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통하는 사회.

세대 간의 소통, 가능한 일일까.

검토 완료

신가영(akdong7146)등록 2014.05.29 09:30
얼마 전 서울 지하철 승강장에서 전철을 기다리며 조그만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공익광고를 시청했다. 광고의 주제는 '세대차이 극복'으로, 각 다른 세대를 대표하는 세 명 인물들이 서로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며 훈훈하게 끝이 났다. 명절 때마다 마주하는 친척 어른들과의 세대 간 갈등, 가장 가까운 부모님과 마주하는 갈등 등 다양한 세대 간 갈등들을 떠올리게 하는 광고였다. 그리고 그 광고의 결말처럼 도무지 좁혀지지 않을 듯 보이는 기성세대와 1020세대와의 격차를 과연 누군가가, 혹은 나 자신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솟구쳤다.

우선 내가 '세대 간의 갈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 것은 김사과의 '천국에서'라는 소설 때문이었다. 이 소설에서 케이라는 주인공은 뉴욕으로 어학연수를 가 있는 여대생으로 미국인 친구에게 한국을 소개한다.

"한국은 너무너무 빠르게 변한 나라라서 한 두 살만 차이가 나도 전혀 말이 안 통하거든. 그러니까 평범한 상태인 거야. 말이 안 통하는 게.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게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아. 이상하지? 근데 안 이상해."

그녀가 소설 속에서 소개하는 '한국'이라는 나라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고, 통하려고 노력도 않는 나라였다. 비록 소설이었지만 케이의 소개에 반박할 수 없었다. 실로 한국은 빠르게 발전한 나라고, 그 이면의 갈등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그 것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빛 좋은 개살구'다.

한국은 언제나 발전을 꿈꾸고 항상 애쓰는 나라다. 아이들은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조기교육에 힘써야 하며 누구보다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공부한다. 당연히 해야 할 것들 투성이고 당연한 것들에게 도태되는 것은 곧 '패배'라고 단정 짓는다.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취직해 누구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산다. 이런 사회에서는, 서로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보다 증폭시키는 것이 개인에게는 더 유리한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에서 무한한 경쟁을 되물려 받는다. 부모세대들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그대로 답습하여 자식들에게 물려준다. '대화'하려고 않는 것이다. 귀를 막고 명령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가장 뻔하고 확실한 해답은 하나다. 바로 '대화하는 것' 이다. 핵심은 갈등을 풀어나가는 대화를 '어떤 식으로 할 것이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필자는 얼마 전, 아주 좋은 예시 하나를 '들었다'. 세대 간의 갈등 해결을 전 범위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대중가요의 모습에서 찾은 것이다. 그 것은 아이유가 새로 발표한 음반이었는데, 7080세대의 대표적인 록그룹인 '산울림'의 너의 의미 라는 곡을 아이유와 김창완이 듀엣으로 리메이크 한 노래였다. 대중가요에서 리메이크가 성공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2007년 나얼의 '귀로'는 3주 동안 음원차트 1위를 기록했고, 얼마 전 성황리에 끝난 '응답하라 1994'의 리메이크 ost 역시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을 장악했다. 기성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이 그들을 움직였을 뿐만 아니라, 20대에게 그때의 감성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했고 그 간접적 체험이 공감을 일으켰기 때문에 불러온 성공이라 생각한다.

앞서 '대중문화'의 한 장르를 빗대어 기성과 신세대들의 대화의 가능성에 대해서 나열해 보았다. 이는 골이 깊어진 세대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같은 감성으로 울고 웃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가능성을 믿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것이 가장 처음으로 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대화해야하고 갈등을 해결해야만 한다. 그 것이 앞으로 다가오는 다음 세대와의 교류를 위한 준비가 될 수 있다. 더 이상의 답습은 우둔하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