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메 우리가 퍼트린 자식덜이 많긴 많아부네, 잉! 안긍가 임자. 사진 1. 대가족 사진하하하! 겁나제라. 지난 주 토요일 오전부텀 유일수 이애선씨의 아들, 딸 칠남매와 그 칠남매들의 아들딸들이 다~아 모여 부렀어라. 워메, 거기다가 허벌나게 이삐고 귄있고 귀여운 아그들 세대 까지 모다 모였더니 한 60명이 되부네요. 서울에서 부천에서 안양에서 대전에서 정읍에서 새복부텀 출발혀서 도착한 곳이 서울떽네 안골 집이여라. 원래 지가 7남매의 막둥이 며느리거든요. 시집오고 1년 있다가 조카사우 보고 또 1년 있다가 손주를 본 스피드 할머니이랑께요. 미쳐불게도 조카들마다 지네 막둥이 삼춘을 좋아하다 봉께 신혼시절부터 가운데 파고 들어서 잠을 잔 장난꾸러기들이였어라. 고것도 열댓명이 합숙을 와서 그랬당께요. 그러니 월매나 많은 조카들이 즈그들 자식을 낳아서 지를 할머니라고 놀려 댔을지 짐작이 가시제라. 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활짝 개버린 지난 토요일,안골을 둘러보고 서 있는 저쪽 산등성이에서누워계신 울 시아부님과 시어머님이 피시식 웃음시롱 정담을 나누시고 계셨을꺼구만요." 워메 우리가 퍼트린 자식덜이 많긴 많아부네, 잉! 안긍가 임자. 허벌나게 많은디 워쪈일로 내가 고로코롬 아끼던 덕기가 안와 부렀네" "영감도 참 아! 큰 사우랑 셋째 사우도 안 오고 우리 곁에 온 셋째딸의 큰 딸네미도 안왔구만 모르겄오 잉! 워쪈다고 울 막내내 두 새끼들은 안왔다냐. 호랭이가 물어갈 것들 , 겁나게 보고 싶었는디, 그려도 다 왔능거봉께 오지고 또 오지구만요, 영감 그체라.잉! 워메 시방 내가 여그 저승으로 온지 20년이 넘게 훌쩍 지나가 버렸응께 손주놈들 얼굴도 몰라보겄네 . 조물조물 저 아그들이 다 증손주들잉겨, 워찌야 쓸까라. 썩을것들이 죠렇게 모여서 울 덜 욕하더라도 내맴은 금방이라도 춤출 것 같구만, 안그요," 아마도 돌아가신 울 시엄니께서는 '앗따 죠것(막내 며느리인 지 서울떽을 가리킴)이 시집올때만 혀도 라면 밖에 끓일줄 몰라서 반푼이라고 생각허고 우짜케 가르쳐서 살아묵을까 복창이 터졌는디 시집 식구들 끌어 안고 살아갈 줄 알아부네. 하이고 아즘찮이,또 아즘 찮이고만' 라고 칭찬을 하시고 계셨을 겁니다. 시아버님이야 지랑 20년을 넘게 살았응게 며눌아기의 음식 변천사는 훤히 꿰뚫으셨을꺼고라. 오죽하면 손녀딸에게 ' 느그 작은 엄마는 짐치도 젓가락으로 담았던 사람인디, 봐라 지금은 짐치 장사혀도 되지 않겄냐, 니도 쬐까 노력혀서 잘 혀봐라 잉'하셨을까요.사진 2사진 3여름손님은 호랭이보다 무섭다는디 워찌케 다 묵고 잠잤는지 궁금 하시제라. 아이구메, 지도 요로코롬 많은 사람들이 묵고 잘 수 있는 줄은 알았지만 생각보다 겁나게 많아부네요. 금요일까지 해설일에 학원 수업에 겁나게 바빠가지고 제대로 맘 잡고는 음식 준비를 못허고요. 목요일날 전북여성농민 대회 마치고 장을 보러 가서는 일단 뼈 없는 닭발, 5키로와 딹똥집 2키로를 사왔어라. 그리고 오리 구이 할걸로 네 마리를 샀는데 한 마리당 2카로 정도의 고기가 붙드만요. 토종닭으로 5마리 사오고 삼겹살은 기냥 한 15근 정도만 사다 놨어라. 애들 준다고 쏘세지도 한 2만원어치 사다 놨제요. 장 보고 집에 오니 한밤중인 디 가져와서 뒤뜰에 있는 젠피나무 툭툭 끓어다가 밑에 깔고 닭발을 일단 삶아 냈지라. 냄새부텀 없애기 위해서 고랬단 것은 알제라. 찬물로 행구면서 젠피나무 잎들이 붙지 않게 한나한나 떼어낸 다음 물기가 빠지면 고춧가루와 고추장과 매운양념을 넣어 빠알갛게 버무려 놓고 양파랑 당근이랑 매운 고추랑 쐬주랑 마늘이랑 넣고 숙성작업에 들어가제요. 금요일날 아침 새복부텀은 냉동실 안의 취나물, 머우대, 고춧잎 나물,시레기등을 내어서 녹히고 고사리는 한 근을 몽땅 삶아부는디 지키고 서서 지대로 삶아지는지 봐야 헌당께요. 미식가인 울 냄편이 푸욱 삶아지는 것은 손도 안대붕게요. 그리고는 후다닥 도서관 운영위원회 회의 갈 준비허고 점심 식사허고 나서 남은 두 시간동안 오마이뉴스에 보낼 글을 써 봤제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 혔지라. 이번에 메인에 뜬 기사여라. 후후 글구는 5시부텀 학원수업 가야 헝께 일찍 나와서는 10시까정 아이들 가르치고 집에 오자마자 드르렁 코 골고 자버렸어라. 