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러닝타임이 부담스러운 이유.

'스마트 폰'이 꺼지는 것을 본 적이 드물 것이다.

검토 완료

신가영(akdong7146)등록 2014.06.10 16:08
 얼마 전, 버스 안에서 아주 충격적인 대화를 들었다. 고등학생들의 '스마트 폰'에 관한 대화였다. 그들은 대화를 하면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질 못했다. 그 날 그들의 대화의 주제는 '영화와 스마트 폰'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요즘에 영화를 보러 가기 싫은 이유가 '영화 값이 비싸기 때문에'와 동시에 '두 시간 동안 스마트 폰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 대화를 그들의 바로 버스 뒷자석에서 듣고 있어서 그들의 생생하고 쾌활한 목소리에서 오는 충격적인 단어들이 새삼스럽기까지 했다.
그들의 대화는 한창 자라나야할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휴대폰 속에 얽매여서 자신의 지적 수준을 그 곳에만 집중하게 된다면 한국의 미래는 정말 깜깜할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 단발적이고 반짝이는 정보에 집중하는 그들은 아마 점점 더 짧은 집중력으로 사물을 통찰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 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대한민국.

사실 버스에서 만남 스마트 폰 중독자 고등학생들과 필자가 다른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나 또한 스마트 폰 중독자일 테니까. 그러한 확신을 가지게 된 이유는 얼마 전 일본 오사카로의 여행 때문이었다. 스마트 폰으로 모든 것을 의지해 제대로 여행 경로를 짜지 않았던 친구와 나는 일본의 대비되는 와이파이 환경에 불편함을 느꼈다. 길을 걷든 지하철을 타든 빵빵한 와이파이존을 자랑하는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은 대비적으로 조금 덜 발전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길이나 대중교통에서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사람들 역시 한국에서보다 덜 한 모습이었다. 폰 없이 여유롭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생활하는 그들을 바라보니 내가 이상해 보이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스마트 폰 중독자구나."

해결책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런 '사회적 현상'에 돌을 던지고자 쓰는 글은 아니다. 다만 스마트 폰으로 인한 개인의 취미 상실과 목적 상실, 그리고 타인과의 대화 상실 등 사회적 '상실'을 최소화 하자는 말을 하고 싶어서 쓰는 글이다. 이미 스마트 폰으로 인해 인류는 편하디 편한 삶에 익숙해져 있다. 편하고 미니멈한 세상에 눈이 멀어 조금 불편해야 깨달을 수 있는 사실들을 잃어버리는 것조차 익숙해진다면, 이는 인류의 진화가 아니라 퇴보일 것이다.

최소한 영화관람 시간에 '스마트 폰'을 볼 수 없으니 영화 보는 것을 꺼린다는 말을 하는 것에 익숙해지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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