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2회): 세월호 침몰의 일차적인 원인은 배의 증?개축과 과적 묵인

검토 완료

양건모(gmyang21)등록 2014.05.07 19:10
-세월호 침몰 사고(2회)-

세월호 침몰의 일차적인 원인은 배의 증․개축과 과적 묵인

양건모(정의연대 공동대표, 행정학박사)

4월 16일 아침, 제주로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들이 타고 가던 세월호가 침몰되고 있다는 긴급뉴스가 떴다. 학생들은 전원 구조했다고 보도하였다. 나중에 오보로 밝혀져 충격이 더 컸지만 그 순간에는 '정말 다행이다'는 생각을 했다. 동시에 '저 배 증축한 것 아니야'하는 의심이 들었다.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대구지하철, 최근 경주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와 같은 대형 재난사고를 접하면서 은영 중에 트라우마가 생겼나보다.

사고가 나고 처음 며칠 동안은 세월호 침몰에 대해 '운행경력이 6개월 밖에 안 된 미숙한 3등 항해사가 물결이 센 맹골수로에서 배를 급회전한 것이 원인 같다'고 계속 보도되었다. 그러나 조사결과 급회전은 없었고 3등 항해사 때문에 침몰되었다는 말은 어느 순간 쏙 들어갔다. 그 이후에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보도는 배에 과적된 화물이 쏠리면서 배가 기울어졌고, 증축과 개조로 복원력을 잃은 세월호가 평형을 유지하지 못한 채 뒤집어졌다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몇 년 전 재난사고 이후에 TV에서 안전과 관련한 다큐를 보도했었다. 우리나라 건설회사가 싱가포르에서 수주를 받아 빌딩을 짓는 현장이었다. 지반을 구축하고 2층까지 건물을 지었는데, 싱가포르 감독이 건물을 부수고 처음부터 다시 건축하라는 요구한 것이다. 그 이유는 "건축 설계도면에 철근이 25cm 간격으로 되어 있는데 왜 20cm간격으로 했느냐. 과학적으로 실험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안전을 고려해 설계도면을 만든 건대 왜 원칙대로 하지 않느냐. 10년, 20년 후에 건물이 붕괴되거나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현장 감독은 "시멘트보다 철근이 더 비싸고 튼튼하니까 3층부터는 25cm로 건축하겠다"고 했다. 끝까지 거부하던 싱가포르 현장 감독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남해를 여행할 때 배를 탄 적이 있다. 갑판에 서서 드넓고 검푸른 바다를 보고 있으니 움츠려졌던 가슴이 짝 펴졌다. 배로 여행하는 묘미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쇠로 만든 이렇게 육중한 배가 가라앉지 않고 바다에 뜬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 잘못되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었다. 그런데 배들이 바다에서 뒤집혀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배를 안전하게 설계할 뿐만 아니라 배안에 평형수를 채우게끔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세월호의 경우 일본에서 18년을 사용한 노후 한 배다. 평형수 기능도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세월호를 우리나라 선주인 청해진해운이 사온 것이다. 그런데 돈을 더 벌기 위해 승객을 더 태울 수 있도록 수직증축을 하고, 화물을 더 싣기 위해 배를 뜯어내고 증톤을 한 것이다. 사고 당일인 4월 16일에는 규정된 화물 적재량의 3배를 싣고 출항을 했던 것이다. 과적한 화물을 제대로 묶지도 않은 채 말이다.

재난이 일어나면 분초를 다투어 급구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사고가 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다. 배의 설계도는 예기치 못한 재난에 대비해 안전을 고려해 만든 것이다. 조금이라도 설계 도면과 다르게 변경을 하면 반드시 균형이 깨진다. 그래서 변경을 하면 신고를 하고 다시 안전점검을 받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언제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는 위험한 바다를 오가는 배라든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건물이나 아파트를 불법으로 증축하거나 개조를 한다. 그리고 정부, 사회, 그리고 심지어 개인들도 마음 좋게 묵인을 해준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말이다. 배의 침몰이나 건물 붕괴의 일차적인 원인인데도 지금 당장은 나의 일이 아니니까.

(세월호 침몰사고를 정의연대 입장에서 9~10회로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