토요일날 새복 5시 부텀 고사리 지지고 왼갖 나물들 된장과 간장에 들기름으로 무치고 일찍 오시는 분들 위해 밥 앉히고 시레기국 끓이고 된장과 고추장 퍼다 놓고는 급히게 들어 온 해설이 있어서 딸 네미들헌테 부탁하고 '고추장 익는 마을'에 가서 체험 해설했구만요. 맴은 콩밭에 나가 있어도 체험오신 분들도 중요 헝께요.지 따라오기만 해도 허천나게 바쁘제라. 이미 집에는 9시 반부텀 식구들이 도착하기 시작하면서 시끌벅쩍 잔치집이었나 보더라구요. 감나무 아래마다 텐트가 쳐지고 다리 위에도 안골 들어오는 입구에도 ,아니 기계창고에도 12대의 텐트들이 쳐져 있더라구요, 재빨리 집에 와서 봉께 이미 닭발은 절반 넘어 먹었는지 지를 보자마자 너무 맛있다고 달려와서 앵기는 조카들땜시 움직일수가 없었당께요. 쬐깐 아이들은 전국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수영장에서 놀고 있는데 150m지하수여서 차가운데도 불구하고 입술 시퍼래져도 마냥 즐거워서 어쩔줄 몰라 하구요. 저보다 덩치도 큰 조카사우들과 조카들은 비가 오고 난 개울가에서 아예 물속에 죽치고 앉아서 건배를 하고 있는데 그렇게 행복해 보일수가 없네요. 삼겹살이 15근 정도 인데도 지는 맛도 못볼 정도로 냇가를 옮겨 다니며 고기 구어 먹는 원시인이었답니다. 사방댐이 있는 근처에서는 완젼히 폭포까지 만들어져서 신선이 따로 없었나 봐요. 사진 4, 사진 5울 알뜰허신 형님들께서 옥수수도 한 100여 자루를 큰 솥단지에서 쪄 내셨다는데 너무 맛나더라구요. 이미 한자루씩 붙잡고 냠냠 먹어 치웠구요. 오후에는 막걸리 술 빵을 네 솥단지를 쪄 냈습니다. 안양 형님이 농사 지으신 콩과 함께 쪄 냈는데 보기 만해도 겁나게 맛있겠제라. 맥주가 6박스 이상이 나갔고 소주가 세 박스 없어졌응게 안주도 허벌나게 없어졌겠지라. 저녁에는 옺닭 세 마리와 닭 백숙 2마리가 동시에 상에 올라갔제요. 순식간에 없어집니다. 옻국물은 전 날 저녁부터 삶아서 찐한 황금색으로 올라왔으니 월매나 구수하겠어요. 근디, 울 조카들은 요걸로 안됩니다. 요것을 못 묵으믄 일년을 못 버팅긴다고 애원하는 음식이 있는디 닭 국물에 무시 넣고 팍팍 끓여 주는 것을 밤새도록 우려 먹습니다, 고기만 바르고 뼈다귀만 남겨서 넣어가지고 밤새 무시 넣고 끓임서 '건강을 위하여' 하고 건배사를 허는디 아조 웃겨부러요. 아그들을 위해 불꽃 놀이도 준비허고 생일인 조카를 위해 즉석 빵에다가 막대기 꽂아서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줍니다. 갑자기 조카놈이 벌떡 일어서서 깊숙이 절을 저에게 합니다.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갖게 해줘서 고맙다구요' 옆에 있던 놈들도 술김에 모다 일어나 절을 하고엄지를 치켜 듭니다. 아조 쑥스럽게 말이죠. 실은 저도 고마웠습니다. 이렇게 많은 식구들이 거의 한집에서 부득이 한 경우만 빼고 다~아 모여주는 것도 감사하고, 서로 오순 도순 할 얘기도 많아서 웃음꽃 피우는 것도 감사하고요. 특히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이세상에 태어나서 새로운 시댁 식구들과 만나서 함께 아우르는 삶을 살게 되어서도 고마웠습니다. 항꾸네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복입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이 모임이 이제 자연스레 정착이 되갑니다. 결혼식장에서 스윽 지나치는 사춘들이 아니라 추억과 정보를 공유하는 미소가 피어나는 사춘들이 되겠지요. 그래서 지가 한바탕 일을 꾸몄습니다. 우리집이라는 텃세를 사용하여 '모다 모여' 해가지고 공동 사진을 찍었당께요. 시아버님 구순 잔치 때도 못 찍었고 다른 모임때도 못 찍어서 단체 사진들을 마구 눌러 댔습니다. 워찐가요. 멋있나요. 행복해 하는 모습들을 아무데서나 찍어도 작품이 되네요.이 사진들을 보며 내년을 기약허겠죠. 아마도 내년에 더 많은 조카들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아그들이 안간다고 더 놀다 가겠다고 떼를 쓰는 진풍경이 벌어졌당께요. 해장국에 맛나게 아침을 먹고 모두들 떠난 뒤 마지막에 가시는 울 큰 형님 저 끌어안고 한마디 하십니다. "기냥 고맙네" " 형님, 저도 고마워요"사진 #서울떽 #식구 #매운 닭발 #휴가 #텐트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