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 김샘 대표가 '위안부'기림일을 맞아 대통령께 보내는 글

검토 완료

유지영(likeche87)등록 2014.08.14 11:53
"우리가 죽기만을 바란다."

-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처음 수요시위 나간 날을 기억합니다. 1000회 차가 넘은 어느 수요일이었습니다. 후배와의 약속 때문에 마지못해 참가한 그 날 속옷마저 젖을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처음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비 때문에 큰 무대만 남고, 텅 빈 일본대사관 앞에서 할머니는 제게 자신의 기억을 말씀하셨습니다.

"옛 일을 말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악몽을 꿔요. 그래도 젊은 학생들에게 말할 겁니다. 다시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되잖아요."

저는 울었습니다. 할머니가 슬프고, 제 자신도 밉고, 무엇보다 과거로 여겼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이렇게 눈앞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음에 놀랐습니다. 할머니는 그 날도 악몽에 시달렸을 것입니다. 그렇게 저는 평화나비 네트워크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왜 해결되지 않는지 공부했고, 같이 해결하자며 대학생 친구들을 모았습니다.

할머니들과 함께한 지난 몇 개월은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국장급협의가 3차례나 열렸지만 내용 없이 끝났습니다. 아베 정권은 역대 최대 규모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고, 집단적 자위권 발동을 선언했습니다. 욱일승천기를 휘날리며 언제든 한반도에 군대를 파견할 수 있는 '전쟁할 수 있는 일본'으로의 69년만의 변신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충격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할머니들이 일본군을 따라다녔다는 한국사 교과서가 버젓이 국가 검정을 통과했습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발동을 선언한 직후 한국의 합참의장이 일본, 미국의 합참의장과 만나 군사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얼마 전 부산 앞바다에서는 자위대가 참가한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이 열렸습니다.

"일본 정부도, 한국 정부도 우리가 죽기만을 바란다."

그제서야 할머니들이 평소 하시던 저 말씀이 이해됐습니다. 아, 이 나라가, 우리나라가 이렇구나. 박근혜 대통령께서 하신 "과거를 잊고, 미래로 나가자."는 말이 제겐 언어 살인처럼 느껴졌습니다. 버젓이 살아있는 역사의 증인들이 이렇게 눈앞에서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데 과거를 잊자니요. 미래를 향한 걸음은 과거에 대한 올바른 정리에서 출발한다는 상식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며칠 전 평화나비 네트워크 주최로 5박6일 간 일본대사관을 향한 도보행진을 진행했습니다. 저와 친구들은 이제 멈출 수 없습니다. 처음 할머니들과 손잡고 수요시위를 열었던 앳된 얼굴의 여대생들이 벌써 40줄에 들어섰습니다. 이제 저희가 뒤를 이어야 합니다. 과거는 외면할 수 있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문제는 과거의 문제임과 동시에 미래의 문제이며 할머니들의 문제임과 동시에 우리의 문제입니다.

8월 14일은 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일 입니다. 1991년 8월 14일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가 진실을 부정하는 일본정부에 맞서 피해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했던 것을 기리는 날입니다. 저희는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일 대학생 토론회, 문화제 등을 진행할 것입니다. 더 많은 청춘들에게 쉬지 않고, 공론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이 69주년 8.15 광복절입니다. 일본이 물러간 69년째 되는 날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여느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기념사를 하시겠지요. 69년 전 물러간 일본 황군이 자위대로 이름을 갈아타고, 다시금 이 땅에 몰려오려는 지금, 대통령으로서 광복절 기념사에서 반드시 말씀해 주시길 강력히 요청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일본 정부에 엄중하게 요구하는 바이며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표명한다."

- 평화나비 네트워크 대표 숙명여대 11학번 김샘 -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올린 김샘 대표의 글을 옮깁니다.

평화나비네트워크에서는 남북일 대학생 토론회, 기림일 문화제 등 8.13~15일에 걸쳐 <평화나비FESTA>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대학생들이 행동에 나서려 합니다.

'위안부'기림일을 맞아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목소리와 행동을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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