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시대의 글쓰기.

우리들의 글쓰기는 어디까지 행해져야 하는가.

검토 완료

신가영(akdong7146)등록 2014.05.29 19:01
일본의 문학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은 "근대 문학이 끝났다"고 말했다. 문학의 벽이 낮아졌고 다수의 대중을 위한 문학인 '포스트 모더니즘 문학'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리고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을 읽은 소설가 김사과는 비평문학서인 <불가능한 대화들>에서 "소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서브컬쳐 잡지로 유명한 '데이즈드앤 컨퓨즈드'라는 매거진에 여름특집 납량'꽁트'를 기고했다. 높았던 문학의 콧대가 조금씩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존하는 작가들이 생산해내는 많은 텍스트들은 또한 무조건 쉽고 친숙한 것일까.

JTBC 프로그램 마녀사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소설책을 냈다. 완연하게 문학의 한 장르로써 인정받고 있는 소설이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고 쉽고 살갑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의 손을 거쳐, 좋은 출판사의 옷을 입고 나타난 것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시시콜콜한 짧은 '시'로 일반 대중들의 감성을 건드리던 SNS 시팔이 하상욱이 시집을 연이어 팔아치운다. 이 두 사례를 지켜보면, 이제 더 이상 '문학'이라는 장르에서의 위상을 논하는 것은 촌스러워보이기까지 한다. 우리는 글을 쉽게 SNS로 생산하는 그들의 가벼운 발걸음에 맞춰 작가와 저자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작가들과 맞먹어도 되는 것일까.

바야흐로 SNS의 시대이다. 그 것은 누구나 텍스트를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고 내가 설계해 놓은 '페이지'에서 각각 개인이 군림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무너지는 작가->독자와의 관계를 '김사과와 데이즈드앤 컨퓨즈드', '허지웅과 소설책'으로 표현해본 것이 앞의 두 예시이다. 그러한 예들을 풀어 말하자면, 자신의 글을 마음만 먹으면 모두와 공유할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외면할 수 있는 '권리'가 스마트 폰을 쥐고 있는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주어졌다는 뜻이다. 그 속에서 무너지고 혼잡해지는 너와 나의 관계, 글쓴이와 글 읽는 이와의 관계, 그리고 더 나아가 현시점에서의 독자와 저자와의 관계를 설정하는 일은 언제든지 저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일반 대중들의 손아귀에 넘어갔다는 해석을 내 놓을 수 있다. 그렇다면 가능성으로 버무려진 대중들이 '문학'을 대하는 자세는 어떠한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옳은 것일까.

그 답은 저자, 독자, 유통자가 모두 상호보완 하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에 관계된 모든 이들을 집어넣는 방법에 있다. 글이라는 텍스트 아래에서 모두가 평등해지는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유행처럼 번졌다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독립출판'을 예로 들 수 있다.  여기서 '독립출판'이라는 것은 자신의 글과 생각을 유통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는 SNS와 비슷하다. 그러나 독자가 언제든지 저자로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적극적이로 발전적이라 할 수 있다. 많은 독립출판 작가들은 저자들의 머리 위에 군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신의 취향에 공감하는 독자들과 똑같은 눈높이로 대화하고 공감하기를 원한다. 독립출판물의 작가들은 서로의 책을 돌아보면서 독자가 되기도 하고, 독자들은 직접 궁금한 점을 스스럼없이 작가들에게 물어볼 수 있다. 저자와 독자, 중간 유통자의 경계가 허물어지지만 텍스트는 무너지지는 않은 모습이다. 그들은 언제나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든지 독자가 될 수 있고 직접 글을 내지르는 작가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일반 대중에 불과했던 독자가 순식간에 많은 독자를 거느리는 작가가 되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SNS시스템은 모든 경계를 무너뜨리는 하나의 혁명과 같았다.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평가하고 공감하고, 바라본다. 그 곳에서의 우리의 자세는 어떠한 입장이든 될 수 있다. 자신을 독자의 영역으로 가두거나 창작자의 영역으로 가두지 말고 순환하는 형태로의 글쓰기,바라보기의 과정을 누구나 즐겨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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