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끝까지 진실을 찾을 겁니다.

제16회 민주시민언론상 -세월호유가족이 찾아가는 세월호의 진실

검토 완료

김진희(saab77)등록 2014.12.19 11:45
오늘 프레스센터에서 제16회 민주시민언론상 시상식이 있었다. 올해 수장자는 본상에는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수상했고 특별상은 2012년 창간한 울산지역 독립언론인 <울산저널>이 수상했다.

민주언론시민상 본상 수상 세월호대책위 "언론은 각성하라"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 언론에 대응하는 방법은 1인 언론뿐이었다고 말씀하시는 세월호대책위 ⓒ 김진희


2014년 4월16일 김유민의 아버지 김영오씨는 야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유민이아버지는 유민이어머니로부터 수학여행을 떠난 딸이 탄 배가 진도앞바다에서 좌초됐다는 소식을 전화로 들었다. 다행히 전원구조 됐다고 했단다. 유민이어머니가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러 진도로 향했다. 야근을 한데다 직장으로 다른 지방에서 살고 있던 유민이아버지 김영오씨는 야근으로 못잔 잠을 청했다. 구조됐다고 하지만 귀한 내 새끼가 물에 빠졌다 나왔는데 잠이 올리 없는 아비는 그렇게 잠들지 못하고 뉴스를 보고 있었다. 뉴스는'전원구조. 헬기수십대.구조배 수십척'등을 보도하고 있었다. 진도에 도착한 유민이어머니로 부터 온 연락는 아비의 눈을 멀게 했다. 전원구조라는 보도와는 달리 유민이는 뭍으로 나오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유민이아버지는 청천병력같은 소식을 접하자 바로 차를 몰아 진도로 향했다. 끊임없이 흐르는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눈물을 훔치며 그렇게 진도로 갔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보도와는 다른 상황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보도는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틀이 지나도록 생존자는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벚꽃피는 4월이지만 진도의 바람은 겨울의 그것과 같았고 뭍도 이리 추운데 물안에 있을 아이들 걱정에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굴렸다. 매체에서 전하는 내용과 현지의 상황이 현저히 다르다는 것을 느낀 학부모들은 정부의 구조활동에 의구심을 생겼다. 십시일반으로 돈을 걷어 사고발생 이틀만에 배를 빌려 부모들은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맹골수도로 향했다.

배는 단 두척. 누구도 아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수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날부터 부모들은 그들이 도움을 요청했던 언론에게 등을 돌렸다. 그리고 그날부터 길고 지리한 싸움이 시작됐다.

사고 당일 오전의 연합뉴스 보도문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군 당국은 16일 오전 8시58분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조난신호를 보낸 여객선 세월호 구조를 위해 해군도 출동했다고 밝혔다.

군의 한 관계자는 "사고 해역으로 유도탄고속함 1척과 고속정 6척, 해상초계가 가능한 링스헬기 1대 등을 투입했다"며 "주변에 있던 전 해군 세력이 출동해 긴급 조치 중"이라고 말했다.

hojun@yna.co.kr 2014.4.16 9:48

김호준 기자 = 군 당국은 16일 오전 8시58분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조난신호를 보낸 여객선 세월호 구조 작업을 위해 주변의 해군 함정이 모두 출동했다고 밝혔다.

군의 한 관계자는 "사고 해역으로 구축함인 대조영함(4천500t) 1척, 호위함(1천800t)인 서울함과 충남함, 상륙함인 향로봉함(2천600t), 구조함인 청해진함(4천300t)과 평택함(2천600t), 초계함인 대천함(1천200t), 유도탄고속함(450t) 1척, 고속정(200t) 5개 편대의 10척, 항만지원정 2척 등 20여척의 함정과 해상초계가 가능한 링스헬기 1대를 급파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변에 있던 전 해군 세력이 출동해 긴급 조치 중"이라며 "추가로 사고 현장에 헬기로 해난구조대(SSU)와 해군 특수전 전단(UDT/SEAL) 요원들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링스헬기과 11척의 해군 함정은 현재 사고 현장에 도착해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군도 20인승 구명보트 12대, 7인승 구명보트 34대를 탑재한 C-130 수송기와 함께 구조헬기 HH-60 1대와 HH-47 1대를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2014.4.16 10:46송고

