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설’ 솔솔, 이성한 경찰청장 임기 2년 채울까

후임은 누가?...비리 의혹 속 서울청장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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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수(cominsoo)등록 2014.08.06 09:17

"그만두라" 사퇴압박, 이성한 "최선 다할 것" 이성한 경찰청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에 대한 의원들의 답변하고 있다. 이날 이 청장은 "미흡한 수사를 해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치고 사건 수사가 지연된 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여야 의원들의 사퇴 촉구에 대해 "모든 잘못된 점을 바로 잡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경찰청장의 임기를 반드시 보장해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면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게 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경찰청장의 임기 2년을 지키겠다고 공약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취임하자마자 당시 김기용 경찰청장을 경질하고 이성한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새 경찰청장에 임명했다. 김 청장은 임기 1년도 채우지 못한 채였다.

후임 이성한 경찰청장은 임기 2년을 채울 수 있을까. 1년 4개월째 경찰 수장의 임무를 맡고 있는 사이 경찰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경찰청장의 책임을 추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직접적으로 경찰의 책임을 거론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야당 의원들이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며 경찰 무능을 탓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경찰청은 이미 정순도 전남지방경찰청장과 우형호 순천경찰서장, 담당 형사과장이 직위해제한 바 있다. 수사라인에 대한 인사 조치는 물론 경찰 수장에 대한 책임 추궁도 이어지고 있다.

김무성도 책임 추궁...내각 2기 인선에 경찰청장도 포함?

먼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이 불을 붙였다. 김 대표는 지난달 22일, 같은 당 박맹우 울산남구을 후보 지원 유세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유병언이 40일 넘도록 시체가 누구 것인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은 대한민국 경찰의 잘못"이라며 "누군가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이날 오후 이성한 청장은 청와대로 불려가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부실한 수사 전반에 대해 상당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당 의원들도 공세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유 전 회장의 시신 발견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미흡한 초동 대처와 수사의 허점을 집중 질타했다.

이 자리에서 이 청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향후 엄정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 명명백백히 국민께 보고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명했다. 이어 "이런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더욱 분발해서 열심히 하겠다"며 사퇴할 뜻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가 야당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오후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박근혜 정부 임기 2기 내각 인선이 곧 마무리 된다. 현재 황우여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예고돼 있다. 시기상으로 이들과 함께 청문회 검증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4일 여름 휴가에 복귀한 박 대통령이 새 경찰청장 인선에 나선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산, 경기청장은 비리 의혹에...서울청장이 그나마?

이금형 부산지방경찰청장. ⓒ 부산지방경찰청


하지만 후보군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통상 경찰청장은 본청 차장과 서울지방경찰청장, 부산지방경찰청장, 경기지방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5명의 치안정감이 경쟁을 벌인다. 경찰청장은 하나밖에 없는 치안총감으로 대한민국 경찰수장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중 두 사람이 치명적인 결점을 앉게 됐다. 비리 의혹에 연루된 것이다. 먼저, 이금형 부산경찰청장의 금품 수수 의혹이다. 첫 여성 치안정감인 이 부산청장은 지난 2월, 자신의 접견실에서 부산불교연합회장인 수불 스님(범어사 주지)으로부터 의경들 간식비 명목으로 현금 500만 원과 그림 1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부산청장은 "처음에는 정중히 거절했지만, 간식비라고 해 받아뒀다가 집행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공무원이 민간이 제공하는 금품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위배됐다. 이에 따라 이성한 청장이 곧바로 이 부산청장에 대해 감찰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관련 기사 : 이금형 부산경찰청장 금품수수 "돌려주면 끝?")

최동해 경기경찰청장도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대구에서 열린 아들 결혼식의 청첩장을 돌리면서 경기청 경비번호와 부속실장 이름, 휴대전화 번호 등을 기재했다가 축의금 강요 논란에 휩싸였다. 최 청장은 결혼식 당일 축의금을 받지 않았지만, 부속실장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청첩장 때문에 축의금을 납부를 강요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지금으로서는 강신명 서울청장이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유력해 보인다. 강 서울청장은 경남 합천 출신으로 경찰대를 졸업하고 이명박 정부와 현 정부에서 청와대 대통령실 치안비서관과 현 정부에서는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을 지냈다. 또 경찰청 혁신기획단 팀장과 서울시내 경찰서장, 서울청 경무부장, 경찰청 수사국장, 정보국장 등 요직을 거쳤다는 것도 강점이다.

안재경 경찰대학장과 이인선 경찰청 차장은 무난한 인물이지만 경찰 수장의 자리에 오르에는 강 서울청장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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