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 금지법" 기대해도 될까?

중학생과의 인터뷰에서 느낀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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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dlwogh9857)등록 2014.04.07 15:16

지난 주말 대구의 한 여자중학교 방과 후 학습에 참여했다. 1명의 대학생이 2명의 중학생들과 교실에서 소규모 영어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날씨도 좋은 주말 아침에 학교에와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견해 보였다. 하지만 가르치는 대학생의 얼굴에서 드러난 표정은 무엇인가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대학생의 고민은 이러했다. 지난 주말 방과 후 학습시간에 학생들에게 영어단어를 외워오라고 했지만 학생들은 외워오지 않았다. 대학생은 "제가 지원해서 한 방과 후 학습이고 학생들에게 정말 효과적으로 잘 가르쳐 주고 싶은데 학생들이 따라와 주지 않아서 힘들어요." 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학생들의 입장도 있었다. 대구의 한 여자중학교에 다니는 중학교 1학년 이지영(가명) 학생은 "학교마치고 학원 갔다가 집에 오면 11시가 넘어요. 그리고 학원에서 외워오라는 영어단어 양 만해도 너무 많아서 외울 시간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의 명분으로 하고 있는 대학생은 딱히 할 말이 없는 듯 보였다. 대학생은 "저도 중학교, 고등학교 때 종합학원을 다니면서 매일 11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곤 했어요.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조금 후회가 되요. 좋아하는 운동이나 여행을 다니면서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면 지금 진로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후회도 남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지금 지영(가명)학생이 이해는 되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오는 9월부터 선행학습 금지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이 어떤 효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 꿈 많은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역량을 사회곳곳에서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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