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육에서 민주주의·시민교육의 가능성 모색

부산에서 한국역사교육학회 전국학술대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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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두(sigollee)등록 2014.04.15 09:44
지난 12일 부산대학교에서는 한국역사교육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두 차례의 학술대회가 있었다. 연구자들과 교사, 대학원생들이 발표회장을 가득 매운 가운데 진행된 학술대회는 오전에는 역사교육연구소와 오후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공동 주최하는 형식이었다.

오전의 공동학술대회는 "역사교육에서 민주주의·시민교육의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가 있었다.
구경남(단국대)은 "국정<국사> 교과서의 국가주의와 '바람직한 애국심'을 기르는 역사교육 모색"을 통해 '국가주의적 애국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남북한과 동아시아의 갈등 상황과 한국의 다문화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아우를 수 있는 '바람직한 애국심'을 기르는 역사교육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방지원(신라대)은 "역사교육에서 '감정이입적 이해'에 대한 재검토: 민주주의 역사교육 이론 구성을 위한 시론"에서 감정이입적 역사이해와 공감이 민주주의 위기 극복을 위한 '연대'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탐색해보아야겠다고 하였다.
한편, 현직 교사인 윤세병(대전 대덕고)과 황현정(안성 비룡중)은 "역사교육 내용 선정 기준으로서의 민주주의: 한국사와 중국사를 중심으로"에서 최장집의 '도망치는 민주주의'를 인용하며 민족 국가사 중심인 역사 교과의 내용 체제를 허물고 민주주의 시각에서 교과를 재편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며 한국사와 중국사에서 민주주의 내용 선정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학교 현장에서 민주주의가 불경스러운 말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 둘의 발표는 신자유주의 광풍 속에서 뜻있는 역사교사들을 중심으로 실천해 온 '역사수업 시간에 민주주의 가르치기'의 성과이기도 하다.

발표와 토론이 끝난 뒤, 오랜 기간 '금성 근현대사 교과서' 재판으로 고생한 김한종 교수에게 전국역사교사모임과 역사교육연구소 이름으로 감사패를 드리는 순서가 있었다. 김교수는 미리 통보되지 않은 행사에 겸연쩍어하면서 교사가 되어 학생 눈치, 교장 눈치 봐야 할 때 학생들의 눈치를 보려 했다고 하면서 어설픈 교과서로 인해 전국의 역사교사들에게 정말로 죄송했다는 얘기를 하였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대로 된 교과서를 다시 한 번 더 써볼 생각을 피력하였다.

오후에는 제19회 한국역사교육학회 전국학술대회 "교사와 연구자가 만나다 - 교사 연구자의 역사교육 연구 현황과 쟁점-"을 주제로 4편의 발표가 있었다.
김민수(부산 주례여고)는 "동아시아사의 도입과 수업"을 통해 '오늘날의 동아시아사' 단원에서 1945년 직후의 시기를 자본가를 배제하지 않았던 '신민족주의'('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아닌)를 중심으로 재구성해 보았다.
김유진(경북 상주여중)은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 나타난 역사용어에 관한 실행연구"에서 강의식, 강의식과 학생 활동 병행, 학생 활동 위주의 세 그룹으로 나눠 수업해 본 결과, 학생들이 수업을 주도하게 되면 이해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였다.
김수미(수원 칠보고)와 박진동(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각각 수능 한국사 모의고사 문제의 난이도 분석과 한국사의 기본 지식을 측정하는 문항 유형과 비중을 다루었다.

토론회에서는 차기 교육과정이 준비되는 것과 관련하여 잦은 교육과정 개편으로 인한 교육 현장의 고충을 토로하는 이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지난 정부에서 마련한 교육과정을 손본 것도 모자라 집권 중에 또 한 차례 교육 과정을 개편하였다. 이번 정부에서 한국사 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한 교육 과정 개편이 준비되고 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최상훈 교수(서원대)는 나쁘게 바뀐 것을 바로잡는 것은 쉬운 게 아니라면서 역사 교사들이 교육 과정 개편을 위한 설문조사에 성실히 답해주기를 당부하였다.

한편 19일(토) 오후 2시 고려대학교 운초우선교육관 302호에서는 한국역사연구회와 한국역사교육학회 공동주최로 "한국사 교과서 검정 파동과 발행(검정)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공동 학술심포지엄이 계획되어 있다.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정연태 교수(가톨릭대)는 지난 교과서 파동의 문제점을 냉철하게 성찰하고 바람직한 한국사 교과서 발행(검정)제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하고 준비하였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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