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고 싶어?

무엇을 원해 본 적 없는 한국의 20대들에게.

검토 완료

신가영(akdong7146)등록 2014.06.02 15:34
 20대 초.중반의 또래들에게 물었다.

학교 졸업하면 뭐 하고 싶어?

돌아오는 대답은 당연하다는 듯이 '모르겠어.'
필자는 이 대답이 어떻게 당연하다는 듯이 튀어나오는지 모르겠다.
다시 한 번 질문의 폭을 넓혀 질문해 보았다.

그럼 살면서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어?

다시 돌아오는 대답은 또한 당연하다는 듯이 '기억이안나.' 혹은 '잘 모르겠어.'
실로 무책임한 대답이 아닐 수가 없다. 싫든 좋든 '자신'과 함께 살아가야할 시간이 최소한 50년은 남은 창창한 20대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 것인가.
그래서 아이들의 '모르겠다'는 마인드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의문이 들어 생각해보았다. 저 애들은 인생을 통틀어 자신이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뜻에서 '모르겠다'고 대답한 것일까. 아니면 그저 '모르겠어'가 입에 붙어서 버릇처럼 내뱉는 것일까.

문제는 말야.

그에 대한 답을 아주 가까운 곳에서 찾아보았다. 바로 한국의 '실업률' 상황이다. 한국은 OECD국가 중에 실업률이 가장 낮다고 한다. 그러나 연일 뉴스는 취업률이 낮아 대학이 걱정에 직면해 있다고 말한다. 실재로 한국의 실업률은 세계에서도 최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펴낸 '한눈에 보는 사회 2014'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실업률은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2013년 2분기 기준으로 한국의 실업률은 3.3%로 OECD 회원국 평균 9.1%를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고용률로 따지면 사정은 달라진다. 한국의 고용률은 64.2%로 OECD 평균인 65%보다 0.8% 낮았다. 언뜻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듯 보인다. 실업률은 최저 수준이지만 정작 고용률은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 이 문제야 말로 진짜로 '모르겠'는 사회현상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상황에 직면해 있는 우리 젊은이들, 그들은 사회의 어정쩡한 현상에 힘입어 자신의 앞일까지 '모르겠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사실 문제를 제기한 필자도 이런 현상 안에서 헤엄치는 20대의 앞길에 대해서 '괜찮으니 힘내자'라고 말해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일개 대한민국의 대학생일 뿐이고 누군가 내 앞일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나 역시도 '모르겠다'고 대답할 게 뻔하니까.
그렇다면 이러한 '모르겠는' 사회 안에서 우리 또한 그저 모르겠다고 손 놓고 있어서는 될 일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만, 하지만, 그러나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회에 완전히 '속해' 있는 인물이 되기 보다는, 사회에 개인으로써 '일원'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만, 하지만, 그러나.

필자는 24살로 내년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 동안 여러 가지의 대외활동을 접했다. 대학생으로 이루어진 집단에서 발행하는 잡지의 에디터, 패션 전문지의 온라인 에디터 등 원하는 것을 찾아서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리고 최근의 대기업 신입사원 중 대외활동을 접해 본 학생들의 비중은 40%를 돌파했다고 한다. 실무로 이루어진 실제 활동을 대학생들에게 접한 학생들은 실무에서의 실수를 줄일 수 있어 기업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나에게 누군가가 지금 '무엇을 끝까지 해내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나는 또 우물쭈물 대답할 것이다. 또한 대외활동이 완전히 답이 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절대로 아니'라고 대답해 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행동마저 하지 않고 그저 '모르겠다'고 일관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엇을 하고 싶느냐'고 물어보고 싶지도 않다.

우리는 모두가 사회의 일원이다. 완전히 개인이 될 수도 없고 사회 그 자체가 될 수도 없다. 그 중간의 축에서 중심을 잡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자신에게 '기회'를 넓여주자. 나중에 하는 후회는 쓸모가 없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