평행선 외교는 쉽게 좁혀질 것 같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은 계속되고 우경화의 극치로 달리고 있었다.

더욱이 지난해 일본에서 치러진 중의원 선거와 참의원 선거의 승리, 올해 3월 치러진 도쿄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마스조에 후보가 당선 되면서 안정적 정치 기반을 다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임기 기한인 2016년까지 특별한 선거가 없어 한일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런데 14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인식을 담은 담화로 고노담화가 있다고 밝히고 "아베 내각은 그것의 수정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은 정부 안에 검증팀을 설치해 고노담화 작성 과정을 검증하겠다고 밝혀 고노담화의 수정이 예상되었던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나온 공식적인 발표였다.
일본의 신문과 한국의 신문들의 서평을 보면 미국 등 국내외에서 한•일 관계 개선의 요구에 의해서라는 정치적인 시각과 외교적 압박에 시달리는 일본이 24~25일 열리는 네덜란드 핵 안보정상회의, 4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을 앞두고 외교적 전략을 취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는 일본인들

필자는 현재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여론의 관점에서 아베 내각의 고노담화 계승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바라 보고 싶다. 연이은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정치는 동력을 잃게 되는 것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 의해 나오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원리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인들이 보인 3가지의 미묘한 변화를 통해서 아베 내각의 고노담화 계승에 대한 발표를 이해하고자 한다.

첫째는 일본 정통 우익 유신회의 공동 대표인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에 대해서다. 차기 총리 1순위로 꼽히는 젊은 지도자로 2013년 5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쟁 당시 위안부 제도가 필요했다"고 발언했고, 국내외에서 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데도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 일본유신회의 지지율이 급락했고 21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일본 유신회는 44명(지역구 14명, 비례구 30명)의 후보를 출마시켰으나 10석을 넘기지 못했다. 

둘째는 2월 18일 아사히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이다. 일본과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서둘러야 한다'는 답변이 52%로,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답변이 34%였다. 한,중 외교에 대한 아베 총리의 외교자세를 '평가한다'는 답변은 33%, '평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48%였다. 그리고 일•한•중 3국의 관계가 악화한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문제다'는 28%, '어느 정도 문제다'는 50%로 총 78%의 응답자가 '문제'라고 답했다.

셋째는 동방신기가 일본 오리콘 기록을 또 한번 갈아 치웠다. 3월 5일 일본에서 출시된 새 앨범 'TREE'는 발매 당일 오리콘 데일리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데 이어 위클리 차트에서도 정상에 등극해 4번째 오리콘 위클리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  2012년 한•일관계 냉각의 직격탄을 맞은 한류는 최근 일본 5대 지상파 방송사에서 한국 드라마 방송을 중단한다는 발표 이후 나온 성과이기 때문이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한양대 특강에서 한일 관계의 우려를 표하며 "국익을 위해선 일본의 우경화에 차분히 대응하며 일본 국민이 스스로 견제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아베 정권은 짧지만 일본 국민과의 관계는 길다"며 대일 관계에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류를 살리는 것이 일본의 정치를 바꾸는 것이다.

2010년도 일본의 NHK에서 방영한 '니혼노 코레카라'라는 프로그램에서 일본인 1,000에게 한국에 대한 호감도 조사를 한 자료에 의하면 62%가 '한국이 좋다고' 한 반면 25%가 '한국이 싫다고' 하였다. 이후 2012년 일본 내각부의 여론조사에서는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는 39%로 추락하였다. 한일간 정치적 대립으로 일본 우익에서 주장하는 혐한류가 일본 대중 속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에서 한류의 불씨가 꺼지기 전에 다행히도 한류의 원조인 동방신기가 새 앨범 발표로 오리콘 차트에서 1위를 하였고, 또한 아베 내각의 고노담화 계승에 대한 발표가 나온 것이 서로 무관하지 않다. 그 속에는 일본인들의 생각이 반영되어 있고 그 생각이 정치를 움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투 트랙 전략으로 정치와는 별개로 한류를 살려 일본의 문화를 지배하는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 일본인 스스로가 우익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 그런 일본을 만들어 가도록 해야 한다.

2010년, 2011년 한류가 정점에 있을 때 일본 우익들은 혐한류를 퍼트렸지만 일본 국민은 거기에 동조하지 않고 외면했다. 한류가 일본 정치를 이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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