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명의변경... 이렇게 복잡할 줄 몰랐다

내 명의 휴대전화 아내이름으로 바꾸는데 2박 3일 걸린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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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ymcaman)등록 2014.11.24 16:08
아내가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불과 몇 주전까지만 해도 제 명의로 되어 있었습니다. 아내는 기계를 싫어하는 '기계치'인데다가 복잡한 '계약서 작성'같은 것도 싫어합니다. 그래서 10여 년 전에 휴대전화에 처음 가입할 때 제 이름을 기계를 개통하여 큰 불편없이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러가지 개인정보 보호 조치가 강화 되면서 타인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겪는 불편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개인정보를 변경하거나 기억나지 않는 비밀번호를 찾거나 할 때면 휴대전화 인증을 거치는 일이 많아졌는데, 타인명의로된 휴대전화로는 인증을 받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알뜰폰 통신사 홈페이지 ⓒ 이윤기


내명의 전화 아내 이름으로 바꾸기...이렇게 복잡할 줄 몰랐다 !

몇 차례 이런 불편을 겪은 뒤에 결국 제 명의로 개통하여 아내가 사용하고 있던 휴대전화의 명의를 아내로 바꾸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마산 시내에 있는 이동통신 대리점을 방문하였는데 '명의 변경' 업무를 거절하더군요. 지난 봄까지는 S이동 통신사에 가입되어 있었는데, 기기변경을 하면서 'H알뜰폰'으로 옮겼더니 서비스가 많이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H통신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하였습니다. '명의변경'업무를 거절한 대리점을 알려주고 명의변경이 가능한 다른 직영점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창원 중앙동에 있는 직영점을 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집과 사무실에서 거리가 너무 멀어 망설였더니'콜센터에서도 명의변경 업무'를 처리해줄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콜센터 상담원에게 명의변경을 해달라고 하였지요. 콜센터 상담원은 팩스나 메일로 양식을 보낼테니 명의변경 신청서 2통을 모두 작성해서 다시 팩스나 메일로 콜센터로 보내달라고 하였습니다. 아울러 제 신분증과 아내의 신분증 사본도 함께 보내주고, 명의 변경 신청서 2통 중에서 양수인(아내)이 작성한 신청서는 사본을 먼저 보낸 후에 등기우편으로 보내달라고 하였습니다.

콜센터에서 요구한 명의 변경에 필요한 서류와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처음엔 콜센터 상담원이 간단하게 처리가 되는 것처럼 이야기 하였지만 차근차근 확인해보니 서류 준비가 만만치 않더군요. 더군다나 양수인 명의변경 신청서는 꼭 등기우편으로 보내야하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직영점 방문만큼이나 번거로운 절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양수인과 직접 통화를 해서 양수 의사를 확인 해놓고도 이미 이메일로 보낸 양수인 명의변경 신청서를 다시 등기우편으로 보내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복잡한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명의변경을 해야하는 제가 '을'이었기 때문에 요구하는 서류를 다 준비하고 복잡한 절차를 다 거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휴대전화 명의변경 절차와 서류

▲ 양수인 명의변경 신청서 팩스 또는 메일 전송
▲ 양수인 명의변경 신청서 원본 등기 우편 접수
▲ 양수인 신분증 사본 팩스 또는 메일 접수
▲ 양수인 직접 통화로 양수의사 확인
▲ 양도인 명의변경 신청서 팩스 또는 메일 전송
▲ 양도인 신분증 사본 팩스 또는 메일 접수

이상의 서류를 먼저 이메일로 보내고 양수인 명의변경 신청서는 우체국에서 등기우편으로 H 통신사에 보냈습니다. 첫날은 콜센터에 전화해서 명의변경 신청서를 이메일과 팩스로 받아서 서류작성을 하느라 하루가 다 지나갔습니다.

둘째 날 제가 이메일로 모든 서류를 보내자마자 바로 콜센터에서 다시 확인 전화가 왔습니다. 굉장히 신속하게 업무처리를 해준다 싶어 반갑게 전화를 받았는데 통화 내용은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고객님 서류를 메일로 접수하셨지만 등기우편이 도착하면 담당부서에서 최종 서류 확인 후에 명의변경을 하고, 통신요금은 일할 계산하여 분할청구하겠습니다."

