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 교육감 후보가 내 건 '교육도 사람이 먼저다'란 말이 옳은가?

'교육도 사람이 먼저다'에서 '교육도...'란 표현이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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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ghsg21)등록 2014.05.23 13:50
조희연 서울 교육감 후보가 내 건
'교육도 사람이 먼저다'란 말은 옳은가?

강 승규(우석대학교 명예교수, 전 교육혁신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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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통해서 길러내야 할 것이 무엇인가? 국가의 인재양성을 기른다고 했을 때에는 학생을 국가의 자원으로 생각한 셈이다. 이 정책으로 대한민국은 교육에 힘입어 국가 경제를 일으켰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반면에 크게 놓치고 있는 것이 있었다. 무엇일까? 바로 '사람존중'이다. 그런데 이는 민주주의의 가장 소중한 가치이다.
대한민국이 모름지기 선진국으로서 정상적 틀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 동안 놓치고 있었던 사람의 가치와 인권이란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실현하는 게 국가적 과제다. 뒤늦게 우리는 이 사람존중이란 가치가 소중하다고 깨닫게 되었고 행정이나 기업에서 내걸기 시작했던 표어가 '사람이 먼저다'란 말이 시민들의 마음속에서 울림을 만들어냈다.
조희연 서울 교육감 후보가 내걸고 있는 '교육도 사람이 먼저다'란 말은 우리 사회의 이런 현상을 반영한 말이다. 시의적절한 표어로 보인다. 다행스런 일이다. 교육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사람이 최우선으로 존중받아야 할 곳이다. 교사도 사람이고 학생도 사람이다. 그런데 이곳에 학습진도란 목표가 중심이 되면서 선생님은 사라지고 교사만 있고 아이들은 사라지고 학생만 있는 곳이 되어 있다. 교육을 통해서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사람간의 인간적인 교류관계가 희박해졌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사회는 80년대 이후 교육의 인간화 문제가 교육운동의 중심 아이콘이 되었다. 교육에서 사람존중이란 가치가 중심이 될 때에 비로소 선생님과 아이들에게서 사람의 존재가치를 읽기 시작한다.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 가장 소중히 지키고 실천해야 할 가치가 '사람존중', '인간존중'이다. 이 '사람존중', '인간존중'이란 말에는, '나도 사람이다! 사람으로 인정하고 대접해 달라'는 절규가 숨겨있다. 당시 힘없는 시민들의 절규가 시민혁명을 주도한 셈이다.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반드시 실현해야 할 가치가 사람존중이란 가치이다.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그 어떤 곳에서라도 최우선의 가치로서 실천되어야 할 가치가 바로 '사람존중'이다.
그런데 조희연 교육감 후보가 내 걸고 있는 '교육도 사람이 먼저다'에서는 다른 분야의 앞선 움직임과 함께한다는 것을 암암리에 알리고 있으나, 바로 '교육도...'란 표현에 문제가 있다. 왜냐 하면, 다른 분야 즉 행정이나 경제 분야에서 주장하는 것을 뒤따라간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사회에 팽배해 있는 사회변화의 종속변수로 교육을 바라보고 있는 입장이 드러나 있다. 교육을 통해서 그간에 대한민국은 국가를 발전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니 교육이 사회발전의 중심으로 자리해야 한다. 교육을 사회발전의 종속변수로서가 아니라 독립변수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그렇게 되었을 때에 교사가 교육의 주체로서 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이 교육의 중심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첫 조건을 갖추게 된다. 늘 우리 교육은 정치와 경제와 국방 등에 종속되어 왔다. 이제라도 과거 경제개발과 안보를 국가정책의 최우선으로 삼았고 이를 교육을 통하여 달성하려고 한 시절을 되돌아보고 반성하여 지속가능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사회적 가치를 바로 세울 때가 되었다. 그 어느 것보다도 '사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가 선진국이다. 이 가치를 어디에서부터 바로 세울 것인가? 바로 후세대 민주시민을 기르는 교육에서부터 새 출발해야 한다. 더욱이 우리 교육에 만연되어 있는 학교폭력과 세계적으로 1위인 청소년자살율을 시급히 척결해야 한다. 세월호 참변은 사람의 존재가치가 수몰당하는 꼴이었다. 사람존중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육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 '교육도 사람이 먼저다'가 아니라 '교육은 반드시 사람이 먼저다'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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