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시장에게서 노무현대통령의 향기가 난다

민선 6기 성남시장을 바라보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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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rusty23)등록 2014.07.03 09:21
재선에 성공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1일 오전 10시 성남시청 광장에서 시민권리선포식을 가지며 민선 6기 시정의 출발을 알렸다. 취임식을 대신하는 선포식에는 초청된 100명의 시민대표들을 포함하여 약 400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간소하게 진행되었다. 보통 이런 자리에는 의례적인 초대장 정도는 돌았을 법하지만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쓰인 안내문이 전부였다. 이렇게 소탈한 취임식에 찾아온 시민들은 연임하는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만나보았다.

"취임식 초대장" SNS에 게시된 이재명 성남시장의 민선 6기 취임식 초대장 ⓒ facebook


"앞으로의 4년이 더 기대된다"

이재명 시장과 비슷한 노선을 취하는 정치인은 젊은 세대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그 중에 가족이 함께 참여했다는 이민호씨(세명대학교, 20)는 "친구에게 오늘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평소 가족 모두가 시장님의 팬이라 같이 오게 되었다."라며 "취임식이 조촐하게 야외에서 열렸다는 점이 시장님께서 겉모습보단 소통을 염두에 둔 것 같다."는 소감을 말했다. 또 "연임하시게 됐는데, 지난 5기가 준비기간이었다면 이번 재임기간은 정말 기대가 된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 분의 향기가 난다"

서울시민이지만 일부러 먼 걸음을 왔다는 김병규씨(자영업, 56)는 이재명시장의 트윗을 보고 행사에 참여했다. "노사모 출신으로서 그런 분(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시는 못 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재명 시장님에게는 그 분의 향수가 있다. 관심 가지면서 지켜드리고 응원하고 싶다. 또 다시 그렇게 보내고 싶지는 않다"라며 애잔한 마음을 드러냈다.

실제로 노 전대통령과 이재명 시장은 다소의 공통점이 있다.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서 어려운 공부를 했다는 점(노 전대통령의 최종학력은 고졸, 이시장은 중•고등과정을 검정고시로 통과했다), 강단 있고 곧은 성격의 소유자라는 점,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시민권리선포식" 더운 날씨였지만 많은 시민들이 함께했다 ⓒ 성남시청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

같은 향기가 난다는 의견은 위의 객관적인 사실들에 더하여, 폭넓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아래에서부터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근거가 있다. 이날 행사에는 20대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50대 이상이 과반수는 넘어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인(71)은 "(이재명 시장이 지난 재임 기간 중에)양로원에 와서 이것저것 해준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정말로 지켜졌다. 고맙기도 하고 재선한다면 보러 가겠노라고 농담을 했었는데 나도 약속을 지키러 왔다"라며 자신도 지지자가 됐다고 전했다.

이재명 시장의 지난 5기 공약인 '노인일자리 창출'로 3,000명의 노인이 혜택을 받았다. 어르신 소일거리사업으로 하루 두 시간 일하고 월 10만원의 용돈을 벌 수 있다. 신청자가 늘고 있어서 이번에 더 확충할 계획이다. 또, 양로원에 식사 도우미 지원 등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어르신들의 반응도 뜨겁다.

"의지가 있는 사람이다"

인터뷰를 거절했었지만 나중에 기자에게 와서 귀띔하던 시민도 있었다. 이재명 시장과 사촌관계라는 한 중년 여성은 "(이재명 시장)본인이 의지가 있으니 가족들이 더 조심하게 된다. 주변에 가족들이 있는 모습이 혹시라도 (남이 보기에)좋지 않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서로가 거리를 두고 있다"라며 인터뷰에 응하지 못한 미안함을 전했다.

"떠나기 아쉬워서" 행사가 끝나도 시민들이 이재명시장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 이재원


이재명 시장이 초대장에 예고했듯이 행사 후 개별촬영 시간이 주어졌다. 거짓 웃음을 짓고 있는 권력자와 거기에 줄을 한 번 대어보려는 기성세대들의 풍경은 더 이상 없었다. 너무 인기가 많은 시장님이 예정된 시간에 행사를 끝내지 못해서 초조해진 공무원들이 있었다. 그리고 시의 슬로건에 걸맞은 <시민이 주인인 성남>시민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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