"그리고 고객님 보내주신 명의변경 신청서에 양수인과 양도인의 명의변경 신청서가 각각 다르게 작성되었는데, 2통 모두 똑같이 작성해주셔야 합니다. 다시 한 번 작성하여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서류를 보내준 콜센터에서 아무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당연히 한 장은 아내 이름(양수인)으로 작성하고, 다른 한 장은 제 이름(양도인)으로 각각 작성하였습니다. 그런데 콜센터에서는 똑같이 두장을 모두 똑같이 작성하고 서명만 저와 아내가 각각 해야한다더군요.

H통신사 가입(명의변경) 신청서 ⓒ 이윤기


서류 작성 방법 설명도 안 해주고...틀렸다고 두 번이나 재작성 요구 !

서류가 잘못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다시 콜센터에서 메일로 보내 준 신청서를 프린터하여 요청하는대로 재작성하여 스캔을 받아 파일로 저장하여 다시 H통신사 고객센터로 보냈습니다. 메일로 신청서를 다시 받고, 프린터 한 후에 자필로 작성하고 스캔을 받은 후에 다시 메일로 회신하는 작업을 하느라 오후 시간이 다 지나갔습니다.

결국 명의변경 신청서를 받는데 하루가 걸렸고, 명의 변경 신청서를 1차로 접수시켰다가 오류가 있다는 통보를 받고 다시 수정 작성하여 보내는데 또 하루가 걸렸습니다. 명의변경 신청서를 보내주기 전에 처음부터 조금만 더 자세히 안내를 해주었다면 양수인과 양도인 명의변경 신청서를 각각 다르게 작성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무런 설명이나 작성요령에 대한 안내도 없이 명의변경 신청서 양식만 딸랑 보내왔기 때문에 제 상식선에서 가입자 이름을 적을 때 양수인에는 아내 이름 양도인에는 제이름을 적었더니 작성이 잘못되었다고 하더군요. 결국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에 하루를 꼬박 낭비한 것입니다.

셋째 날 H통신사에서 또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둘째 날 명의변경 신청서를 다시 작성해서 보냈는데 그때 양도인 명의변경 신청서 중에서 1곳의 서명이 누락되었다는 것입니다. 양도인 명의변경 신청서에는 포괄적으로 명의변경에 동의하는 서명을 하는 곳(서류 마지막)이 있는데, 그곳에는 서명이 되어 있었습니다.

서류 중간 부분에 양도인의 인적사항을 기록하는 곳이 있는데 그곳 서명이 누락되었더군요. 콜센터 상담원이 처음엔 다시 작성해서 보내달라고 하였다가 제가 '소비자를 너무 번거롭게 한다'며 화를 냈더니, 큰 문제가 되는 서명은 아니니 그냥 처리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처음부터 신청서 작성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은데다가 이미 양도 양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서류를 제출하였고, 더군다나 전화로 양수인의 양수 의사를 직접 확인하였을 뿐만 아니라 양수인의 '명의변경 신청서' 원본을 등기우편으로 받기까지 해놓고도 양도인 신청서에 서명 한 곳이 누락된 것을 또 트집 잡으니 화를 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엔 화를 냈지만 혹시라도 나중에 딴소리를 하거나 또 다시 서류를 다시 작성해 달라고 할지 몰라 서명이 누락된 서류를 새로 작성하여 이메일로 다시 한 번 접수를 하였습니다. 결국 제 명의로 되어 있던 휴대전화 명의를 이미 실제 사용자인 제 아내로 바꾸는데 꼬박 2박 3일이 걸렸습니다.

부부간에 명의를 바꾸는데도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데 만약 생면부지의 다른 사람에게 휴대전화를 양도하려면 얼마나 번거로울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휴대전화 가입 절차는 간단하게 해놓고 계약해지나 명의변경 같은 것은 까다롭고 힘들게 만들어 놓은 것 같아 불쾌하고 짜증스러웠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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