최초 '전원구조'라는 오보로 구조 골든타임을 놓쳤고 또 다시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오보로 그 맑고 좋던 4월16일 오전을 허비했다. 어쩌면 오후에는 희생자들을 모두 오후 따신 햇볕 아래에서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를 그 귀중한 시간을 매체들은 오보로 채워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만들었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본 한국의 안전시스템은 유착과 특혜로 위협받고 있었다. 사고 초기부터 컨트롤타워는 없었고, 재난관리시스템도 작동되지 않았다. 해상통제권이 있는 해경과 선박사고 수습을 책임지는 해양수산부, 국가의 재난을 총괄하는 안전행정부, 국정컨트롤타워인 청와대까지 사고 당일 현장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유범상 2014 :267)

위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매뉴얼은 3,269개가 있다. 이 중 대부분은 위기 때 정부의 대처방법을 설명해놓은 행정절차가 중심내용이다. 즉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해법은 없다는 것이다. 대처방법 내용 중 눈여겨 볼만한 내용이 있다. 홍보대응책으로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 사고발생과 대응에 대한 비난여론 확산대비, 대외 이미지 회복 프로그램 준비와 실행 등 문제의 관심과 책임을 분산시키는 사고수습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4월 16일 이후 꾸준히 세월호사건에 대한 축소, 왜곡, 비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KBS보도국장 김시곤 - "세월호 사고가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수를 생가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공화당창당준비위원회 : "죄송합니다. 종북을 뿌리뽑지 못해 또 죄송합니다"(경향5.5.)

지만원 : "남한 빨갱이들의 시체장사에 한두 번 당해봤냐"(헤럴드 4.23)
정미홍 : 청소년들이 돈을 받고 집회에 참석한다(정미홍트위터 5.4)
정미홍 : 시위 나가서 100만 원 받아왔다, 그 얘기를 들었다. 선거캠프에 영향을 줄까봐 얼른 사과를 올리고 말았지만 그 자료를, 인터넷 알바 사이트에다가 시위에 참가하면 일당 준다고 광고하는 거 다 모아놨다. 이를 고소·고발해 조사를 시키려고 준비하고 있다"(모언론사 주최 워크샵 5.23)
여당최고위원한기호 :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다"(한기호페이스북 4.18)

동시에 4월20일 홍가혜씨의 체포영장을 시작으로 일반인들의 세월호사건에 대한 언론탄압도 시작됐다.정부의 세월호구조 활동에 대한 어떤 공격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과 희생자들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에서 허위사실 유포를 한 이들에게는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없었다.

20일 채널A에 따르면.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부가 잠수부 투입을 막고 있다"고 주장한 홍가혜에 체포영장을 발부해 위치추적에 나섰다(스포츠 동아4.20)

그렇게 아이들은 별이 됐고 그 부모들은 매체들로 인해 아이들 보상금을 노리는 파렴치한이 됐고, 정국을 뒤흔드는 종북세력이 됐고, 경제성장을 후퇴시키는 경제사범이 됐다. 매체로 인해 갈기갈기 찢겨졌지만 유가족들은 절망앞에서 우뚝 일어서서 스스로 자신들의 억울함을 알리고 진실을 찾아가는 언론이 됐다. 유가족들은 지난 9월부터 서울 시내 대학을 시작으로 전국 대학과 지역사회를 방문해서 시민들과 함께 간담회를 열고 있다.

2014년 12월 28일.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지 247일째다. 단 한명도 구조되지 못했고 아직도 아홉명의 실종자들이 남아 있지만 정부는 수색을 철수한 상태다. 사건이 일어나고 세 번의 절기가 바뀌었다. 봄.여름.가을 그리고 겨울. 우리 기억속에서는 서서히 잊혀지고 있지만 유가족들은 오늘도 1인언론이 돼서 6개의 간담회 시간을 가지고 왔다고 한다. 여전히 언론은 진실을 말하지 않고 위로받아야 할 유가족이 언론이 돼서 진실을 말하고 있다.

특별상을 수상한 울산저널 대표의 인사말씀은 고성유보선생의'똘레랑스'에 대한 이야기를 차용했다. 똘레랑스는 한국에서는 관용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똘레랑스는 관용이 아니라 소수의 의견을 존중 한다는 의미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울산저널 지방토호세력에 저항하고 있는 지방신문 ⓒ 김진희


제16회 민주언론시민상은 어느해보다 뜻깊고 어느해보다 똘레랑스가 절실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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